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권의 <어린왕자>를 사고 말았다.
이로서 어언 30년간의 어린왕자에 대한 편력은 끝이 나려는지......
이제는 더이상 읽지 않아도 계속 갖고 싶은 책이 되어버렸다고 해야 하나......
내 딸이 드라마 ’꽃 보다 남자’ 시청에 열심이고, 브로마이드도 갖고 싶어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해야 하나......^^

이번 삼지사의 어린왕자는 일단 책이 예쁘다. 
책을 받고 나서 기대 이상으로 맘에 들어 기분이 좋았다.
가격은 또 어떤가!(미안할 정도...)
원래 하드커버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린왕자 만큼은 꼭 이런 책이어야 어울린다.^^
푸른 색의 시원한 표지도 맘에 든다. 
어린왕자가 자기 별로 향하는 항해 여정이기도 하겠지.

	어린왕자는 돌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서 별이 빛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우리 자신의 별을 찾아가도록 하기 위함일까......내 별을 봐. 바로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군. 그런데 어쩌면 저리도 멀까!" "참 아름다운 별이구나." 뱀이 말했다.
페이지 : 155

명작 영한 대역에 대해서는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름다운 영어 문장에 대해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데....
CD 2장은 여성 네이티브가 드라마틱하게 읽어주고, 챕터별로 나뉘어 있어 찾기 편하다.

	It was then that the fox appeared.  "Good morning," said the fox.  "Good morning," the little prince responded politely, although when he turned around he saw nothing. "I am right here," the voice said, "under the apple tree." "Who are you?" asked the little prince, and added, "You are very pretty to look at." "I am a fox," said the fox.
페이지 : 174

"	내 생활은 무척 단조로워요." 여우가 말했다. "나는 닭을 사냥하고 인간들은 나를 사냥하지요. 모든 닭들이 다 비슷하고 또 사람들도 모두가 다 비슷해요. 그래서 나는 좀 싫증이 나요. 그러나 당신이 나를 길들여 친구로 삼아준다면 나의 생활은 햇님을 만난 것처럼 밝아질 거예요. 당신의 발소리는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와 다를 것예요. 다른 사람의 발소리를 들으면 땅굴로 들어가 버리지만 당신의 발소리를 들으면 음악이라도 듣듯이 굴에서 뛰어 나올 거예요.
페이지 : 181

내가 큰 아들의 나이만큼 되었을 때, KBS FM 클래식(93.1) 심야 방송에서는 매일같이
모짜르트 소나타 2악장의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아나운서가 어린왕자를 읽어주었던 적이 있었다.

<어린왕자>를 볼 때 마다 늘 그 때 생각이 난다.
공부하면서 듣던 그 많은 밤들,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 흐느껴 울던 어린왕자......
돋아나기 시작하는 작은 연둣빛 이파리처럼 순수하고 여린 사랑을 
충분히 배웠다고 느끼던 시절이었다.
<어린왕자>를 책으로 읽었지만 음성으로 들려주는 <어린왕자>는
어린 감성과 내면을 어루만져 주었을 것이다.
그 후로도 한참 지나서 아직도 견고한 사랑을 배우는 중이지만,
다시 만난 <어린왕자>를 펼치면서 새록새록 기쁨이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