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소 링기스의 <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이라는 책은 세계 각지의 여러 사람들을 두루 만나고 여행하면서 그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얻은 지식들과 경험을 자신만의 철학으로 표현하는 철학자의 책입니다. 철학적인 추상적 사고가 많다보니 읽는데 힘든 점이 있었지만 나름 신선했고, 생각지 못한 많은 부분이 있었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정한 자아를 찾지만, 신뢰로 향하는 여행이라는 테마 자체에 자극을 받았습니다. 아직 나 자신에게 신회와 믿음을 주기도 힘든 상황에서 타인을 신뢰하고 믿는다는 데 자신이 없는 나로써 여행에서 남을 믿을 수 있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호기심과 함께 책을 읽어 나가는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신뢰와 사람 간의 믿음에 관한 내용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읽어나가면서 그는 페루의 일본 대사관 무단점령사건에 관계된 테러리스트의 이야기에서 부터 호주 감옥의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죄수들의 이야기며, 세 명의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와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이야기 등등 하나하나 세기 힘들만큼 세계 여러나라의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담은 이야기로 담아 놨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모두 다 개성있는 사람들때문인지 독특하고, 색다르며 그동안 격어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여러 세상들을 보여주는 듯한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분명했지만, 여기에서 어떠한 신뢰를 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으로 가득한채 책을 읽어가는 내내 머릿속 한구석에서 떠나지 않았답니다. 책속에서는 크게 인문학적이고 인류학적인 다방면의 이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철학가 답게 여행을 하면서 많은 걸 보고 많은 걸 생각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있는 책입니다. 이러한 품성과 인격 너무나 본받고 싶게 만드는 말씀과 행동 하나하나 놓치기 싫었습니다. 역사학자가 문화재 관련 여행가들은 자잘한 역사 기록과 문헌에 의존해 자잘한 호흡을 보여주어 나처럼 시간에 쫒기고 바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이것저것 만저보고하는 산만한 사람에게는 정신없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일상을 사는 현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고 하찮게 여기는 우리 주변의 물건, 일상, 환경을 여행자의 시각, 사색을 통해 그 근본을 생각하고 깊은 의미를 되새겨 세상에 하찮은 게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이 책에는 일정도 없고 자세한 루트도 없고 아무 계획없이 떠나 왜 거길 갔는지 이유조차 없습니다. 한 지역에 한개의 글로 이뤄져있고 대체로 글들은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짧은 글을 읽으면 그 지역에 푹 빠진 저자의 감성을 통해 독자도 마치 그 지역에 푹 빠져 그곳의 어떤 것에 매료되어 사색하는 저자를 따라하게 됩니다. 강한 집중력으로 그곳의 사람, 역사 등을 통해 왜 이 사람들은 이렇게 생활하며 이곳의 환경이 이런지 사색하고 유추하며 그곳과 사랑에 빠져있는 저자의 감성에 푹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 문득 떠오른 생각은 이러한 다양한 만남과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도 물론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한 만남과 새로이 알게 되는 지식속에서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하는 것이 바로 신뢰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일상생활중에 신뢰라는 단어는 흔하게 쓰이지만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 하는데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떠한 현상이나 지식이나 사람에 대해 맹목적으로 믿고 신뢰한다는 것이 그에 대해 제대로 알고 행해지는 것이라면 관계가 없겠지만, 많은 경우에서 나중에 잘못알고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으면서 신뢰한다는 것이 진정한 신뢰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님처럼 많은 여행을 통한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그냥 그동안 즐겨왔던 그러한것이 아닌 특히 인도를 가보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데 많은 사람들을 통해 사소한 것도 눈여겨 보고 많은 것을 좀더 알게되어, 그 이후에 그것에 대해 신뢰하게 된다면 그에 대해 즐거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