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이건 요괴나 도깨비, 귀신같은 전설들이 전해진다.

고려시대 어린아이가 밥풀로 만들었다는 불가사리가 그렇고 드라마에서 인기를

끌었던 도깨비에, 장화홍련, 구미호같은 전설들은 오랜시간 우리 삶에 녹아있었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는 말이 있다. 과거 조선의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평화롭게

살았던 시절이 얼마나 되었을까. 성군이 나타나 살만하면 기근이 닥치거나 왜구나 이민족의 침입으로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던 비참한 삶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정조 시절 아버지를 비극적으로 잃고 옷도 벗지 않고 잠을 자던 왕으로 인해 잠시 평화가 머물던 시기였지만 요괴들의 등장으로 도처에 살육이 벌어지던 시절이기도 했다. 

 

 

어린시절 버려져 남사당패에서 길러졌던 광탈이나 영한 기운을 휘두르는 무령이나 벼리, 당시 무술의 귀재였던 백동수와 백원등 인간뿐만이 아니라 신수인 해치까지 합세한 '어사대' 가 요괴들을 무찌른다. 하지만 강력한 악의 기운으로 해서 쉽게 해치우기가 어려운 요괴도 등장한다. 어사대의 일원들에게는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도토리 2말에 팔렸다는 아픔때문에 부모를 원망하며 살아가는 광탈이나 백정이었던 형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거의 말문을 닫은 채 복수의 꿈을 꾸는 백원.

 

 

각자의 아픔을 묻은 채 어사대의 활동을 하지만 더 강력한 요괴들의 등장으로

큰 부상을 당하고 무기마저 손상된다. 그런 어사대, 백원에게 정조는 아끼던 무예도보통지를 건넨다. 그전에 읽었던 무예지와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책속에는 뒤주에서 죽은 사도세자의 무예가 숨겨져 있었고 백원은 그 기술을 연마하여 강력한 힘을 얻는다.

백원의 신기한 힘을 알아챈 요괴 불가사리가 도전장을 보내고 사막 한 가운데에서 둘은 처절한 싸움을 벌인다. 불가사리는 백원의 과거에 숨겨진 복수심을 자극하여 무릎을 꿇리려 하지만 백원은 복수심을 극복하고 불가사리를 제압한다. 이에 불가사리는 백원을 섬기게 되고 자신에게 있던 신비한 능력을 백원에게 넘기게 된다.

 

 

백원과는 소원하게 지내던 해치 역시 광탈의 부모가 죽어 벌레가 되었지만 자식을 만나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고 얻은 정보로 수라에게 빼앗긴 뿔을 찾으러 떠난다.

그 사이 고기를 잡아 연명하던 마을에서는 요괴가 등장하여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마을에 등장한 요괴를 조선의 어벤저스들이 물리칠 수 있을까.

 

저마다의 상처가 있었지만 성군인 정조를 만나 요괴를 물리치는 어벤져스로 탄생한 어사대의 활약이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특히 불가사리가 전해준 철갑옷은 그야말로 아이언맨의 슈트와 비견될 정도이다.

요괴중의 요괴 수라는 이런 어사대를 부수기 위해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다음편에는 수라와 어사대의 피비린내나는 전투가 전개되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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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인가. 범법행위를 하여 감옥에 갇히지 않는 한 자유로운 존재로 살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로 완전한 자유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태어날 때부터 원치 않든 원하든 어느 국가, 어느 집안, 어느 집단에 속하게 된다.

문제는 당사자의 선택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잘 사는 나라였으면 좋겠지만 아프리카의 최빈국같은 곳에서 태어났다면 대체로 암울한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

그런 탄생이라 해서 다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행복을 쟁취할 벽은 높다는 뜻이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문명의 혜택은 지금이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최고점의 시기를 마냥 행복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예전에 누리던 자유로움이 없어지고 뭔가로 부터 속박당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법, 심지어 내 동선마저도 기지국에 의해 노출되고 있다. 가이 부처님 손바닥같은 세상에서 옴짜달짝 못하는 삶을 산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내 의지로 생각하거나 선택했던 어떤 것들이 어쩌면 의도되거나 선택당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국가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시대에 살지만 개인적인 삶은 수없는 벽들과 통제속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챗GPT나 AI의 등장은 그래서 더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과연 인류의 미래를 밝혀줄 새로운 동반자가 될지 인류를 억압하는 통제자가 될지 두려운 마음이 든다.

 

 

수많은 문명의 발달은 인간을 편리한 생활로 이끌기도 했지만 인간의 자리를 없애기도 했다.

자동차가 말을 대신하고 심지어 이제는 운동경기의 선심도 기계가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건 발전일까 퇴보일까.

AI가 대체할 인간의 자리들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좀 더 부유해지고 행복해 지는 것일까. 영화처럼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 위협하는 존재가 되지는 않을까.

먼훗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올 것이다. 그 해답에 AI는 결국 인간이 좀 더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준 발견이었다...라고 말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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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인간은 업을 소멸하지 않으면 끊임없는 윤회의 고통에 갇혀

나고 죽는 것을 반복한다는 것을 믿는다.

 

 

정우는 젊은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맞는다. 가난했지만 열심히 살았던 가족들과

이별의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절친인 준혁의 욕심으로 인해 추락사를 당한 것이다.

정우는 원한이 남아 저세상으로 향하지 못하고 아라한으로 남는다.

아라한은 이승에서 누구가를 증오하는 사람들의 복수를 이루어주는 일을 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든 증오하는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인간들에게 황금버튼을 내밀어 누르게 하면 복수를 이루어지지만 또 다른 업이 쌓이게 되고 또 다시 증오가 무한반복되기 마련이다.

 

 

아라한은 그런 인간들을 찾아내어 버튼을 누르게 한다. 증오에 눈이 먼 인간들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망설임 없이 버튼을 누르게 되고 잠시 복수에 대한 희열을 느끼지만 그 복수가 다른 증오가 되어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그렇게 버튼을 누르는 인간이 많아질 수록 아라한의 손에는 고운 연꽃이 피어나게 된다.  성불을 하게 되는 연꽃이.

 

 

아라한은 정우였을 때의 기억을 잊지못해 가끔 준혁을 찾아간다. 준혁은 살인죄로 복역하고 나와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고통스럽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아라한은 그런 준혁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자신을 죽인 인간이기에 절대 행복해지면 안된다고 믿기에.

 

 

거의 모든 인간들은 자신이 가진 것 외에 더 많은 것들을 누리려고 욕망에 휘둘리고 자신의 길을 방해하는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증오의 칼을 들이댄다.

하지만 망나니 오빠로 인해 자신의 삶마저 희생되는 지민은 달랐다. 아라한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지민은 끝내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아라한은 그런 지민의 가족을 보면서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낀다. 업을 쌓에 도와주는 일이.

 

죄책감을 인해 자살을 하려는 준혁을 구하고 지민을 통해 아라한의 버튼에 회의를 느껴 영원히 밀봉하리라 강에 뛰어든 아라한. 이제 성불이 눈앞인데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한 아라한은 소멸될까.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인간세상의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 역시 증오가 들끓어 복수하고픈 인간들이 수없이 많았다.

아마도 아라한을 만났다면 망설임없이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어쩌면 기억하지 못하지만 버튼을 눌렀고 누군가 댓가를 치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 생에 다시 업이 쌓였을수도.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희생과 용서만이 윤회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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