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를 맞기 전에 두려움에 떨며 울던 아이가 바늘로 찔리는 주사가 아니라 입에 사탕을 넣어주는 것이라면 울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죽음의 순간은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가장 달콤한 사탕을 입에 무는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몸은 울면서 태어나서 웃으면서 죽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을지 모릅니다.
죽음의 경험은 남길 수 없기에 죽음이 더 두렵게 다가온다. 암에 걸렸다는 소리가 두려운 이유는 죽음 때문일 거다. 암=죽음 으로 귀결되는 결과가 두렵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후대를 위해 흔적을 남기지 않고 한 줌의 재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당사자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장묘 방식을 깊이 고민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죽음 후 일주일, 일 년 그리고 100년 후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걱정과 염려는 괜한 기우가 될 것입니다.
운전을 하면서 지나가다보면 많은 묘를 발견하게 된다. 더 이상 공간이 없어 요즘은 화장을 하는 추세라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묘를 보면서 어떻게 관리를 하나 싶었는데 연고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10년 이상 관리비가 연체되어 무연분묘로 분류되는 분묘가 20퍼센트를 넘고 있고 화장 후 봉안 시설 안치의 경우에도 10년 단위의 봉안 기간 만료 후 1년 이내에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무연고 유골이 늘어난다고 하니 후대에 맡길 것이 아니라 내가 죽기 전에 스스로가 죽고나서의 계획을 세워놓는다면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연명 의료 결정법은 그 목적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듯 더 나은 죽음, 마지막까지 존엄을 지키면서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웰다잉으로 마무리될 때 진정한 웰빙이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죽음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여러 기계에 둘러싸여 기계에 목숨을 의지하다 병원에서 죽는 것을 선호할까, 편안하게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걸 선호할까. 다들 집에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준비되지 않고서는 바라는 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죽기 전까지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다 죽을 수 있도록 가정 호스피스가 보편화가 되어야한다. 안락사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한국에선 보수적이다. 일부로 존엄사를 위해 스위스로 건너가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에서 죽지 못하고 타국에서 외롭게 죽어야 한다는 사실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잘 죽는 것이 중요하다. 휴게소 화장실에만 가도 '머물다 간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돼'라고 하지 않는가. 잠시 세상에 머물다 흔적을 남기고 떠나는 길, 마지막까지 자신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해야한다. 죽음에 순서 없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죽음을 미리 대비하고 살아간다면 현재 살고 있는 삶도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고 나중에 죽음을 맞이하였을 때 남겨진 사랑하는 가족들이 덜 힘들도록 도와줄 수 있다.
죽음은 아름다운 걸로 미화하는 책이 아니다.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제목처럼 현실적으로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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