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정착하기까지의 역사에 대한,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든 적든 간에 한 나라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국의 역사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정해진 시간 내에 너무나 방대한 양을 모두 배울 수 없기에 주요사건들과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여 학습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또한 평가 즉 시험이 주된 목적이기에... 특별히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역사를 전공으로 하고자 하는 학생이 아니면 세세한 부분까지 알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과 관련해서 내가 학생 때 배웠던 부분도 '몇 년도에 신해, 신유, 기해박해가 있었고... 그 후에 병인박해가 있었는데.... 이 때가 최고의 박해였으며, 프랑스 신부를 비롯한 많은 신도들이 처형을 당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실학의 퇴조가 있었고... 병인양요의 원인이 되었으며.... 하는 정도가 전부이다.
이 책에선 그러한 역사적 사실 속에서 한 인간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와 프랑스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
물론 천주교 중심의 역사를 다루다 보니 선조들이라 하여도 그와 관련된 인물들 중심이고 종교관련 용어들도 자주 등장해서 다소 생소함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교과서의 몇 단락이 안되는 서술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었고, 잔혹하지만 눈감고 있을 수만은 없을 사실들을 늦게나마 알게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실상 글을 읽다보면 수많은 처참한 장면 속에서 나 역시 비명을 지르고 있음을 문득문득 느끼게 되는데... 나도 모르게 이를 너무 악물어 턱이 묵직할 정도다......
물론 시대적 배경과 조선의 국법, 유교문화와 조상을 받들이는 정신문화적 측면 등에서 학문으로만 여겼던 천주교의 종교화가 어느 정도 규탄 받을 것이란 점은 눈에 보일 듯 자명하지만,
잔혹한 형벌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도 가혹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남인 시파 계열과 노론 벽파 계열의 정치권력 다툼 속에, 때론 온건하게 때론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장면들을 보면 불합리함과 부조리가 극에 달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에 화가 나기도 했다.
나는 천주교를 믿는 것도 아니고 특정 종교들에 대해서도 무지하지만...
책을 읽는 잠시 동안 만이라도...
그 시절 그토록 힘겹게...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마저 버려야 했던 나의 선조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무한한 자유를 아무 생각도 없이 한껏 누리고만 있는 것 같아 죄송스럽다고...
반성해 보았다...
언젠가 책에 나와 있는 여러 지명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둘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