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발간 되었다! 나의 멘토, David Lynch 감독의 원서가 국내 최초로 번역 된 것이다. 영문판으로는 2006년에 출간 되었지만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지금껏 기다려 왔던 것이결실을 맺었다. (주)그책 출판사와 곽한주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사실, 난 20대 초반까지 미술대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David Lynch 감독의 로스트하이웨이란 영화를 보고 영화의 길을 택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제대 후, 영화과에 입학해서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내 인생의 길을 개척해 준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조력과 직관의 거대한 창고다. 나 또한, 그런 매혹적이고 직관적인 이미지에 빠져 영화를 공부하게 된 것이다.  

이 도서에서, 감독은 직관의 비밀에 대해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33년간 지속해 온 명상에 대해 꾸준히 설명하며, 명상의 중요성 및 예술과의 상호 연계성을 언급한다. 
아직 명상을 못 해 봤지만 이 책을 통해 명상을 시작하리라는 다짐도 해본다. 행복한 내면을 위한 충분 조건이 명상이라는 감독의 조언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의 영혼을 닮고 싶은 내 욕구가 불타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현실적 사고에서 벗어나 무의식적 욕망과 꿈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의 영화를 보고 이 창작의 원천이 무엇인지 고뇌했었다. 그 창조력의 원천을 독자에게 털어 놓았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게다가, 우리가 숨겨 놓은 내면 세계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 영광으로 느껴진다. 과연 인간의 내면을 순화 시키고 평온하게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자기 의식에 달려있다. 의식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관건인데 명상은 이 의식을 어느정도 통제 가능하게끔 한다. 이 컨트롤의 향상을 위해 데이빗 린치 감독은 여러 체험과 사고를 빗대어 독자에게 설명한다.

영화를 제작하며 느낀 사소한 감정에서 부터, 명상에 의한 깨달음과 자가발전 등. 데이빗 린치 감독은 우리가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무수한 가능성을 명상을 통해 체험하라고 권한다. 영화인인 나에겐 뼈저리게 다가오는 명언들이 계속 나열되어 책을 덮는 순간 까지도 흥분을 가라앉지 못 했다. 물론, 이 감독을 존경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일반 독자들 또한, 한 챕터도 쉽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단상들 속의 문장들이 의미있게 다가 올 것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크게 다가 올 것이고....... 

이 도서는, 깊은 물 속에서 큰 물고기를 낚는다는 비유로 인간 내면의 의식을 잡아내는 큰 주제로 시작된다. 이 틀을 뒷받침 하기위해 다양한 수필들과 회상이 수록되어있다.
각각의 짧은 단상은 누군가에겐 도움이 안 될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독자들에겐 커다란 내적 울림을 가져다 줄 것을 확신한다. 

수십 년간 예술가의 길을 걸어 온 데이빗 린치가 선사하는 고뇌와 깨우침을 우리는 받아 먹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언젠가는 우리 인생의 피와 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린치의 영화를 보며 그의 신비스런 직관을 나의 직관으로 느껴보려 한다. 린치가 말하는 작용, 반작용의 피드백이 바로 이 작업이다. 이는 나의 영화에도 사용해야 할 무기이기도 하다. 우리 인생의 모든 작용, 반작용을 위해 깨달아야 할 소중한 메세지를 서둘러 읽어 보시길 바란다. 그러면 언젠가, 인생에서 반작용으로 힘을 뽑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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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초창기 단편 11편이 수록된 다소 매끄럽지 않은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대가의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매우 심오하고 철학적인 작품들도 다수를 이룬다. 재미만 따라가다가는 흐름을 놓쳐버려 다시 읽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어려운 문장들이다 보니 무엇을 전달하려는지 작가의 의도를 명확히 확신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역시 나에겐 장편 보다는 단편이 더욱 어렵게 와 닿는다. 길이 상으로 짧을 수 밖에 없는 분량이다보니, 작중한 의미의 해석을 오히려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복합적인 내용들로 가득한 초창기 중, 단편들을 읽어 보면서 서서히 도스토옙스키적인 무엇에 도달할 수는 있었지만, 확실히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읽는 것이 필수일 듯 싶다. 대략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핵심에 도달하기 위해선 말이다. 우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마지막에 수록 된 <꼬마 영웅>이었다. 

