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편 '달콤한 나의도시'란 말에 너무도 기대를 해버린 탓일까? 몇일전에 몇장의 책장만 넘기고 덮어버렸다. 오늘 오랫만에 여유있는 휴일이어서.. 다시금 일부러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읽고나서 왜 이제서야... 다시 들게 됐는지 후회가 밀려왔지만..
스물아홉의 주인공 치즈루와 여러가지 캐릭터의 인물들... 거기에 열대어와 회유어라... 참 그표현 딱 떨어지는 것 같다. 읽는 내내 나는 어느 쪽 부류일까 고민하게 했던... 그런데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반드시 두 부류로 구분되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물론 조금은 서로의 양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더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제 스물여덜의 막바지에 이르른 나에게 이 책은 망치로 머리는 내려치는 느낌을 주었다. 나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보다는 그저 세상 사람들에게 적당히 어울리기 위해서 타협하고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치즈루 같이 분명한 정체성과 주위사람들이 부러워 하는 능력도, 직장에서의 인정도 받지 못한 내 지금의 현주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진취적으로 항상 앞서서 살아가는 마사미도 아닌,, 그렇다고 자신을 꾸미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히토미는 더더욱 아닌... 나는 지금 무엇을 이루었는지 참으로 한심스럽고 까마득해진다.
나에게 일과 사랑 두가지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사랑을 선택할 것이다. 나와는 반대인 치즈루를 보면서 나 역시 히토미 처럼 치즈루를 동경하였다.
나도 이제 정신차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무엇을 계기로 하든 조금씩 내 자신을 성숙시켜야 할 것이다. 이제 스물아홉이 되려면 두달 남짓 남았다. 이제 나도 사랑도, 일도, 행복 모두를 가진 멋진 스물아홉의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