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하면 생각나는 것이 고등학교 시절 윤리 시간에 배웠던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했던 이야기 정도였다. 파스칼이 아주 심각한 삶의 고뇌를 느끼면서 살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단순하게 아주 대단한 철학자적인 삶을 살았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했겠지 하는 정도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했던 이야기가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조차도 정확하게 몰랐다. 그냥 파스칼이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하니까, 시험에 나온다고 하니까 그냥 마구잡이로 외웠던 것 외에는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파스칼이 얼마나 고뇌에 찬 삶을 살았는가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학자로서 이룰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이룬 천재에게 필요한 것, 그의 삶의 공허감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영적인 호기심이었던 것 같다. 그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여전히 신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영적인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신은 그냥 보통의 신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고, 만들어 가고, 자신에게 수학이라는 천재적인 재능을 준 하나님을 찾아나서는 여행이었다.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확실한 모습을 추구했던 그런 모습들이 조금씩 조금씩 이 팡세를 통해서 그려지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대 수학자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파스칼 정도의 업적을 이루었으면, 그냥 그 사실에 만족하거나, 현실에 만족해서 사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라고 생각이 되는데, 파스칼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그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파스칼의 이런 영적인 갈증이 우리 일반인의 모든 사람에게 있는 그런 갈증이 아닌가 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파스칼에게 있어서 이렇게 소중한 신앙이 왜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외면당하게 되었을까 하는 부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실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려 살다가 보니까 그렇다고 핑계댈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관심을 자신을 창조한 창조주 하나님에게서 자신에게로 돌리다가 보니까 그런 상황이 생기게 된 것 같았다.
그러다가 보니까 하나님 없는 세상을 외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간성이 상실되는 비극이 생긴 것 같았다. 그러하기에 이 시대에도 여전히 파스칼의 팡세를 통해서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는 말이 아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만 해도 요즘에는 성개방 풍조들이 아주 만연해서 남녀간에 성관계를 한번도 맺어보지 않고 결혼하는 사람은 천연기념물이라는 식의 이상한 풍조들이 만연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도 개인들의 성관계 영상들이 버젓이 나돌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까운 일들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서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보면 주인공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진정한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과정들을 그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는다고 하는 것이 로맨틱한 상황에서 로맨틱하게 끝날 것 같지만, 그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까지도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로맨틱한 상황 때문에 자신의 인생 전체를 소비해야 하는 그런 모습들을 조금은 인식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결혼과 연애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실 연애할 때까지는 결혼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도 이렇게 좋은데, 함께 살면 얼마나 더 좋을까를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청년들에게 결혼식과 결혼생활은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많은 청년들이 결혼에 대한 환상을 깨뜨린다고 내게 면박을 주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가장 먼저 결혼한 청년이 내게 했던 말이 신혼여행까지를 결혼으로 생각했던 것 같았다는 말을 했다. 막상 신혼여행이 끝나고 돌아오고 나니까, 실제 생활이 시작이 되었고,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남편의 습관들, 그리고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 직장과 가정을 조화롭게 잘 지켜나가야 하는 것들, 모든 것들이 힘들더라는 것이다.
결혼식과 신혼여행, 결혼생활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조금은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기도 하다.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르다 보면, 서로 충돌하게 생기고, 대립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 결혼생활인 것을 생각해 보면, 서로가 협상하는 법도 잘 배워두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예전에 바보 빅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의 주인공인 빅터는 어린 시절에 많은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았다. 단지 아이큐 검사에서 지능지수, 즉 아이큐 지수가 낮게 나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순전히 선생님의 실수였다.
어린시절에 그렇게 놀림감이 되고,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했는데, 나중에는 멘사 클럽의 회원이 되어서 아주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는 그런 모습을 그려주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이처럼 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창조하셨을 때에는 그냥 모조품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수많은 가능성들을 심어 놓으셨다.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이라는,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예술 분야에, 또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일 등에 각자 각자에게 맞는 하나님의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계획이 아닌 내 계획, 하나님께서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내가 좋아 보이는 것들을 향해서 달려가다가 보니까, 내 욕심에 얽매여 살게 되고, 그러다가 보니까, 애초에 자신을 향한 그런 자유로움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때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히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결코 스스로의 감옥에 갇혀 진정한 용서가 주는 해방감을 맛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용서는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사실 우리가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그 값을 지불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난들, 박해들이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조금만 인정하게 되면, 우리는 얼마든지 주님을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눈이 열리고, 해방감을 맛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고, 모든 것들의 주도권을 주님께 먼저 넘겨드릴 때, 우리는 참된 자유함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