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밥도 적당하니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은 글입니다.

아이가 처음부터 악동인 아이는 아마 아무도 없겠지요?

버스터도 그랬으리라 생각됩니다.

친구들과 지내는 법을 몰랐을 뿐 마음이 악해서 악동이 된 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울리는 법을 모르고 친구들을 괴롭히기만 하니 친구들이 곁에 없고 그러니 자연스레 학교에서는 외톨이가 되고 관심 받으려는 심리인지는 몰라도 더 가까이 가려는 마음으로 또 친구들을 괴롭히고 점점 더 혼자가 되고...그런 악순환이 계속 되다 보니 자연스레 악동이 되었겠지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친구들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버스터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많은 강아지 친구들을 사귀고 잘 다룰 줄 알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레 자신감도 생기고 사귀는 법이나 사회성도 스스로 터득하게 되지 않않나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의 잣대로 말썽꾸러기 아이들에게 악동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되는 그 순간부터 절대 나아질 것 같지 않는 악동 취급을 하는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 기회도 되었네요.

버스터가 여자 아이들에게 못된 말도 하고 물감을 뿌려대고 한달동안 신은 양말을 집어 던져도 저는 왠지 그 모습이 측은하게 생각되었어요.

그런데 그런 악동인 버스터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만난 강아지들( 다양한 종이 소개되기도 하네요...)덕에 더욱 밝아지고 긍정적인 마음이 된 것 같아 저도 안심이 되더군요.

저희 아이들은 매년 소원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입니다.

제 게으름과 막연한 두려움에서 강아지는 아직 키우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버스터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 것처럼 아이들 정서에 강아지와 함께 하는 생활이 나쁘지 않겠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처럼 도둑을 잡는 공을 세울 수도 있고 말이죠.

저희 아이들 어릴 때 읽던 17권짜리 곰돌이 푸 이야기 시리즈가 있는데 지금 고학년이 되었음에도 그 시리즈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푸의 이야기들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 가운데 나름대로의 교훈과 위트를 느낄 수 있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 동안 디즈니 사의 그림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렇게 고전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삽화로 만나니 새롭고 개인적으로 저는 더 좋았습니다.

삽화도 현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고 더욱 잔잔하니 귀여운 친구들의 모습입니다.

그림도 글도 모두 원작자의 의도나 스타일을 고려해서 최대한 살려 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었고요.

고전은 접해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의 표지만 봐도 너무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나더라고요.

책은 크리스토퍼 로빈의 집에서 본 숲의 전경으로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시리즈도 이렇게 시작해서 인지 아이들도 너무 반가워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학교에 갔던 크리스토퍼 로빈이 다시 숲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숲 속 친구들 모두 한껏 들떠서 파티를 준비합니다.

읽다 보니 캐릭터들이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어서 제 마음이 더 설레고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여유로운 푸도 좋지만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바로 피글렛이거든요.

엉뚱하면서 그 순수함이 너무 좋아서요.

피글렛의 말투를 읽으니 영화에서 본 그 목소리마저 들리는 듯 했습니다.

글밥이 좀 많은 편인 책이지만 아끼면서 조금씩 조금씩 딸과 같이 읽어 내려간 책입니다.

스펙타클하고 긴장감 넘치는 사건은 없지만 숲 속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상이, 여유로운 그들의 생각이 참 마음 편하게 해 주는 책 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잘 읽지 않는 영역의 책이 바로 위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뛰어난 능력들이 너무 먼나라 이야기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건지 교훈을 주려는 뻔한 의도가 보여서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 책은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 만화이다 보니 거부감 없이 잘 읽었습니다.

반복해서 읽는 아이들을 보니 이 시리즈를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이번 편은 손정의라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생소한 이름이었는데 읽다 보니 미디어에서 접해 본 기억이 서서히 나더라고요.

아이들은 처음 접한 인물이었는데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더욱 호기심을 보이며 읽었습니다.

아이들이 얼마 전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에 한동안 관심을 많이 보였었는데 우리 나라 사람도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기회여서 저도 뿌듯했습니다.

손정의는 어린 나이라면 어린 나이인데 10대에 이미 꿈을 가지고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20대에 일본 소프트 뱅크를 세우면서 그 꿈에 한 발 다가서는 모습이 범상치 않아 보이기도 했지만 역시 꿈을 가진 사람의 노력은 이렇게 빛을 발하는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조센징이라며 차별과 냉대를 받았으면서도 자신을 성장시킨 나라에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엄청난 기부를 하는 모습도 참 아름다워 보였고요.

일본 젊은이들이 손정의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고 하니 자랑스러움도 생기네요.

이 책을 통해 손정의라는 분의 비범함만을 바라보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가지고 인생을 스스로 계획해 나가는 그런 모습을 본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