내가 접해 본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강아지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일단

아이들이 자신의 관점이 아닌 동물의 시각에서 생각했다는 점에 재미와 흥미를 느끼면서 책을

읽었답니다.  아침부터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 .. 부럼까는 소리와 함께

누렁이가 느끼는 고소한 냄새.. 시각과 청각을 충분히 자극하는 표현으로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듯 했습니다.  귀밝이 술에 대한 표현도 적절한 의성어를 사용하여

술따르는 소리가 왠지 생생하게 들리고, 누렁이가 귀밝이 술에 대한 설명을 딱딱한 설명이 아닌

할머니와 득이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점에 아이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득이가 송아지 목에 새끼줄을 걸어주며 쓰다듬어 주자, 누렁이가 온몸을 쭉 펴면서 득이에게 달려 가는

모습과 득이의 쌩둥한 표현을 보여주는 부분이나 서로에게 더위를 파는 모습,  다리를

밟는 모습등.... 득이와 누렁이가 함께 보여주는 부분은 대보름과 얽힌 이야기를 들려 줄 뿐 아니라

그 둘의 재미있는 대화가 아이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대보름에는 개에게 밥을 주면 파리가 들끊어서 밥을 안 준다는 점과

옛날에 개들이 보름달을 갉아 먹어서 밤하늘을 어둡게 만들어 벌을 주기위해

밥을 안 준다는 유래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달을 구경 나온 마을 사람들과 산 위로 두둥실 떠 오른 달을 보면 전체적인 갈색 톤의

그림에 너무나 환하고 큰 달을 표현해 놓아서, 대보름의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림에 있어서 역동적인 쥐불놀이하는 모습,

마지막에 복실이와 누렁이가 힘차게 뛰어 오르는 모습 등을 보면서

생동감 있고, 재미있고 익살 스러운 그림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설날이 지나면 정월 대보름이 바로 다가옵니다.  대보름에 대해 들어 보긴 했어도 그 날 어떤 일들을 하는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잘 모를 것이며,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난 저도 직접 체험을 해 보지 못한 바, 자세히는

잘 몰랐습니다.

책 읽는 곰의 온고지신 시리즈는 우리의 세시풍속을 포함한 전통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예쁜 그림과 함께 아이들에게

알리고자 만들어 진 책이라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고 10번째 시리즈 까지 모으고 있습니다.

내 더위 사려에서는 동이라는 아이가 이야기의 화자랍니다.

동이는 대보름 새벽 첫 닭이 울자 엄마와 용알 뜨러가는 것이 첫 일과랍니다.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알을 낳고 간 우물물을 먼저 뜬 사람에게 그 해 농사는 풍년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우물을 길어 올리고 짚을 띄웁니다. 그리고 "내 더위 사려"를 외치며 동네를 돌아다니는 아이들.. 하지만 동이는

남의 더위만 사고, 자기의 더위는 하나도 팔지 못해 애만 태웁니다. 식구들과 함께 부럼을 깨물며  부스럼 안나길 바라며

귀밝이 술을 드시는 아빠, 배추에 오곡밥 한 입 가득 싸먹는 모습, 나물을 먹어야 더위를 안 탄다는 말에

나물을 집어 먹는 동이의 모습이 재미있고, 대보름 밥상의 모습을 한 껏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백가반을 얻으려는 모습도 보여 줍니다. 다른 집의 밥을 얻어 먹어야 복을 받는 다는 모습에

이웃들과의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그리고 동네의 따뜻한 분위기를 옅 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옛 사람들의 따뜻한 이웃의 정이 부럽기 까지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장 신기해 했던 부분은 다리 밟기와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밝은 달에 불이 원을 그리는 모습은 도시의 아이들에게는 정말 신기로운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재미있고, 뜻이 있는 세시풍속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어서

너무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