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대대손손 할아버지 안녕
_글. 김병규 / 그림. 원유미 <학고재>
학고재 대대손손 시리즈는 오천 년 우리 선조들의 삶고 정신이 담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어가갑니다.
엄마인 제게는 왠지 익숙한 풍경의 그림이에요. 하지만 딸콩이를 비롯한 요즘 아이들에겐 참 생소한 풍경이지요.
"할아버지 안녕" 이라는 제목의 도서는 옛날 장례식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예요.
요즘에는 볼 수 없는, 점점 잊혀셔 가는 문화를 책으로 딸콩이에게 접해주고 싶었거든요.
할아버지는 시골 마을에서 만물상을 하고 계세요. 만물상은 없는 것 빼고 다 판다는 그런 가게지요!!
동네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거처가는 그곳!!!
주인공 종수, 종지 역시 할아버지 만물상을 참 좋아해요.
명절도 아니고, 생신도 아닌데 엄마빠는 할아버지를 뵈러 가요.
기차 안에서도 엄마빠는 표정이 어둡고 좋지 않아요.
집으로 갔더니 삼촌, 숙모, 고모, 고모부... 등등 모든 친척들이 한 곳에 모여계시더라구요.
할아버지께서 종주와 종지를 보시고는 희미히게 눈을 감아버리셨어요.
"할아버지께서 먼 델 가실 것 같구나."
식구들이 모두 소리없이 흐느끼고 있어요. 종수가 불러도 할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셨어요.
할아버지께서... 아무런 대답이 없으셨어요...
딸콩이에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고 얘기했어요.
이제 어디로 가실까...? 라고 물었더니.... "땅속에!!" 라고 시크하게 한마디 하더라구요!!
종수의 기억 속에 할어버지는 친구같은 그런 분이셨는데 말이예요.
책의 중간중간에는 글이 없는, 회상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림의 표정들도 하나같이 따뜻한 표정이더라구요.
이제 할아버지는 더 이상 곁이 없어요.
국화꽃 틈에 있는 사진 속의 할아버지. 왠지 낯설어 보여요...
딸콩이에게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왕할머니 생각을 해내더라구요.
2년전이였을까요... 저의 할머니, 즉.. 딸콩이 왕할머니께서 돌아가셨거든요.
그 때 알콩이를 임신 중이여서, 제게는 늦게 연락이 닿았는데요, 소식듣고 놀래서 멀리 부산까지 달려갔다지요...
그 때 장례식장 모습과 꼭!! 닮아서 딸콩이가 기억을 해내더라구요.
할아버지의 만물상을 거친 모든 이들이 와서 할아버지를 조문했어요.
요즘같은 때는 화장을 하거나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지만, 옛날은 다르지요!!
할아버지께서 꽃마차를 타고 저기 멀리 가시는 거라고 얘기해줬어요.
할아버지가 땅 속으로 가시기 전에 기분 좋게 가시라고 꽃마차 태워드린거라고.....
나는 가네 나는 가네 어호 달구야
백 년 집을 하직하고 어호 달구야
천 년 집으로 나는 가네 어호 달구야
만 년 집으로 나는 가네 어호 달구야
어화 어화 어화 넘자 어와
이제 가면 언제 오나
꽃이 피면 오시려나
꽃이 지면 오시려나
어화 어화 어화 넘자 어화
이거 옛날 시골에서 상여를 들고 이동할 때 부르는 노래(?) 맞나요???
그 리듬으로 불러줬더니... 딸콩이가 신기한듯... 웃더라구요.^^
"한 세상 잘 살다가 간다. 얘들아, 고맙구나."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땅 속으로 들어가셨어요.
딸콩이 왕할머니도 땅 속에 계세요~~
시골집, 인근 앞산에 할머니를 땅 속에 모시는데, 딸콩이 나이가 4살... 함께 데리고 갔었거든요.
"왕할머니 왜 땅 속에 묻어?" 라는 질문에...
'나이가 너무 많이 드셔서.. 이젠 힘드시대. 이젠 편히 쉬시고 싶으시대.' 라고 말해줬죠.
"왕할머니 춥겠다.. 어떻하지....?"
네.. 11월 11일... 임종소식을 듣고 그 추운 겨울... 땅 속으로 모셨거든요.
종수, 종지의 기억 속에 할아버지는 좋은 친구였네요.
딸콩이 기억속에 왕할머니는 어떤 기억일까요??
얼마전엔 혼자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흥얼거려요. 대듬.. 왕할머니 노래라고 하더라구요.
가만히 들어봤더니.... 왕할머니 땅속에서 너무 추우시겠다. 왕할머니 따뜻하게 해주고싶다.. 그런 내용이더라구요.
2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문득 문득 왕할머니를 추억하는 딸콩이.
엄마인 저는 할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딸콩이는 다른가봐요..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는 것은 딸콩이에게 배워야 할까봐요.
학고재 대대손손 시리즈.
엄마에게도 조금은 낯선 이야기. 책으로 접하지 않으면
이젠, 우리아이들이 접할 수 없는 내용이겠더라구요.
엄마의 기억 속에 오래된 풍속이 아닌,
함께 접하는 우리 전통으로 접할 수 있게 되어 참 좋은 도서 같아요!!
학교재대대손손시리즈,
할아버지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