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여행 에세이가 있지만 단연 눈에 띄는 책이 번짐 시리즈이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번짐 시리즈를 좋아하고 기다리게 되었던 것 같다. 수채화 같은 느낌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책 표지 뿐만 아니라 책 중간중간 그려져 있다. 사진과 글만 있었다면 조금 심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이쁜 일러스트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엔 충분했다. 제목과 함께 보면 더 없이 이쁜 그림들.. 번짐 시리즈를 사랑하게 될수 밖에 없는 이유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 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 설렘이 번지는 곳 파리 지성여행, 설렘이 번지는 곳 파리 감성여행, 열정이 번지는 곳 스페인, 그리고 가치장조의 열한번째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까지. 다음엔 어떤 번짐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돌고 도는 사진도 끝도 없는

어느 누구의 것도 될 수 있는 이야기.

인종과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

서로 다른 취향과 사연과 비밀들이 모여 사는 이곳에서

그러므로 당신의 이야기가 될수도 있는

바로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프롤로그 중

 

 

아직은 가본적이 없는, 항상 책과 인터넷, 티비로만 만나고 있는 도시 뉴욕. 나에게는 뉴욕은 꿈과 자유가 있는 동경의 도시로 존재하고 있다. 언제 가볼지도 모르고 어쩌면 평생을 못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또 이렇게 책으로 그곳을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저자 문지혁 작가는 스물일곱 살에 뉴욕으로 훌쩍 떠나게 되었다. 취업에 실패했고, 연애에 실패했으며 오랫동안 품어온 꿈마저 의심하게 되어 목적지도 없는 여행을 시작하였다. 180일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과의 약속을 하였다. 오랜 꿈인 작가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결심한 후 유학에 다시 한번 도전하였고 원서를 넣었던 열다섯 개 중에 하나의 대학만 합격하게 된다. 그 대학은 뉴욕대. 5년 만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이 이야기가 되어 이 책속에 담겼다.

 

 

닿을 수 없어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저기 저만큼, 순식간에 멀어지는 것들.

저 안에는 어떤 사연과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날아가고 있을까.

... 본문 중

 

 

여행자를 행복하게 하는 뉴욕스타일 여행

책의 마지막에는 센트럴파크, 워싱턴 스퀘어파크, 브라이언트 파크, 타임스스퀘어, 코리아 타운 등 꼭 가봐야 할 15개의 명소를 소개하고 있다. 메이시 백화점, 센추리21, 애플 스토어 등 14개의 쇼핑명소와 먹거리, 카페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여행 할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한번 쯤은 살아보고 싶은 도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도시 뉴욕. 겁이 많아서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지만 뉴욕에서는 2~3년 정도는 한번 살아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멋지게 차려입고 당당하게 뉴욕 거리를 걸어보는 상상도 해본다. 뉴욕은 그만큼 나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다가왔다. 어쩌면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진과 따뜻한 글 덕분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것인지도 모르겠다.

 

 

올해가 가기전에 또 한권의 낢이 사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몇 년 전 인터넷 웹툰을 통해서 낢이 사는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되었고 머리속에서 잊혀질때면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이번에도 역시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펼쳤다. 역시 표지부터 너무 귀여운 그림들이 가득해서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 시절도 있었더랬다

<낢이 사는 이야기>는 그런 시절도 있었더랬다, 핑크빛 나의 위장, 배추쌈을 주러 엄마가 온다, 인간답게 살자 총 4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MP3도 없었던 1990년대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그때의 추억속으로 빠져 들었다. 얼마 전에 뒤늦게 보게 된 '응답하라 1997'이란 드라마 때문에 90년대 나의 학창 시절이 더 그리워졌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의 느낌을 이어서 책을 보게 되니'아, 그땐 그랬었지'를 얼마나 반복하며 웃었는지.

 

 

너무 많이 들었던 나머지.. 테이프를 꺼내보니 악마처럼 시커멓게 엉켜 있었다

늘어지는 음성.. 엉킨 테이프..

아끼던 테이프이기도 했지만 왠지 무섭기도 했다

끊어진 부분을 이렇게.. 투명 테이프로 붙이면..

그렇게 끊어진 테이프를 테이프로 붙여가며 오래오래 들었다는 이야기.

