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소비의 최고점에 있는 장소이다. 명품을 파는곳, 가장 비싼 물품을 파는 곳, 소비를 조장하는 곳, 인간미 없는 친절이 있는곳, 차갑고 건조한 곳, 층간을 명확히 구분하듯이 고객들의 계층을 명확하게 구분해 주는곳 이라는 것이 백화점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인정! 사실 백화점에 대한 나의 시선은 삐딱하다.
백화점에 물건을 사러 가본지가 오래되었다. 그곳에 가면 왠지 불편하고 어색하다.
더더군다나 물건에 표시된 가격을 보면 등이 오싹하다. 여성의류 매장에서 옷 한벌을 살라치면 나의 월급의 1/4, 2/4, 3/4 또는 몽땅 투자 해야만 살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 옷을 사서 구입 비용만큼 오래 오래 입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어짜피 1년만 지나도 유행을 타고 다시 못 입을 옷인데 구지 그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살것 뭐있나 해서 그냥 동대문이나 명동의 로드샵에서 옷을 사입게 되었다. 식료품은 또 어떤가 심하게는 동네 마트 두 배를 지불해야 한다.
결론은 내가 그곳에서 구지 소비를 할 수 없는 계층이라는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몇 년전 부터는 서울시내 4대 백화점은 기존에 있던 백화점과는 별개로 명품관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 상위계층들만을 위한 성전을 마련했다.
그 곳에 들어가려고 줄을 슨 모습은 소비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세계 최고의 백화점으로 꼽히는 라파예트 백화점
소설가인 조경란 작가가 생각하는 백화점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궁금증에 책을 집어 들었다.
내가 바라본 백화점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과는 달리 그녀는 교류, 역사, 추억, 경험 등등으로 풀어내었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으로 간 백화점을 회상했다. 명동에 있는 롯데 백화점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자그마한 나를 위협하듯 하늘 높이 서있는 백화점은 친절히 나를 맞이해 주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실내 장식은 내 눈을 어지럽게 했었다. 그 많고 다양하고 화려한 사물들.....
백화점에서 사물을 보고 사람을 만나나는 경험에 대한 부분은 나의 삐딱했던 시선들을 다독여 주었다. 특히 스마일 라인 부분에 있어서는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그 동안 인간미 없는 친절이라고 느꼈던 부분이었는데 말이다.
불현듯 신세계라고 생각했던 순수의 마음으로 그 곳에 가보고 싶다.
백화점,
조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