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고양이들이 펼쳐나가는 판타지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 『Warriors 전사들』, 시즌 1, 이제 다섯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제목은 「위험한 길」이다.

 

무엇보다 앞 권에서 모든 음모의 원흉이었던 타이거클로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며 충격을 안겨줬었기에 과연 그 다음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했다. 천둥족에서 쫓겨났던 타이거클로가 놀랍게도 그림자족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어 타이거스타란 이름으로 천둥족 앞에 등장했다. 과연 이렇게 등장한 타이거스타는 여전히 천둥족에 위해를 가하는 존재가 될까?(물론, 당연하게도 그런 존재일 것이라 전재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타이거스타를 바라보게 되지만 말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끊임없이 문제의 한 축을 이루는 건 바로 천둥족 지도자인 블루스타의 변해버린 모습이다. 4권에서도 이렇게 나약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지만, 이번 책에선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한없이 나약해졌고, 때론 분별력을 잃어 희미해져버린 모습, 무엇보다 별족의 존재를 인정치 않는 모습 등이 천둥족을 이끌어가기에 부족함이 있다. 이런 모습으로 인해 부지도자가 된 파이어하트 어깨는 더욱 무겁기만 하다(물론 지도자가 된다는 건 그 무게를 감당해야만 하는 자리지만 말이다.).

 

이젠 어엿한 지도자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된 파이어하트. 그럼에도 여전히 그가 해쳐나가야 할 문제들은 산적하다. 이번 책에서 무엇보다 큰 문제는 숲에 닥친 알 수 없는 위험이다. 물론, 독자는 이 위험이 개들 무리로 인한 것임을 책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알게 되지만, 소설 속 파이어하트와 천둥족들은 알지 못한다. 과연 이 엄청난 위험은 어떤 모습으로 천둥 족 앞으로 다가올 것이며, 그 위기 앞에 천둥족은 어떻게 해쳐나가게 될까? 여기에 다시 등장한 타이거스타는 어떤 역할을 할까? 참 묘한 것은 독자들은 천둥족에 닥칠 가장 큰 위기가 개들 무리로 인한 것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긴장감을 끝까지 갖게 된다는 점이야말로 저자들의 필력을 물씬 느끼게 해준다.

 

이번 이야기 역시 한번 책을 잡는 순간 놓지 못하고 계속하여 읽게 된다. 묘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힘, 이 힘이야말로 『Warriors 전사들』 시리즈가 갖고 있는 강점이 아닐까 싶다. 이제 시즌 1의 마지막 책이 출간되길 기다려본다. 파이어하트의 지도력의 정점을 기대하며 말이다.

 

 

딱히 건강한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특별한 문제없이(아니다, 특별한 문제는 있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검진을 받아보니 당뇨가 의심스럽다는 것. 가족 가운데 당뇨를 앓고 있는 분은 없다. 그러니 가족력은 아니고 나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자생한 셈인가?

 

병원에선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경계선에 놓여 있다고 한다. 일단 약을 복용하기보다는 식습관을 통해 당뇨를 잡아보자는 생각을 하였지만, 실상 실천하긴 쉽지마는 않다. 여전히 먹고 싶은 건 많고, 식탐 앞엔 한없이 무력하게 무너지니 말이다.

 

그러던 차, 눈에 띄는 책이 있어 손에 들어본다. 당뇨병내과 외래에서 10년간 당뇨병 환자들을 진찰한 의사이자, 자신 스스로 가족력에 의한 당뇨를 갖고 있던 환자이기도 했던 저자. 저자는 자신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을 통해 당뇨에서 해방되었을 뿐더러, 실제 자신이 담당하는 수많은 환자들에게서 효험을 본 방법을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당뇨병(2형 당뇨병)의 주된 원인은 당질의 과다 섭취에 있다는 것. 그러니 당질중독에서 해방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먼저 깨뜨려야 하는 것은 그동안 갖고 있는 상식 또는 당뇨에 대한 선입견이다. 당뇨병으로부터 삶을 유지시켜주는 가장 고마운 ‘인슐린’의 경우, 결코 당뇨를 낫게 해주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물론, 여전히 당뇨환자들에게 유용한 인슐린이지만 말이다.). 도리어 인슐린을 투여함으로 비만, 치매, 암과 같은 위험을 내포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게다가 인슐린으로 인해 오히려 당질의 섭취욕구가 생김으로 악순환이 시작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뿐 아니라, 우리의 잘못된 생각, 예를 든다면, 주식은 건강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당질을 먹어야 힘이 난다, 당질을 안 먹으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와 같은 선입견이 당질중독을 낳게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당뇨병 개선을 위한 방법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당질을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한다.

