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MBC 9시 뉴스 보고 깜짝 놀라서 링크 올려요..

제목은 

<유령 독자가 신간 주문에 베스트셀러까지> 이고요.


http://news.kbs.co.kr
 

---> 여기 들어가서 12월 11일에 들어가면 위 제목으로 나오니 찾아 보셔도 되고요.




아래 링크 바로 들어가셔도 되고요.

news.kbs.co.kr/tvnews/news9/2009/12/11/2009119.html





같은 날 미디어 비평에도 나왔거든요.
아래 링크 들어가시면 돼요.

news.kbs.co.kr/tvnews/mediacritic/2009/12/2009349.html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법적 제재 받은 두 권 중 한 권은 기욤 뮈소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네요..

씁쓸한 마음 감출 길이 없습니다.. 


미디어비평, 유령, 유령독자, 베스트셀러조작, 조작, mbc




유령독자

예전에 어떤 CF에서 버스인가 전철에서 만난 두 남녀의 안타까움을 '저 지금 내려요' 라는 여자의 한마디로 표현했던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일상 속에서 찾아낸 로맨틱한 순간이어서인지 이 CF는 상당히 이슈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뭐 그 CF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말도 안된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그 예쁜 여자분과 멋진 남자분이 부럽기는 모두 같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사랑, 전철은 그 CF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우리가 매일 콩나무 시루라고 불평하는 지하철. 가끔은 싫은 술취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모두 무뚝뚝한 표정으로 신문을 읽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공간. 그런 공간에서 만나고 스쳐지나가는 인연들의 이야기다.   

같은 도서관을 사용하면서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있던 두 남녀, 신부보다 더 화려하게 차려입고 몇년간 사귀었던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가는 여자,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화자되는 지하철에서 자리잡기 신공을 보여주시는 중년 아주머니의 무리,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고 싶지 않으면서도 어울려 지내는 한 아주머니, 남자에게 상습적인 폭력과 무시를 당하는 여자까지 정말 다양하면서도 한번쯤 우리 곁에서도 보았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철 속에서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연인들의 이야기도 있었고, 똑부러진 할머니와 손녀딸의 이야기도 있었듯이,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었다. 또한 상행선, 하행선으로 나뉘어 앞서 등장했던 사람들의 6개월 뒤 모습까지 보여주는 씀씀이는 책읽기를 더 흐뭇하게 만들었다.  

역시나 일본 이름에 익숙치 않고, 항상 책 읽을 때마다 사람 이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등장인물이 많은 이 책에서도 좀 고전을 했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역과 따뜻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겨울을 맞이하여 어둡고 추워지는 마음 속에 다소 따뜻한 기운을 전해주지 않았나 싶다.  

얼마전 이사를 하고 나서 나는 지하철을 통근길에 이용하지 않는다. 사실, 붐비는 지하철을 타는 것보다는 훨씬 여유있는 버스 타고 다니는 지금이 더 '만세~!' 이런 기분이다. 지하철이면 어떻고, 버스면 어떠겠는가- 두눈 크게 뜨고 나에게도 따뜻한 기운을 전해줄 사람이 없는지 혹은 내가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잘 찾아봐야겠다. 이런 따뜻한 공간이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리라.

"세상은 이유가 분명치 않은 규칙들로 이루어져 있는거야." P.226 

흰뱀이 잠들어 있는 섬에서는 어떤 전설이 또 숨겨져 있을까. 또 어떤 오싹한 이야기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이 책은 굳이  '청소년 문학'으로 출판이 안 되었어도 좋았을 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섬에서 나고 자란 소년들의 이야기가 주이긴 하지만, 섬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들과 사건들은 어른들이 읽어도 흥미로웠습니다.  

흰뱀이 잠들어 있는 섬, 오가미에서는 13년만에 신주가 바뀌는 대축제가 있습니다. 오가미에는 특이한 풍습이 많은데 그 중 하나는 장남이 모든 것을 물려받고, 섬에 남는다는 것, 그외 자손들은 모두 섬을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장남은 지념형제를 갖게 되는데 바로 평생의 친구, 운명의 친구 같은 개념입니다. 어찌되었든 새로운 장남이 신주가 되기 위해 의식을 치루고, 외부로 공부를 하러 떠났던 사토시도 섬으로 돌아옵니다. 사토시는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섬을 떠나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지념형제인 고이치가 섬에 있습니다.  

"사토시,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거야. 설사 내가 섬을 나간다고 해도 그건 자유가 아니야. 단지 고독할 뿐이지." (중략)"도망치고 싶은 곳이 있고, 그리고 그곳에 언제나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돼.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사람은 그곳에서 도망치면서 자유를 느낄 수 있어." P.162 

흰뱀이 섬에 찾아와 아이를 갖고 그 아이가 대대로 '살아있는 신'으로 신을 섬기는 섬. 13년만에 찾아온 대축제의 시기에 섬은 왠지 불안하고, 원치 않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사토시와 고이치는 여기에 휘말리게 됩니다. 도대체 섬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읽는 내내 다소 생소한 일본의 풍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축제의 모습이라던지, 전설도 우리나라의 것과는 왠지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두 친구의 우정이라던지, 답답하고 고루한 옛 풍습을 깨뜨리려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은 어디에서나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낯설기도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신기한 소재에 비해서 이야기의 진행이 조금 더딘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팍! 일어나서 모든게 딱딱 들어맞는다기보다는 조금 느슨하게 끝맺음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것이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느슨하긴 했지만 낯선 소재와 소소한 사건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주 재미있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마음을 다잡고 읽으면 금방 신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소설입니다.  

계약이 필요없는 우애, 약속이 필요없는 구속. 우리의 자유는 불완전하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을 이루고 있다. P.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