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갈등의 문제에 천착한다.
나 혼자 갈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친구와의 갈등, 작은 우리 부서내 갈등
크게는 조직의 갈등, 가족내 갈등까지 수많은 이유와 크기의 부딪힘들이 있다
꽤나 어렵게 생긴 갈등분야를 책을 찾고 검색하다보니 의외의 책을 발견했다
갈등조정의 심리학이라고 제목만 봐선 어려워서 >.< 겁을 집어 먹어야 맞는데 표지도 이쁘고 끌렸다.
요즘 하도 인간사 갈등에 데이고 데인 터라 급한 마음에 필요한 챕터부터 읽어봤다.
설득력이 있다. 그래 인간관계 갈등이란 게 대부분 이런 모양새를 띄지.
결국 심리의 문제 맞지....베겟머리에서 이런 책을 붙들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만..
요즘은 갈등의 해결모델, 유형, 그런 걸 궁리하면서 잠이 든다.
갈등이 고조될 땐 9단계를 거친다.
중간에서 해결하면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 것이다.
그걸 모르고 사람들이 최악의 선택을 하고서는 후회하곤 한다. 아니, 후회도 다행이다. 그러면 다음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대부분은 돌아보지 않는다. 그 케이스를. 갈등의 문제만을 찾으려고 하고 원인인 그 사람을 없애버리는 것으로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근원이 해결되지 않아서 언제고 그 문제는 불거진다. 회피한 것이다.
서로 옳다고 대립각을 세울 땐 사실 답이 없다. 판사들이 1:0으로 당신이 이겼소 하고 판정을 내려준대도,
이긴 자는 이겼어도 온갖 소송비용을 내고, 감정소모를 한 터라 개운치 않고,
당연히 이겼어야 할 것을 이겼다는 가슴속 응어리가 남아 있다
진 자는 말할 것도 없다. 분이 삭지 않는 것이다.
갈등해결모델이라고 해도, 상대방을 제거해버린다든지 도피해버리는 건 근원적 해결은 아닌 것 같다.
곧 다시 두드러진다. 좀 고급스러운 해결이 되려면 서로 잘 합의하는 것이 상수다. 물론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게 내 문제가 되면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가 있는 거고, 책을 사서 읽으면서
다 안다고 생각하면서 놓친 그 일의 댓가를 생각하면서 피눈물을 흘린다. 진작 알았다면
이런 속앓이는 안했는데....하면서...
합의에 이르려면 협상이 필수적이고, 귀에 못박히도록 들은 win/win이 나온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혈액형은
win/lose형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만큼 말은 지겨울만큼 들어도 우리 체질 속에는
'밀려서는 안된다' '손해보지 않겠다' '니가 나를 우습게 볼순 없어'가 수천년 박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 아닐까
유태인도 수천년 핍박을 받고 집도 절도 없이 전세계를 떠돌았다. 그걸 교육과 문화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꽃피웠다.
같은 핍박을 받았는데, 같은 손해를 보고 살았는데 이렇게 저들이 잘 된걸 보면 부럽고 배도 아프다.
정색하고 덤벼들 적에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는 걸 느낀다. 절절 끓는 피.....그런데 반면 상대가 하염없이
유약해질 때,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보복해주리라 했던 결심이 어느 새 없고 주머니 속까지 털어주는 그게 한국사람
아닌가? 통합과 조화를 꿈꾸는 DNA역시도 수천년 유전자 속에 같이 내려온다.
경주 최부자 집 근처 몇 리 안에는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말도 다 같이 살아야 할 세상을 말하고 있다. 흉년에는 소작료를
받지 않았다. 폭동도 없고 갈등도 없다. 그래도 그들은 부자다.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준 것이다. 소작료는 거두지 못했으나
마음을 얻었다. 충성심을 얻었다. 소작인들은 최부잣집 일을 내 것처럼 내 일처럼 돌보았을 것이고,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을 것이다. 다른 부잣집이 털리고 밤길 어두워 조심할 때 최부잣집은 발을 뻗고 잠들었을 거다.
갈등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