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가슴이 벅차고 먹먹한 걸까
이번엔 눈물이되 슬픔이 아닌 눈물이다
누군가를 위한 것도 아닌
즐거웁다고까지 하긴 뭣하지만
좋은 신호다
나는 작지만 그분은 결코 작지않으시다
작고 별볼일 없는 계집애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칠 줄 알아라
나만 보고 우습게, 덤볐다간 곧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뼛속 깊숙하게 알게 해줄 터이다
내 속에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아부지를 모신다.
공부하라고 하셔서 공부도 하고
열심히 살라고 하셔서 끄적끄적 열심히 한다만은
내 시민권은 여기가 아니오
소속은 엄밀히 여기가 아니오
하늘나라 공주요.
여기서 위장신분으로 살 뿐이오
간첩이오.
스파이라오.
허름한 외모로
초라한 벌이로 살지만은
결코 이게 다가 아니란 말이오
필요하면 언제든 시민권을 보여줄 수 있소
능력? 재력? 외모? 그게 다 무에요.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요.
여기가 내 집이 아니고, 내 나라가 여기가 아닌 것을.
잠깐 동안만 여기 살러온 거란 말이오.
쥔장에게 충성하래서 충성하는 거요.
공주답게 품위를 지키래서 충성하는 거요.
열심히 벌지 않아도 내 벌어는 먹소.
벌지 않아도 내 아버지가 먹이고 입히시오.
여지껏 한국 중국 누비면서 이슬 맞고 산 적은 하루도 없소.
당당할 거요 나는.
가진 것이 있어서, 재주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오.
그런 사람은 세상에 쌓이고 쌓였소.
부모 잘 둔 사람, 똑똑한 사람, 실행력이 좋은 사람, 준수한 사람은 발길에 채이고 채이오.
그런거 하나도 중요치 않소.
난 하나님의 사람. 내 안에 주님이 계시오.
이 땅의 삶은 너무나 찰나요.
그저 명받은 동안 생을 충실히 살아갈 뿐이오.
주님과 동행하라고 주어진 생을 묵묵히 걸어가오.
나는 성공을 명받지 않았소.
내가 받은 명은 동행일 뿐이오. 슬프거나 아프거나 눈물이 나거나....그저 당신과 함께
주위 사람과 함께 팔짱을 모아 끼고, 손을 맞잡고 서로의 눈물을 닦으며 그렇게 걸어가라고 명 받았소.
사랑하고 보듬어주라고 명 받았소.
그게 다요.
잘 하라는 명을 받은 것도 아니오.
우리 주님이 눈이 높은 건 사실이오.
가끔은 나도 지친다오.
감동을 주며 살아가는 일이, 혼탁한 세상에 휩쓸리지 않는 일이
주저앉고 싶은데, 울고 불고 뒤쳐지고 싶은데 그리 하지 않는 일이 지친다오.
그저 속으로 운다오. 울면서 울면서 그렇게 따라간다오.
그분 등짝을 보면서 따라간다오.
나도 우는 주제에,
울고 있는 누구의 등짝을 쓸어주면서 그렇게 가고 있다오.
내 가슴도 다 해결이 나지 않았다오....
그런데 또 누군가의 짐도 함께 지고 간다오.
그게 인생인 거 같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