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장편소설, 토우의 집
여기는 어느 동네 서민들이 사는 곳인 것 같다.
거기가 어디가 되었던,,, 행복과 희망과 꿈을 품고 시작했을법한
인생의 파도가 치는 곳이였다.
그곳은 삼악산이 둘러 싸고 있는 북쪽은 경사가 가파르고
남쪽은 경사도가 완만한, 서민들이 사는 곳,,, 삼악동 그곳...
그곳을 사람들은 삼벌레고개라고 불렀다.
화창한 오월의 첫째 일요일,,,, 우물집 바깥채의 방에 새식구가
이사오기로 한날, 순분의 작은 아들 은철은 새 식구들이 누군지를
기대하며 마중나가 있었다.
삼벌레 고개는 풍족한 것들이 많았다.
거지, 장애인, 노인, 깡패, 흉터, 동전, 벌레에 물린자국, 철지난 옷따위...
그곳은 그렇게 정감 깊은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동네이기도 했다.
새댁이 이사를 왔다.
그녀의 딸 원이와 주인집 둘째 아들은 금새 친해졌다.
동갑내기 일곱살,,, 그들만의 스파이 놀이가 시작된다.
언니가 보던 만화책에서 몰래 훔쳐배운 말,,,
'스파이'라는 단어를 꼭 한번 사용해 보고 싶었기에
둘은 그렇게 스파이 놀이를 시작해 본다.
그 놀이를 통해, 이 동네 사람들과 이 동네 주민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묘사해 가며 알게 되는 <토우의 집>이기도 하다.
권여선 장편소설은 말한다....
토우의 집을 통해, 숨겨진 서민들의 고통을...
하지만 난 그런 고통들이 오히려 정겹기만 하다.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우리 부모님을 보는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토우의 집 속에서 커다란 고통들을 덮어 줄 것 같은
엄청난 게움질로 토우가 쏟아져 묵묵히 아픔을 덮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두 귀여운 꼬마의 스파이 작전은 오래 실행되지는 못한다.
책의 절반쯤 읽어 내려 갔을 때, 또다른 사건에 직면해
은철이의 마음에 큰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새댁의 비밀이 하나 둘 씩 벗겨진다.
새댁의 고통은 어미로서의 모성애를 끝까지 내 세우며
자식들을 보호하려고 한다.
내가 나를 통제 못하는 어떤 상황에서도, 문득 들어오는 정신을 차릴 경우에
그녀는 한시도 흔들림없이 자식을 선택하는 모습은 언제나
엄마의 마음은 한결같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녀는 참 똑똑한 여자였다.
어떤 이유에서 학교선생님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고,
자존심 강한 그녀는 돈앞에서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잘 사는 시아주버니를 찾아가 엄포처럼 나에게 돈을 대주라고 하지만
그녀의 자존심은 갈갈이 찢어지는 고통을
비오는 날 공중화장실에서 갈기갈기 흩날리고 있기도 했다.
비오는날 공중화장실의 엄청난 냄새 안에서 그녀는 돈봉투를 속바지 주머니에
감추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연기 잘 한 딸 아이의 손을 아무렇지도 않는 듯
잡고 내리는 비를 오롯이 맞으며 삶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딸은 알고 있었다, 엄마의 고통을,,,,
그런 엄마의 마지막을 알기에,,,, 그 딸도 엄마의 고통의 무게를 덤덤히 받아들이려 한다.
권여선 장편소설, 토우의 집,,,,
엄청난 고통을 커다란 토우가 덮어주어 편안할 것만 같지만
토우가 만들어 낸 엄청난 어둠은 또 세대에게 되물림되어
아이의 눈을 통해 아프게 전해지고 있다.
어린 딸 원이를 통해....
나는 그래도 토우의 집이 정겹다,,,
그런 아픔의 성장을 통해 나도 그렇게 자라났고,
원이도 씩씩하게 자라날 게 분명했기에...
새댁의 아픔을 통해 어려운 시절의 힘겨움이 다시한번 되살아 나기도 했다.
토우의 집, 권여선 장편소설,,,,
한고비를 넘겨 희망이 찾아올 것 같은 책...
그녀의 당찬 글 맛이 정겨운 책이다....
권여선장편소설,
토우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