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흔히들 낡고 오래된 물건이라고 여겨지는 빈티지.

그러나 이 꿈을 파는 빈티지샵의 물건들은

각자의 추억들을 간직한 채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물건들입니다.

당신도 이곳에 오신다면 

처음에는 남들이 쓰던 물건들이라고

피비의 어머니처럼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나

막상 이 샵에 오면 마음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책을 읽고 나니 마음이 포근해졌어요.

물밀듯 밀려오는 감동보다는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내내 책에서 나오는 온기가 제 손으로 전해져오는,

그래서 쉽게 책장이 덮이지 않는 그런 느낌이더군요.

 

<꿈을 파는 빈티지샵> 제목을 봤을 때는 표지가 예쁜 흔한 로맨스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책 읽는 내내 런던 어느 길모퉁이 빈티지 샵이 제 머릿속으로 그려집니다.

책 중간중간에 있던 투명지의 그림들 덕분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왠지 우연찮은 기회로 알게된 벨 아주머니처럼,

혹은 손님으로 왔다가 함께하게된 배우 애니처럼,

제가 마치 피비와 한 동네 사는 사람이 된 듯한 생각 말이에요. ^^

그녀의 사생활을 제가 모두 알게 돼서였을지도 모르겠어요.

 

가이와 파혼한 일, 마일스와 댄과의 새로운 시작은

당신에게 이 책이 흔한 로맨스소설로 느끼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피비가 에마와의 아픔을 겪고

벨 아주머니와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는 과정에서

어쩌면 다 큰 성인의 성장기를 보는 듯 했어요.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늘 뭔가에 상처받고, 
치유하고 또 사랑하면서 그렇게 살아가잖아요.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을 시간이 지나 받아들이게 되기도 하고

다른 일로 인해 잊게되기도 하고 또 용서받기도 하고 말이죠.

 

제가 알던 런던은 늘 흐리고 어둡고 약간은 쌀쌀한 도시였는데,

피비의 빌리지 빈티지샵이 있는 런던이라면

행복함이 물씬 풍기는 따뜻한 런던이 아닐까 상상해봐요.

 

언젠가 런던의 한 빈티지샵을 찾는 기회가 온다면 

제게 맞는 행복한 컵케이크 드레스를 입어보고 싶네요. 

꿈을파는빈티지샵, 꿈, 사랑

불꽃같이 살다 간 영웅 안중근이 들려주는 애국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 기념 도서로 출간된 <안중근이 들려주는 애국>은 너무 어렵지 않게 또 너무 가볍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전기라고 할 수 있다.  3인칭이 아니라 1인칭 시점으로 구성돼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닌 안중근 의사가 직접 자신의 어린시절과 살아온 삶을 들려주는 듯한 느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훌륭한 위인들이 어릴 적부터 뛰어났다고 보여주기보다는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 굵은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평범했지만 비범했으며 성장하는 과정에서style="FONT-SIZE: 12pt">자들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하고 있습니다. 굳은 의지를 가지고 독립운동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에도  당당한 모습으로 그의 죄를 조목조목 따졌던 그의 모습이  그림과 잘 매치되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듯 합니다.

안중근, 애국

치하루!

무엇보다 네가 원하던 회사의 합격을 축하해.

최종 합격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앞으로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하거든.

먼저 한 가지 사과할게.

처음 내가 네 이야기를 읽기전에 나는 뭐랄까 이 책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큰 편이 아니었어.

원래 일본 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거든.

일본 소설이라서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이 아니라 왠지 건조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야.

그런데 네 이야기는 참 따뜻하고 공감이 많이 갔어.

너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도 솔직히 말하는 거야^^

우리가 아는 사이였다면 치하루 네가 각종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기 전

선배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나를 만났을 수도 있었을 거야.

나도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거든.

네가 선배들을 만나는 과정을 보면서

멋진 선배도 있고, 오히려 네가 조언하는 선배도 있었지. 그 회사에 대한 인상이 좌우 되기도 하고 말이야.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봤어.

나는 2년째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거든.

그렇지만 뭐랄까 너처럼 치열한 그룹 스터디를 통해 준비하고 많은 좌절을 겪고 이자리에 온 건 아니야.

그렇다고 에리카 처럼 예쁜 외모와 3개국어를 하는 인재도 아니고, 소위 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너랑 비슷한 점이 있다면 처음에 인턴으로 시작했고 다행히 계속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정규직도 아니니 딱히 뭐가 좋다고 말할 순 없겠다.

다만 내가 말해주고 싶은 점은 이제 시작이라는 거야.

너의 취업이 결정되었고 두곳의 회사 중 어느곳에서 일할지는 너의 선택에 달렸어.

어느 곳을 선택해서 일하든 언젠가 힘들고 다른 곳을 선택할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올 때도 있을 거야.

그러나 그 때마다 지금의 네 열정을 되새겼으면 좋겠어.

니시야마 선배를 만나 상담하며 네 가슴에 불이 붙은 것처럼 의욕이 활활 솟아올랐던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 고마워, 네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열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현재 많이 지친 내게 히로시나 게이의 결정은 삶의 여유와 내 길에 대해 곱씹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난 이제 또 출근해야 할 시간이야.

언젠가는 또 다른 후배에게 훌륭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치하루가 되길 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