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오후 4시반..제목만 보아도 낯익고, 또 한편으론 낯설다. 아마도 '하버드 새벽 4시반'이라는 책을 내가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 낯익음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상태여서인지 더욱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아 편안하게 읽어 내려가면서도 하버드를 저 먼 곳이라 생각했던 우리에게 그 교정까지 가는 여정과 교정 안에서의 여정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갖고 어떻게 해내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단순히 공부 잘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왠만한 지식과 시야로는 어림도 없는 길을 간 사람들이기에 어쩌면 당연하다고 해야하는 걸까. 세상엔 참 많은 사람이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본 하버드 너머의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돈주고도 살 수 없는 배움, 그 무엇들을 저마다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하버드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될 뿐 아니라,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하버드 수업을 간접체험해 볼 수도 있다. 수업에서 느끼고 얻었던 것들을 고스란히 전해 들을 수 있고, 그 안에서 변화를 위해 답할 수 있어야 하는 3가지 질문, 질문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창의성의 비결, 그리고 내게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실행력과 관련해서도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저자를 통해 하버드에서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중 마야를 통해 배우는 회복탄력성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시키면 새로운 시각이 열리고, 이것은 곧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과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선택이 회복탄력성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통해 나는 그동안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너무나 큰 시간과 감정,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세번째 파트에서 말해주는 최고의 인재들이 놓치지 않는 4가지, 멘탈관리, 관계관리, 시간관리, 커리어 관리에 대한 내용은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도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관리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직, 간접적인 구체적 경험담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파트인 전업주부 남편이 만난 하버드는 주부로서의 공감과 함께 내 삶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지금 하버드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그들을 통해 더 나은 내 삶을 위해 변화시켜야 할 구체적인 부분들을 보다 명확하게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단순히 더 나은 삶을 좇는 것이 아닌, 더 나은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실천적 과제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딱딱하지 않아 더 잘 스며들 수 있었던 책, 꼭 재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