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새하얀 시디 자켓을 보자 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저번에 이어 이번에도 또 시디케이스가 깨져서 왔다. 이번에는 좀 정도가 심해서 아예 케이스를 열으면 케이스가 덜렁덜렁하고 옆구리가 깨져있었다.아마도 배송업체에서 상품을 막 다루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시디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만 깨진 시디를 보면 마음이 서글퍼진다.
스티브바라켓의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시디를 들었는데 1트랙부터 뭔가 마음이 맑아지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문득 든 생각이 그냥 정통 피아니스트의 앨범이라기보다 재즈풍도 가미되어 있어 신선했다. 그러다가 분위기가 갑자기 3트랙에서 전환되는데
Autumn In Qubec 이라는 곡이다. 이곡은 너무 서정적이어서 선율을 따라가다보면 좀 쓸쓸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제목이 특이했다. 퀘벡의 가을을 표현한 곡이라는 뜻일까.. 이곡을 들으면서 퀘벡이란 곳의 가을 풍경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또 5트랙에서 재미있는 곡제목을 발견했다. 그 곡은 he is from seoul,She is from Pyongyang 이었다. 무엇을 표현하는 곡일까. 서울남자와 평양여자를 주제를 한 곡일까 .. 외국인 아티스트의 곡에서 seoul 이라는 단어를 발견하니 너무 신기했다. 곡제목을 보고 곡을 들으면서 서울남자와 평양여자의 만남을 상상해보았다. 근데 발랄함보다는 뭔가 애절함이 더 묻어나는 곡인 것 같았다. 그리고 끝에 들려오는 해금?하여튼 현악기의 소리가 더더욱 애절하게 들렸다.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은 마지막에 있는 3곡들이었는데 그 전까지의 분위기가 맑고 흥겨웠다면 이 3곡들은 너무 서정적이서 자기전에 들으면 딱 좋았다. 피아노 하나만으로 표현한 곡들인데 다른 효과없이 피아노만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곡들같았다. 생각해보면 곡의 제목들이 모두 여러나라의 지명과 관련되있다. 스티브 바라켓이 그 곳을 여행하고 그 느낌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지 하나하나의 곡들이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생각하게만들고 궁금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문득 마지막 곡 제목에 UNICEF가 들어가 있는 걸 알았다. 도대체 어떤 면을 담으려고 했을까... 마지막의 피아노 절정부분이 너무 서글프게 다가온다..
정말 말그대로 스티브 바라켓의 음악은 뉴에이지라는 한 장르에 담는 것이 너무나도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운드를 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음반을 한 장르나 한 마디로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 많은 매력을 담고 있는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