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 얇고 가볍기까지 한 시집 한 권쯤 가방 속, 책상 위 어디든 손 뻗으면 닫을 곳에 두고 오고가며 짬날 때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거기에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또 한 권의 청소년시집을 만나게 되었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크고 작은 감정을 가볍게 재치있는 말로 풀어쓴 <신발 멀리 차기>는 창비 청소년 시선37권으로 세상에 나왔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기도 한 시인의 생생한 시선으로 청소년기 아이들이 느끼는 다양한 경험을 시를 통해 풀어냈다. 박상률 시인의 서평처럼 아이들의 이야기를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어른들과 사회의 문제와 연관지어 풀어낸 시인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며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며 읽었다. 이 가을이 지나기 전에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아이들을 더 많이 바라봐야되겠다.

 

내가 청소년 시절에는 '청소년문학'이라는 말이 따로 없었다. 당연히 청소년 소설, 청소년 시집도 따로 없었고. 요즘 아이들이 참 부럽다.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이해해주는 다양한 책들이 많다. 독서를 즐겨하지 않는 아이들도 이런 책을 잠깐 소개해주고 권해주면 대부분 즐겁게 읽고 또 다른 책을 추천해달라고 찾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시리즈를 만들어 청소년문학을 출판해주는 출판사에게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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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마음>은 창비청소년시선 36번째 작품이자 시인 이병일의 첫번째 청소년 시집이다. 작가의 자서전처럼 읽히는 이 책은 세대를 뛰어넘어 사춘기 시절을 경험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와 사람들에 대한 관심어린 예민한 시선으로 쓰여진 한 편 한 편을 읽으며 시 읽는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재미 한인 변호사이자 영화 감독이 쓴 디아스포라 이야기.

N개의 수식어로 살아가는 그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우연히 휴가차 방문한 쿠바에서 한인들을 만났고, 그날을 계기로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를 제작하게 된다. 세계 각지에서 저마다의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한인들을 알리고 기억하기 위한, 결국은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기 위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