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아이 갖기 전 혼자 유럽을 다녀왔다. 파리에 가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내가 미술에 대해 공부를 좀 해서 감상을 할 수 있을 때 다시 오자는 취지였다. 미술에 관해 모르지만 미술관 관람을 좋아한다. 도슨트를 들을 수 있으면 최대한 들을려고 한다. 작품에 대해 알고나선 '감상'이 되고 모른 채론 그냥 '구경'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90일 밤의 미술관>을 통해 루브르 박물관 내 작품 투어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 네 명이 공저자로 쓴 이 책 목차는 리슐리외관 쉴리관 드농관으로 나누어 실제 작품들을 소개해준다.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 취득을 위해서는 대학에서 공인 가이드 과정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거나, 경력을 바탕으로 습득한 자기만의 가이드 노하우와 역사, 예술사 등의 지식을 함축하여 논문을 제출하고 심사를 통해 제출하는 방법이 있다.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알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현재 약 60만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약 3만 5000점의 작품을 일정 기간 교대로 전시하고 있다. 작품 한 점을 1분씩만 보아도 2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리다보니 아무래도 인지도를 따라 방문객들은 발길을 향한다.
루브르 박물관은 리슐리외관, 쉴리관, 드농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세 관의 이름은 현재 루브르 박물관이 존재할 수 있도록 노력한 인물들의 이름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은 많은 사람이 읽고 법률적인 본보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일상어에 가까운 언어로 만들어졌다.
캉탱 메치스의 <대금업자와 그의 아내91>는 남편과 아내를 어둠과 밝음으로 대비함으로써 죽음을 맞이 한 후엔 세상의 모든 물질적인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오직 믿고 의지해야 할 세상의 진리는 종교라는 것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림은 수많은 기호학과 상징학을 바탕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꼭 그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상상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의미가 담긴 작품이 될 수 있다.
매우 유명한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여전히 여인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더 신비스러움을 자아내는 것 같다. 다빈치가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었던 걸 보면 아마 매우 아끼던 여인임은 확실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신비스러운 그림을 보기 위해 루부르 박물관을 찾는다. 아마 가까이에서 보긴 쉽지 않을 거다. 다빈치의 의도는 확실히 먹혔던 것 같다.
렘프란트는 화가로서 정점까지 올라갔으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죽기 전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그의 그림을 감상하기 전에 그의 삶을 들여다보자. 그가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라 두껍지만 재미있어서 자꾸 집어 들게 된다. 작품마다 해설이 되어 있으니 끊어 읽어도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혼자 가서 파리에서 무서웠던 기억이 더 크게 남아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루브르 박물관에 가고 싶다. 그 넓은 박물관 중앙에 홀로 서서 한 손엔 팜플렛 한 손엔 오디오를 들고 있는 나를 상상한다. 작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작품 해설 끝에 가이드 노트는 단순한 미술사 지식 습득에서 벗어나 상상거리도 제공해준다.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