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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고마운 멘토에게

누구나 멘토(mentor)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대학시절 학교에서 교수님, 동문 혹은 그 분야의 저명한 분을 재학생과 연결시켜 재학생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처음 멘토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멘토라는 단어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이름이라고 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 참가하게 되자 연장자인 멘토르에게 집안 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부탁하였으며, 멘토르는 이 부탁을 들어주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20년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장성한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섰는데, 이때 오디세우스의 수호신 아테나는 멘토르의 모습으로 텔레마코스에게 나타나 조언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때부터 멘토르는 충실하고 현명한 조언자 또는 스승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어렸을 적 <헬렌켈러>의 자서전을 읽은적이 있다. 헬렌 켈러는 19개월에 큰 열병을 앓은 뒤, 귀도 들리지 않고 눈도 보이지 않으며 말도 할 수 없는 삼중고의 장애를 가진 아이였다. 삼중고의 장애를 가진 헬렌 켈러가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설리번 선생님이 있었다. 설리번의 본명은 앤 설리번 메이시(Anne Sullivan Macy)이며 애칭인 애니 설리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려서 장님이나 다름없던 앤 설리번은 1886년 보스턴에 있는 퍼킨스 맹아학원을 졸업하고, 그 다음해 어릴 때의 병으로 시력과 청력을 잃어버린 6살의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로 일하게 되었다. 설리번 선생은 인내와 창의력을 발휘하고 수화용 알파벳을 사용하여 삼중고의 헬렌켈러에게 1개월 만에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었다. 설리번 선생의 도움으로 헬렌 켈러는 완전한 어휘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헬렌 켈러의 천재성을 발전시켜 1900년에 하버드대학교 래드클리프 칼리지에 입학을 할수 있게 도와주었다. 설리번선생은 헬렌켈러와 함께 래드클리프 대학에 다니면서, 1904년 켈러가 졸업할 때까지 그녀를 위해 책을 읽어주고 손에 강의 내용을 써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헬렌켈러는 세계최초의 대학교육을 받은 맹농아자로서 1904년 우등생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만약 헬렌 컬러가 자신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키워준 설리번 선생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헬렌 켈러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발전 시켜준 설리번 선생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헬렌 켈러처럼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주고 인내심을 가지고 키워줄 수 있는 인생의 멘토를 만난다는 것을 정말 축복 받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신마비의 심리학자 대니얼 고틀립은 미국인이 좋아하는 심리학자이다. 대니얼은 자신의 첫번째 손자 샘이 태어났을때 전신마비에서 오는 합병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우려하여 손자 샘을 위해 삶의 지혜를 나눠주기 위한 편지를 쓰기로 한다. 샘이 언젠가 그 편지들을 읽고 자신이 평생 동안 겪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들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기대가 한번에 무너지는 일이 일어났다. 채 두 돌도 지나지 않은 샘이 자폐증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자신처럼 남들과 ‘다르게’ 보여지는 장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손자 샘이 앞으로 겪게 될 어려움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가 평생을 바쳐 공부한 모든 것, 그가 온몸으로 겪은 모든 것, 심리치료사로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보며 깨달은 모든 것을 담은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이 편지가 모여 만들어진 책이 바로 <샘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헬렌켈러에게 설리번 선생이 있었다면 샘에게는 대니얼 할아버지가 인생의 멘토가 되어 준 것이다. 샘은 비록 자폐 판정을 받았지만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멘토가 되어주길 자청한 할아버지 덕분에 평생의 지혜가 담긴 편지를 선물받았으니 누구보다 축복받은 아이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의 멘토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대학시절 교수님이 될 수도 있으며, 회사에서 처음으로 나에게 사회생활을 알려준 사수가 될 수도 있다. 부모님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 형제나 자매 등 내 인생의 현명한 조언자라면 누구나 인생의 멘토라 말할 수 있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이번 스승의 날에는 꼭 한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