2. 인슐린을 필요 최소량으로 유지한다.

 

저자는 말한다. “환자 자신이 당뇨병에 대해 공부하고 자기 의지로 식사를 개선해 나갈 때 자신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대가 도래되었다.”(87쪽)고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책을 꼼꼼히 읽고, 의료진의 도움과 함께 스스로 식사 개선을 통해 당뇨를 정복하는 기쁜 일들이 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서 일어나면 좋겠다.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를 차례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획 시리즈 <일본 추리 소설 시리즈>가 벌써 5권이 나왔다. 1권을 읽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그동안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벌써 이렇게 많은 책이 나왔구나 싶다. 중간의 책들을 살펴보지 못했지만, 이번에 출간된 5권을 얼른 들어 본다.

 

이번 책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전전(戰前) 시대 일본 추리소설의 메카였던 《신청년》이란 잡지를 무대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했던 네 명의 추리 작가들의 여섯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쇼와 시대 초기 작품들로 1924년에서 1947년 작품까지 실려 있다.

 

이들 작품을 읽으며 상당히 묘한 분위기의 작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작품들 속에 “광기”가 녹아들어 있단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작품을 모두 읽은 후 책 뒤편에 실린 작품 해설을 읽어보니, 이런 문구가 있다. “정신병리적이고 변태심리적인 측면에 흥미를 집중시킨 나머지 인공적이고 기괴한, 그리고 부자연스러운 세계를 좇고 있다(평론가 히라바야시 하쓰노스케).” 솔직히 부자연스러운 세계를 좇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변태심리적인 등장인물들을 제법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 속에 감춰진 광기에 몸을 떨기도 하고.

 

작품해설에서 ‘변격파’라고 부르는 고사카이 후보쿠의 두 작품 「연애곡선」과 「투쟁」은 정말 기괴한 느낌과 함께 과학적 접근이 눈에 띈다. 작가의 과학적 지식이 상당하다고 감탄하며 작품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작가의 본 직업이 의학박사이자 생리학자, 법의학자였다. 역시!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고가 사부로의 「호박 파이프」와 「꾀꼬리의 탄식」, 그리고 쓰노다 기쿠오의 「어느 가문의 비극」은 본격추리소설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신본격이 아닌 일본 본격추리소설의 밑거름이 되는 작품들, 본격소설의 대표작품들을 살펴본 것 같아 뿌듯한 느낌도 갖게 된다. 이들 작품은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옛 작품이구나 싶지, 그 흥미진진한 진행은 21세기의 독자들에게도 결코 흥미를 잃지 않을 작품들이다. 물론, 「어느 가문의 비극」은 알리바이 트릭 하나를 가지고 상당히 길게 끌고 있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나의 트릭을 가지고 길게 끌고 가는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물론, 여기 장치 트릭이 더해지긴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시타 우다루의 「연」이란 작품이 제일 좋았다. 물론, 다른 작품들 역시 너무나도 좋았지만 말이다.

 

솔직한 평가로 우리문단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는 일본문단의 추리문학계의 탄탄함이 바로 이런 작품들을 통해서 이루어졌으리란 생각을 하니, 이들 작품을 접한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단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시리즈는 책 뒤에 실린 “작품해설”과 작가의 “연보” 역시 도움이 되기에 꼼꼼하게 살펴보게 된다. 이번 책을 읽고 나니, 이상미디어에서 기획 출간하고 있는 <일본 추리 소설 시리즈>를 모두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된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봄과 함께 미처 읽지 못한 작품들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