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이다.
빨갛게 튀는 아이들, 살짝, 더러는 심하게 삐딱한 아이들...
물론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이다.
치마 허리춤을 접어 올리거나 바지 폭 줄이는 것, 화장하는 것은 오히려 애교스럽다.
섯부른 어른 흉내, 몹쓸, 저급한 문화부터 눈에 들어오지?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한 아이들...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는 가지 말아야지...
엄마의 간절한 맘을 너희들은 아니?
그 삐딱선 앞에서 돌아서는 아이들이 <난 빨강>에 있다.
(- 그래야지...그럼...)
죽어라고 공부하는 기계 같은 아이들도 있다.
(- 다 너네들 잘되라고 하는 거야...)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강요하는 당위에 움직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정작용과 자기성장에 의한 변화이다.
그리고 그것을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어른이다.
시인은 56편의 시 곳곳에서
청소년을 알아주고(詩 `꼭 그런다’),
위로하고(詩 `몸부림’),
감정에 호소하기도 한다(詩 `닭’).
청소년을 위한 첫 시집이라는 <난 빨강>을 우리 딸을 위해 주저함 없이 골랐다.
<난 빨강>을 먼저 읽고 난 후, 아이가 읽어도 되려나 잠깐 고민했다.
詩가 딸애의 튀는 행동을 응원해주기라도 할까봐 두려워서 말이다.
하지만 시를 읽으며 펼쳐지는 상황에서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는 않을까.
무엇보다도 딸애에게는 `마음읽어주기’가 필요할 테고,
자기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품어주고 쓰다듬어 주는 엄마의 사랑이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우리 귀한 딸들, 귀한 아들들이 누군가의 강요에 의하지 않고도
자기의 생각과 판단과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스로의 힘을 길러야 하니까.
난빨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