지극히 서정적이고 우아한 그 소설을 도스토옙스키가 감옥에 수감 되었을 때 구상한 작품이라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하지만 삶을 다시 재편성해서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만큼, 기존의 사회소설 보다는 조금더 색다른 시각의 소설을 지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의 마음을 조율하지 못 해 안타까움에 몸부림 치던 몽상가 청년의 이야기인 <백야>도 좋아하지만, 소년이 겪어낸 순수한 연정의 흠모를 우아하기 풀어낸 <꼬마 영웅>이 더 애잔하게 가슴에 남는다. 

11편의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느낌이었다, <쁘로하르친찌>가 동경한 알 수 없는 세계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 하는 사이, 거액의 돈을 남기고 구두쇠로 살아야 했던 그의 대한 기묘한 대답이 들려온다. 불륜을 소재로 한 <아홉 통의 편지로 된 소설>과 <남의 아내와 침대 밑 남편> 그리고 <꼬마 영웅>의 M부인 까지. 불륜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당한데에 대해서 매우 흥미로웠다. <정직한 도둑>과 <여주인>을 보면 도스토옙스키의 따뜻한 박애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주의와 사회주의 소설의 정점을 이룰 당시, 점점 자신만의 세계를 전달하고자 하는 여실한 노력이 보여서 다음 장편들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정평이 나 있듯이 번역과 책 표지 디자인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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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땅쥬 부인이 도덕에 대해 언급한 부분들>
 

“정말 나는 그녀를 타락시키고 퇴폐적으로 만들고, 어쩌면 벌써 그녀가 성가셔하고 있을지도 모를 모든 잘못된 도덕 원칙들을 전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든 하겠어. 두 가지 수업으로 나는 그녀를 나처럼 흉악하고, 나처럼 불경스럽고 타락한 여자로 만들고 싶어. 돌망세에게 미리 알려주고, 그가 도착하게 되면 그가 가진 부도덕의 독이 내가 던지게 될 독과 만나 그 젊은 아이의 가슴 속을 순환하면서 얼마 후에는 우리가 없을 때 자라날 수도 있을 모든 덕의 씨앗들을 뿌리 뽑아버릴 수 있도록 그에게 알려주어라.”

"아! 덕을 거부해야 해, 으제니! 우리가 허구에 불과한 성스러운 덕을 위해 감수할 수도 있을 희생들 중에 덕을 짓밟으면서 우리가 맛보는 단 일분의 쾌락의 가치라도 가진 것이 단 한가지라도 있던가? 자, 덕이란 그저 환상일 뿐이야. 덕을 찬양한다는 건 영원히 자기를 제물로 바치는 것이며, 기질에 따라 품게 되는 생각에 맞서 행하는 끝도 없는 반항에 불과해. 이런 마음의 움직임들이 자연스러울 수가 있나?"

 "배려라고 하는 것은 마음의 진정한 덕이라고 하기보다는 오만의 악이라고 해야 옳다. 이렇게 뻐기면서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지, 좋은 일을 하려는 생각만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 적선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하게 만들 뿐이다. 그 도움으로 그들은 에너지를 잃게 되는 거야.“

"'악‘이나 ’덕‘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에게 순전히 지역적인 사고밖에는 주지 못한다. 네게는 제아무리 기이해 보여도 정말로 범죄적인 행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덕스럽다고 부를 수 있는 행동도 마찬가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 … 여기서 죄악이라고 하는 것은 종종 몇백 리 아래쪽으로 내려가 본다면 덕이기도 하고, 지구의 남반구에서 덕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반대로 악이 될 수가 있다. 신성화되지 않는 공포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시들어 버리지 않는 덕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규방, 철학, 사드, 알퐁드, 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