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정말 별나, 특히 루퍼스는.. 이라는 책은 노벨문학상으로도 유명한 도리스레싱이 쓴 고양이에 관한 소설이다.
근데.. 이게 소설이 맞을까?
난 왠지 한편의 에세이집같은 느낌을 너무나도 많이 받았다. 책을 처음에 펼칠때부터, 마지막장을 넘길때까지..
이 책은 주인공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집안에서 자랐는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하나도 밝히지 않는다.
그들의 집이 어떻게 생기고, 어디에 위치해 있고, 그 주변에 무엇이 있는데 하나도 밝혀주지 않는다.
단지 고양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들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말해준다.
단순히 그들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거 하나만으로도
작가는 너무나 많은것을 알아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알아낸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대하는 태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수도 있다.
"어쩜 그렇게 이쁜 고양이에게 그런 몹쓸짓을!!" 이라면서.. 하지만 그곳에서의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임이다.
사실 난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을 때까지 그냥 고양이의 하나하나 행동에 대해 너무나 좋아라 하고 재미있어 하면서 봤다.
하지만 ".............................하아.."라고 한숨을 쉬게 만드는 마지막 문단을 보게 되었다.
고양이들을 알게 되고 일생을 고양이들을 지켜보며 살고난 후
남은 것은 인간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슬픔의 앙금들이다.
이 앙금들은 고양이들의 무력함에 대한 아픈 연민과
우리 모두가 저지른 것에 대한 죄의식이 함께 뒤섞여서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