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베스트셀러 작가반열에 오른 김난도 샘이 낸 두번째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이번에도 또 청춘시리즈 인가? 했는데 저번책은 대학생이 되는 아이에게 보내는 염려의 편지였다면 이번에는 어른의 문턱에 선 청춘들. 어른아이 같은 청춘들을 위한 격려의 책이다.

 처음이란 것은 모두를 낯설게 만든다. 어른이라는 위치도 그렇다. 학교안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자랐던 아이들이 어느새 울타리 밖으로 나올 때가 되었다. 상황은 어른이어야 하지만 아직 성숙되지 못한 아이들. 처음 발걸음을 내딛으며 낯설음과 방황을 걸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여러 얘기를 들려주며 김난도샘은 우리를 위로해 주고 있다. 때로는 그것이 꼭 희망섞인 말이 아닐지라도 어른의 문턱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이들의 마음을 헤어려 다독거려주는 것 같다. 그런 김난도샘의 정성어린 글들을 읽으며 공감을 하기도 하고 미래를 위한 꿈을 키워보기도 하며 한걸음 한걸음 어른이 되기 위해 발을 내딛는 좋은 시간이었다.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그런 과정이 왜 나에게만 힘들게 느껴지는지 ..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아무렇지 않게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방황하는 것 같은지..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다. 마음이 아직 여린 아이지만 사람들의 인식속에선 성숙된 자아로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보다는 보여지는 내 모습에 더 신경을 썻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제목이 나를 위로하며 다가오는 것 같았다.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아직 넌 멀었어. 몇 번 밖에 흔들리지 않고서 벌써 좌절하는 거니? 네가 어른이 될려면 아직 천번이나 더 남았어.' 하고 나에게 경고하는 듯 했다. 사실 요즘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주위에 어른들을 볼때면 아이일때보다 표정을 더 잃은 채 일 속에서 갇혀 지내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는 나도 그러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어른이 되지 않은 이가 어디있으랴. 다 흔들리는 과정속에서 깨닫고 깨달아 성장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어른이 되면.. 나이가 들면 .. 좀 더 소극적이 된다고 누가 나한테 그런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꺼려하고 주위 사람들만 보게 되고 새로운 상황을 더 두려워 한다고... 나는 그러지 않아야지 그러지 않아야지...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꼭 어른이어서가 아니라 여러 경험을 겪는 과정에서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최근에 일을 하고 돈을 벌면서 고민이 생겼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지.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버는지. 쉽게 말해 돈을 쫓아야 하는지 나를 위한 일을 쫓아야 하는지다. 내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이라도 보수가 적으면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면 일을 했을 때 결과물이란 돈만 남고 돈을 벌기 위했던 시간들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나를 성장시키는 일을 하자 이다. 일을 고를 때 기준이 이 일이 과연 나를 성장시키고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일인지. 아닌지. .

 지금하는 일은 안정을 주지만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힘들수도 있다. 그 안에서 다치고 깨져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춘이란 무엇인가. 난도샘의 말대로 흔들리는 과정 아닌가. 그 흔들림이 나중엔 나에게 꼭 빛과 거름이 되어 나를 꽃피울 수 있길 바래본다.

이 책은 매슈와 무고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고 있다. 그둘의 처지는 너무 다르다. 매슈는 백인이고 무고는 매슈의 집에서 일을 하는 흑인이다. 그 두 어린아이들의 시선으로써 그 시대적상황과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시대는 케냐의 1951년 11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때는 백인들이 아프리카의 땅을 침략해 집권하고 있을 때이고 그 반대세력인 마우마우와 대치하고 있을 때였다. 매슈와 무고는 그 시대에서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어느 아이들이었다. 매슈 는 주인이었지만 무고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서로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그 둘한테는 그 둘을 갈라놓는 영향적인 인물이 있었다. 매슈네 집안에는 랜스, 무고에게는 마우마우인 형이 있었다. 비교적 백인과 흑인이지만 서로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면서 생활하던 매슈네 집에서는 그 인물의 등장으로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이런저런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예기치않게 서로에게 의심을 품고있었지만 서로를 의지하던 둘의 집안은 하나의 사건으로 일단락된다.

