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의 여행 사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마디로 유혹이었다.
이렇게 건강하면서 밝은 그리고 재미있는 책은 근래에 와서는 처음이다.

나 자신이 지금 자전거 페달을 밟고 쿠바의 시골구석을 여행하면서 사탕수수 음료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의 표정은 보기에도 정말 좋았다.

쿠바의 하늘만큼이나 깨끗하고 상쾌한 글쓴이의 관점을 엿보면서 느끼는 것만큼 볼 수 있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해 보았다.

 

기행문의 2/3를 차지하는 쿠바 사람들의 사진은 한 장 한 장이 작품이었다. 그리고 쿠바 사람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잘 생겼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다들 배는 좀 나온 것 같다.)

언젠가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쿠바 야구선수들은 그렇게 잘 생긴 얼굴은 아니었는데.......라는 생각도 하면서

 

글쓴이가 쿠바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감개무량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감개무량했다.

그 유명한 ‘ 체 게바라’ 이야기‘ 보다 나에게는 시골사람들의 정직한 얼굴이나 아이들의 머루알같은 눈이 훨씬 마음에 와 닿았다.

 

쿠바의 어린이들의 표정은 부유한 나라의 어린이들보다 훨씬 밝다고 느껴본다. 아프리카와 쿠바의 만남이 있는 현장, 마음이 부요한 사람들의 이야기, 꼼빠르샤 카니발의 이야기등 책을 읽으면서 건강하고 잘 생긴 남미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행복했다.

마르틴 루터의 기도

 

‘마르틴 루터의 기도’를 읽으면서 말 그대로 소박하고 깨끗한 그의 마음을 쉽게 느낄 수가 있었다.

우리 마음이 소박하고 깨끗하다면 옳고 그름의 경계선과 그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자신의 모습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회는 개혁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제목은 ‘교회는 개혁을 필요로 한다“ 이다.

그의 기도 중에 한 부분을 발췌하여 보면

 

주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 바로의 손에서 구원하시고, 반석에서 나온 물로 축여 주시며 홍해와 광야와 요르단을 지나게 하셨지만....이 사실이 지금의 제 자신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주께서 노아에게 놀랍고도 큰 이적을 베풀어 주셨지만 이 사실 또한 지금의 제 자신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주께서 베드로에게 바다 위를 걸으라 하시고 문둥병자에게 명령하사 그 몸을 제사장에게 모이라 하셨지만 이 사실 역시 지금의 제 자신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님을 불러 아뢰며 저와 상관있는 말씀과 이적으로 주님을 붙잡사오니

 

‘주여, 주께서 주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 저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라는 말씀이 그러합니다.

이 말씀이야 말로 저와 상관이 있으며 하늘에 널리 울러 퍼집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를 구원해 준 것을 단순하게 믿고 감사하는 삶이 우리와 상관있으며, 큰 이적들은 우리와 별 상관이 없다고 고백하는 마틴루터의 마음에서 종교의 본질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만나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예수님을 만나서 큰 이적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한다.

다 필요한 이야기 이지만 ‘보혈을 통해 나를 구원해 준’ 그 확신이 오늘 우리 사회에 더욱더 필요하지 않을까를 생각해 본다.

 

고려인들의 이야기 를 읽고

 

그 추운 지방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고려인의 고통을 우리 정부가 아직까지 외면하고 있고,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우리들이 모른 채 하고 있는 그들의 아픈 이야기들을 대한민국의 젊은 선교사가 따뜻한 시선으로 전해 주고 있다.

 

 

“우리 고려인들은 호수 물을 끌어와 흙을 빨았지비. 몇날 며칠을 흙을 빨아서 소금기를 없애고 그 위에 농사를 지었지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날씨만큼이나 잔혹한 고통을 이겨낸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추운 날씨, 그러나 맑고 따스한 마음들

차가운 거리, 그러나 교회를 중심으로 찾아드는 마음들

 

이 책을 읽으면서

길에서 가끔씩 만났던 외국의 젊은 선교사가 떠올랐다.

19C말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good news를 전해주었던 그 선교사들.

역설적으로 그들의 헌신을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느낄 수가 있었다.

 

 

개인적 아픔과 역사의 상처까지 치유하고 있는 젊은 선교사의 선한 마음을 읽으면서

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해 보았다.

또한 우리가 아니 나 자신이 갚아야 할 빚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