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씨의 추천도서 2탄^^ 기발한 자살여행

 

핀란드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는 블랙유머의 대가로 2004년 유럽의 작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블랙유머의 대가라 할만큼 말그대로 기발하고 재치있는 필체로 "집단자살" 이라는 다소 묵직한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사업가 렌로넨과 컴파이넨 대령은 각자 자살을 위해 마을 헛간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들과 같이 자살을 꿈꾸고 있을 사람들을 함께모아 보자는 생각을 하게된다.

단체로 심리치료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느다던지..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서 수임료를 싸게

한다던지...단체로 더욱 멋지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던지.

 

신문에 광고를 내자 수백통이 편지가 회신되고.. 이백여명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자금을

마련하고 30여명의 사람들이 고급 버스를 타고 단체 자살여행을 떠나게 된다.

편지를 보내온 사람들을 찾아가 함께 떠날 것을 권유하고... 노르웨이 계곡으로 버스와 함께

멋지게 다이빙하여 생을 마감할 것을 결정한다...

 

그러나... 우여곡절의 여행과정을 통해, 죽음의 순간을 직면함으로써,  그들은 비로소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살아남기 위한 "희망"을 발견해간다...

 

죽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외로움과 아픈 상처들이 작가만의 독특한 전개와,

사람들의 심리묘사를 통해 결코 무겁지 않고 되려 미소와 웃음을 자아낸다.

 

자살 여행 버스안에 동행하는 이들가운데 자살을 위해서가 아니라, 죽음을 향해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줄곧 삶의 긍정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인물 소요르넨이 등장한다.

그가 버스여행에 함께 하며 그의 존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집단자살이라는 소재로 "삶의 의미와 희망"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 소설. 많이 웃었고,

그 결말이 너무도 궁금하여...조금도 지루함없이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지난 2009년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에서 박원순 변호사, 도종환 시인을 비롯한 39명의 교사, 교육위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2009 교육 희망 찾기 북유럽 교육 탐방"을 다녀왔다고 한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학교와 관련기관을 탐방하며 느낀 내용들을 보고서, 탐방기의 형태로 기록한 책이다. 핀란드라는 나라의 역사와 사회문화적인 조건들도 상세하게 기록하여 그런 역사적인 배경이 그들의 교육이념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보다 실제적인 내용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전반적인 핀란드 교육핵심가치를 맛보기에는 충분한 듯 하다..(보다 쉽고 구체적으로 핀란드 교육법을 기술한 책을 곧 찾아볼 예정이다)

 

핀란드 교육의 문화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화와 우의를 입는 아이들의 문화"라는 부분이다.

 

"놀이는 아이들만의 세상이며 발달과정의 중심적인 활동이다.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아직 만나보지 못한 세계의 많은 경험들을 스스로 헤쳐나갈 힘을 놀이를 통해 배워나간다고 본다...놀이..

아이들의 작은 발을 따스하게 해주고 험하게 신어도 견뎌내는 질 좋은 장화를 연구해나가는 핀란드인들의 정신이 어린이들의 놀이와 더 나아가 학업 능력을 향상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p57~58

 

 

자립심을 키워주는 유치원교육

학원이 없는 나라

수면 습관을 도와주는 나라...

학습은 경쟁이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는 협력을 강조하는 교육

우수한 학생을 위한 교육이 아닌 낙오자가 없는 교육이 목표가 되는 학교

 

이런 특징들이 핀란드 교육의 전반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탐방에 함께 했던 도종환 시인이 책 서두에 적은 시를 함께 나눈다.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

-도종환-

 

....

폭 빠져서 놀 줄 알아야 집중력이 생긴다고 믿어

몇 시간씩 놀아도 부모가 조용히 해주고

바람과 눈속에서 실컷 놀고 들어와야

차분한 아이가 된다고 믿는 부모들을 보며

배우고 싶은 내용을 자기들이 자유롭게 정하는데로

교실 가득한 생각의 나무를 보며

....

 

아는 걸 다시 배우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배우는게 공부이며

열의의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므로

배워야 할 목표도 책상마다 다르고

아이들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거나 늦으면

학습목표를 개인별로 다시 정하는 나라

변성기가 오기전까지는 시험이 없고

잘했어, 아주 잘했어, 아주아주 잘했어

이 세가지 평가밖에 없는 나라..

 

...

친구는 내가 싸워 이겨야 할 사람이 아니라

서로 협력해서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멘토이고

경쟁은 내가 어제의 나하고 하는 거라고 믿는 나라

나라에서는 뒤처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교육이 해야 할 가장 큰일이라 믿으며

공부하는 시간은 우리 절반도 안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보며

그는 입고리 한쪽이 위로 올라가곤 했다

...

 

...

몇 해 전 한비야가 네이버를 통해 추천한 세권의 책 중 한권이다.

'가슴뛰는 삶' 한비야씨의 마음에 감동을 선사한 책이라면.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피에르 신부의 자전적인 기록'이라는 부제가 적혀있다.

 

프랑스인들이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인'을 선정하는데

피에르 신부가 8년동안 일곱차례나 1위에 올랐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 소외되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기 위해 엠마우스하는 빈민공동체를 설립하여

일생을 살아간 분이다.

 

그에게 있어 "타인"은 최고의 '단순한 기쁨, 충만한 기쁨'이 되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며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페이지 하단을 접어 놓는데...

이 책을 덮고 보니... 책의 1/5쪽은 접혀진듯하다...

(나도 놀랐다..근래 들어 가장 많이 접혀진(?) 책이다^^)

 

 

"신부님께서 제게 돈이든 집이든 일이든 그저 베푸셨더라면 아마도 저는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 것입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방편이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그 후 그는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다. 절망한 자가 구원자가

된 것이다. 엠마우스는 그렇게 생겨났다. p.35

 

가난한 사람들에게 단순한 구제가 아니라..그들 또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섬길 수 있는,

이른바 삶의 이유를 갖게하는 것이 그의 삶이었다.

타인과 공감하는 기쁨,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을 나누는 그 기쁨을 경험하는 것.

 

 

"당신은 그 기쁨의 순간에 사랑한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를 맛본 것입니다.

당신 마음속에서 노래하는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온갖 신학 서적들을

뒤진다 하더라도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가질 수 있겠으나 하나님을 알지는 못할 겁니다.

그런데 형언할 수 없고 말로 다할 수 없는 그 기쁨의 감정 안에서 당신은 하나님을

맛본 것입니다" p92

 

 

이 책에는 피에르 신부의 빈민사역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예배, 기도, 자유, 죄, 죽음과

같은 주제에 대한 그의 해석과 소개도 함께하고 있다. 참 자유는 무엇이며, 죽음의 참된

의미는 무엇인지...

 

 

기도에 관해서 아직 할 얘기가 남아있다. 하나는 봉헌의 개념이고, 하나는 찬양과 관계된

것이다. 매일 아침 잠자리에 일어나면서 나는 나의 하루를 하나님께 봉헌한다...

오늘 내게 무슨일이 닥치건 모든 게 자유의지에 따라 바쳐졌기 때문에 그 무엇도

헛되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p202

 

 

 

 

	사르트르에게 타인이 지옥이라면 피에르 신부에게는 '타인없는 타'야말로 지옥이다. 타인은 내 삶의 '단순한 기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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