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의 키친 탐구생활
여자는 오래간만에 책을 펴요.
추운 주말에는 밖에 나가서 찰싹 달라붙은 커플들을 보느니
따뜻한 방바닥에 배깔고 누워서 귤을 까먹으며 책을 보는 것이 최고에요.
그 중에서도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골라봐요.
서른살의 키친, 김삼순에 완전공감한 언니들을 위한 미국판 <내 이름은 김삼순>이래요.
여자는 김삼순의 주요장면을 떠올리며 현빈의 얼굴을 상상해봐요.
그러자 송혜교의 얼굴도 같이 떠올라요. 우라질, 이미 품절남이에요.
이제 책에 집중해봐요.
책의 겉표지는 꽃남에나 나올법한 샤방샤방 반짝반짝 키친이에요.
역시 이런 책은 들고다닐 때도 간지날 거라고 생각하며 책을 넘겨요.
주인공은 서른살의 엘리자베스 페이지에요.
이름부터 뭔가 럭셔리한 필이 나요. 배경은 게다가 LA에요.
칙릿의 모든 기본을 다 갖추었다고 생각하며 주인공과 엮이는 남자는 얼마나 멋진 남자일까 상상해봐요.
주인공 엘리자베스 페이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벤 페이지의 딸이래요. 벤 페이지는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았대요.
오빠도 유명한 소설가에요. 젠장, 여자는 책 속의 주인공이 부러워요.
엘리자베스 페이지는 아버지의 빛에 가려 항상 뭔가 2%부족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여자는 내가 엘리자베스 페이지라면 아싸~가오리!하면서 풍족한 삶을 실컷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엘리자베스 페이지는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멋진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았어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윌이라는 남자가 등장했어요. 짧은 금발에 파자마바지만 입고 있는 모습이 첫 등장이에요.
뭔가 간지나는 모습이 상상돼요. 그러나 기자라는 윌은 매번 이라크며 다른 나라로 종횡무진인가봐요.
엘리자베스는 윌을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삶에 짜증나는 것 같아요.
여자는 역시...장거리 연애는 안된다니까...하면서 공감해봐요.
이쯤 다른 남자 주인공이 나타날 때가 됐어요. 농구코치인 다니엘이래요.
엘리자베스가 흔들리는 걸 보니 윌보다 잘생겼을 거라고 확신하며 다니엘의 다부진 체격(그 중에서도 뒷모습)을 상상해봐요.
파티시에인 엘리자베스는 쿠킹 클래스을 미끼로? 다니엘과의 데이트를 진행해나가요.
여자는 요리를 배워야하나...곰곰히 생각해보기 시작해요.
파티시에의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엘리자베스에게 TV프로그램 진행 제의가 들어와요.
젠장 잘나가는 여자는 집안도 잘나가고 남자도 많은데다가 이젠 방송까지 진행한데요.
배아프긴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행동이 궁금해져요.
다니엘과의 관계가 조금 흔들리기 시작해요. 역시 잘나가는 여자를 보면 남자들은 작아지나봐요.
그래서 지나친 성공은 안돼..하며 여자는 자기만족에 빠진 미소를 지어요.
집을 멋대로 산 엘리자베스에게 부담스러워진 다니엘은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겠대요.
이런 우라질. 애인이 있는 여자에게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라는 건 정말 최악이에요.
여자는 엘리자베스 대신 다니엘에게 비난을 퍼붓고 싶어져요.
하지만 역시 결말은 해피엔딩,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역시 해피엔딩 마무리가 깔끔해요.
여자는 오늘도 이지적인 하루를 보냈다며 만족하고 책을 덮은 후 사진을 찍고 후기 남길 준비를 해요.
^^
정말 재밌게 읽었답니다 ㅋㅋㅋ요새 로맨스 소설 넘 좋아요 외로운가봐요-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