 랜스와의 일때문에 매슈가 불을 지펴 옥수수밭을 태웠을 때 매슈네는 무고네를 의심하게 되고 무고네는 랜스네 아빠인 프랭크에게 끌려가게 된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했던 점이 이 시대적 상황을 두 아이들의 눈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최근에 본영화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은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집권하던 시대였다. 그 시대를 아무것도 모르는 두 아이의 눈으로 그려냈다. 아빠가 장교인 아이와 유대인 수용소에 갇혀있던 아이는 우연히 철조망 사이를 두고 친해진다. 서로에겐 우정이 쌓인다. 하지만 어른들이 왜 이런 전쟁을 일으키는지 서로를 나쁘다고 얘기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 어린아이의 눈에는 그저 그들이 자신과 같은 똑같은 친구일 뿐이었다. 둘의 우정을 보면서 너무 눈물이 났는데 이 책을 보면서도 그 영화가 생각나면서 눈물이 찡해졌다.

 

 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사상을 주입시키고 편을 나누는지..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이해해야 한다. 아이들에겐 잘못이 없다. 그저 그 시대를 잘못 태어났을 뿐이다. 어른들의 이기심은 아이들을 서로 경계하게 만들고 편을 나누게 만든다. 우정조차 갈라놓게 만든다. 매슈는 왜 무고가 끌려가야하는지 왜 무고와 자신은 다른지 알지 못한다.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라고 교육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은 어른들의 이기심에 물든 전쟁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지막에 매슈가 무고를 주려고 비스켓을 허겁지겁 싸와서 사과하려 했지만 그것마저 무산되면서 매슈가 한말이 기억에 남는다.

 

p.203 ' 지금 이해할 수 없는데, 나중에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게 될까?' -매슈

 

p.205 ' 그들도 사람이고 우리도 사람이다. ' -무고

 

이 아이들의 외침이 그 역사속에서 울려대는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캥거루 케어'라는 책제목이 참 인상깊었다. 캥거루케어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 궁금증을 품으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

캥거루케어는 말그대로 캥거루가 아기캥거루를 품듯이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을 엄마가 아기캥거루를 품듯이 품어주는 것을 말한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은 모든면에서 불안전한 상태다 그래서 엄마 자궁의 역활을 인큐베이터가 하게 되는데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큐베이터 숫자도 많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데 캥거루 케어로 엄마가 직접 아이를 돌보게 되면 인큐베이터를 쓰지 않아도 미숙아들이 엄마 자궁과 같은 환경속에서 살아갈 수가 있다고 한다.

오히려 엄마가 직접 아이를 살갗에 대고 안아줌으로써 엄마의 체온과 심장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은 더 안정감을 느끼도 엄마도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 책임감이 강해진다고 한다. 이 캥거루 케어는 아빠들도 참여할 수 있는데 어떤 아빠는 직접 캥거루케어에 참여했다가 아이에 대한 정과 집착에 아이를 누구에게도 맡기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만큼 캥거루 케어는 개발도상국에서 인큐베이터를 대체할 의료기술이 아닌 엄마와 아이간의 상호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인큐베이터안에서 접하는 여러가지 소음과 고독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엄마 품에 안겨 친근한 심장소리를 듣는게 아이한테도 더 도움이 되 질병 발생률도 낮출 수 있다고 하니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캥거루케어라는 방법이 꼭 개발도상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도입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병원현실에서 아이를 낳았을 경우 아이들은 태어나자 마자 환한빛, 여러소음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갑자기 편안한 엄마자궁속을 벗어난 아이들은 불안함을 느낀다. 그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곁에 가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선 아이들을 엄마와 떨어트려놓게 한다. 엄마한테도 그 시기에 아이에 대한 집착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시기인데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떼어놓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익숙했던 엄마의 살갗, 심장소리, 품속 만큼이나 아이에게 좋은 게 무엇이 있겠는가. 엄마가 아이를 품어주는 것만큼 태어나면서 느꼈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줄여덜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캥거루케어를 하는 엄마들의 사진들은 참 감동적이었다. 때론 힘들고 지칠수도 있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하나로 아이와 하루종일 함께 하고 있는 엄마들은 참으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사람과 사람간의 사이에 스킨쉽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예전에 있었던 프리허그처럼 한번의 껴안음의 위로를 받고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은 또다른 생명을 얻으니 사람을 살리는 힘은 스킨쉽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