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블로그 탐험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작가 밤삼킨별 김효정님. 밤삼킨별님의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사진, 그녀의 글, 그녀가 살아가는 삶을 소소하게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홍대 골목에 마켓 밤삼킨별 카페를 차려 카페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녀의 두딸에게 공간을, 음악, 미술 등 소통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서울에 가게 된다면 꼭! 기필코! 마켓 밤삼킨별을 가겠노라고 다짐하던 찰나, 그녀의 에세이가 출판되어 바로 읽게 되었다.
여자, 공간, 공감을 엮어 낸 그녀의 에세이. 지금 마켓 밤삼킨별이 탄생한 과정이 그려진다.
그녀는 어릴적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자기방 하나 갖길 바랬던 꿈이 있었다. 어느날 자기만의 공간이 생겼고, 그 공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이야기, 세상에 나와 그 공간을 타인에게 공유하고자 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어쩜 이리도 내가 공감하고하는 부분이 많던지, 반가웠다.
나도 어릴적 가족들 모두 한방에 같이 자고 했었는데, 10살되던 해,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작지만 아기자기한 나의 방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책상, 나의 침대, 나의 옷장 등 오로지 그 방에서 나만의 공간으로 나만의 삶을 무한정 펼칠수있는 공간말이다. 그 공간에서 지금까지 십년 넘게 작고 큰 일들이 지나갔다. 때로는 혼자 이불속에서 울기도 했고, 침대위에 누워 가만히 있기도 해보고, 오랫동안 누군가와 통화도 하고, 때로는 다이어리를 정리하거나 감성에 젖어 새벽까지 라디오를 듣다 책을 읽는 내 모습이 그려지면서 여가생활을 즐기고, 나름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 같아 어깨가 들썩거리기도 했다(물론 스스로의 만족이다).
여자란 것도, 공간에 대한 좋은 추억들을 갖고 그것을 세상밖에 또다른 공간에 그대로 가져온 그녀가 부럽기까지하다.
어떻게보면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은 자기만 아는 비밀공간에 고이 간직하고 싶겠지만, 그것을 그대로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을 보고, 나름 그런 매력이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함께 나누고, 함께 공유하는.
나도 나만의 공간도 좋지만 마켓 밤삼킨별 처럼 그런 아기자기하고, 사람들이 편히 오고갈수있게 인테리어 된 그런 공간을 가지고 싶으면서 그런공간에 놀러가고싶다. 세상살아가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울까.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과 차한잔 하거나 맛있는 식사를 두고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그런 시간만 있다면 정말 행복한 것이 아닐까. 물론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나도 작은 내방을 가장 좋아한다. 누구에게 방해받지고, 신경쓰지도 않아서 내멋대로, 내맘대로 행동할 수 있는.
나 스스로 솔직해지는 꾸미지 않아도 되는 내방. 이 공간은 누구에게 공유하지는 못하겠지만 생각만해도 편안해지는 내공간.
추운 겨울날, 따스한 봄빛처럼 다가온 그녀 밤삼킨별 김효정님의 에세이.
그녀가 직접 찍은 사진이 첨부된 2013년 탁상달력과 함께 선물되어 온 것 같아 더욱더 행복하다.
이 책은 내 머리맡에 두고 다시 보고 싶은 책이다. 그녀의 추억이지만 뭔가 나랑 닮아 보이는 이야기.
책을 덮은 지금도 내 어릴적, 아름다운 추억 한장 마음속에 찍어본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있게해준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야겠다. 어디서 힘들어할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