P. 160~167...테이프로 들어요

 

 서나래씨가 나랑 같은 나이라서 그런지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 중에 가장 공감되었던 테이프 이야기. 학창시절 친구들끼리 테이프를 돌려가며 참 열심히도 들었었다. 그러다 끊어지면 테이프로 살살 붙여서 듣기도 했고, 본인이 좋아하는 앨범인데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고 다투는 친구들도 떠오른다. 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을 녹음하기 위해서 온 신경을 집중했었던 기억도 있다. 좋아하는 곡을 편집해서 언니와 밤새 듣기도 했고, 파트를 나누어서 따라 부르기도 했었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 한번이면 좋아하는 곡을 맘껏 들을 수 있지만, 워크맨에 테이프를 넣어서 노래를 들었던 학창 시절이, H.O.T와 젝스키스로 싸우던 그 시절이 참 그리워진다.

 

가장 좋아했던 놀이 중 하나는 바로 '덤블링'!

동네 골목에 덤블링 할아버지가 오시면 언니랑 손잡고 덤블링을 타러 갔다

덤블링은 10분에 200원, 동생과 함께 타면 400원이었는데

그 10분이란 무척 주관적이었다

P. 254~260...추억의 덤블링

 

어린시절 덤블링을 안타본 사람이 있을까? 뭐가 그리도 재미있었는지 친구들과 함께 붕붕 뛰며 즐기던 그 웃음소리가 지금도 들리는듯 하다. 10분이 너무 주관적이였던 아저씨, 10분이 한시간이 될때도 있었고, 7~8분이 될때도 있었다.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이 오면 받아주지 않았고, 덩치 큰 학생들이 와도 받아주지 않았던, 덤블링을 찢어먹고 도망가는 친구들도 있었고 화내면서 뛰어가시던 주인 아저씨도 기억이 난다. 요즘도 어딘가에선 덤블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겠지?

 

지난번 책에 등장했던 둥글레씨가 가끔 생각났었는데, 여전히 잘 크고 있는것 같아서 더 반가웠다.

잠시나마 1990년대의 추억을 생각날수 있게 해준 작가 서나래씨께 감사드린다. <낢이 사는 이야기> 앞으로도 웃을수 있는 기분 좋은 내용으로 계속 연재되길 바래본다.  

 

 

거울 속 그녀, 황진이

'하지원' 이란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황진이의 마지막 장면이다. 사람들마다 그녀의 이름을 들으면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것이고 생각하고 있는 장면이 다 다를것이다. 누더기 옷을 입고 장터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던 황진이의 모습. 나는 황진이때의 그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순간만큼은 진짜 황진이가 되어서 감정이 올라오는 대로, 장단에 맞춰 사람들과 기쁘게 춤을 추었다고 한다. 그 배역에 푹 빠져서 연기를 했던 만큼 나의 머리속에도 그 장면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다. 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인 지금 이 순간. 그래서 어쩌면 이 책에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배우 하지원이 쓴 책이라서 더욱 기다려졌었고, 점점 잊혀져 갈때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웃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운 그녀. 카메라를 보면서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싱그러워보인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스타를 꿈꾸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것이 나의 꿈이었다.

...P. 41

 

 

하지원은 하루아침에 뜬 배우가 아니였다. 연예기획사의 매니저가 사진관에 걸린 하지원의 사진을 보고 집으로 전화를 해서 기획사를 한번 찾아오라고 했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울때라서 한번 가보자는 말조차 꺼낼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화는 한 달간 계속 되었고, 토요일마다 사무실에 나가서 언니 오빠들의 연기 연습을 볼수 있는 기회를 만들수 있었다. 기획사의 높은 분이 연극영화과에 붙어 오라는 한 마디에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으면서 결국 합격을 하여 배우의 삶에 한발짝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항상 당당하게만 보이던 그녀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입과 입을 통해서 점점 커지고 부풀려져서 모든게 끝났다고만 생각했다. 한달 가량 사람도 만나지 않고 방에서만 꼼짝않고 지내다가 팬클럽 친구들 덕분에 다시 세상밖으로 나올수 있었다고 한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열정적이고 사랑스러운 하지원을 만날수 없었을 것이다.

 

 

도전

도전의 용기와 즐거움을 꺽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 완전히 내려놓아도 좋겠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도전은 없다.

모든 도전은 내 삶에 유용한 가치를 남긴다.

...P. 158

 

 

'하지원'이라 쓰고 '열정'이라 읽는다

하지원은 몸을 아끼지 않는 여배우 중 한명인것 같다. 그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복서와 스턴트우먼, 탁구선수, 예인의 삶까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배우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래서 '다모폐인'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지원이 출연했던 드라마나 영화를 모두다 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뒤에 내사랑 내곁에, 코리아 등을 보면서 그녀의 열정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지금 처럼 밝고 아름다운 모습을 볼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