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파페포포 투게더의 이름을 보고는 좀 창피하게도 재미있는 만화책 인줄 알았다.  그저 신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 정보를 주는 그런 만화책 등등 일꺼라 생각하고 첫 장을 넘기니 내가 생각했던 그런 책과는 전혀 다른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책이었다.순간 얼굴이 빨개지면서 화끈거림을 느꼈다. 평소 어린이 동화를 즐겨했던 나에게 이제는 어른이 읽는 책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생각을 가지며 한동안 내가 잊어 버리고 살았던  감성들을  자극하게 만드는 파페포포의 세상으로 빠져 들었다.

"엄마, 엄마가 쓸 것은 왜 하나도 없어요?"라는 물음에 결혼 하기전 아니 내 자식을 낳기 전에는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지도 이해

하려하지도 않았던 나는 애를 낳고 난 후부터 철이 많이든 것 같다. 계절이 바뀌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옷은 아이들의 옷이고 내 남편의 옷을 보면서 구입하는데 망설이지 않지만 내 자신에게 쓰는 돈은 왠지 아까워 단돈 10원도 쓰기에 많은 망설임이 있다. 그런 내 자신을 보고 있으면 아주 옛날 나와 같은 또 따른 여자의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우리 엄마... 

재래시장에 가면 그렇게 좋아하는 말뚝 홍시 몇 번이고 만졌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결국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생과자와 자식들 먹일 반찬으로 가득찬 시장바구니를 손에 꼭 쥐고 집에 돌아오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와 한 남편의 아내의 마음으로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보다는 내 자식 내 남편을 위해 희생하는 그런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 었을 것이다.

지난 9시 뉴스에서 같은 반 친구가 3년 동안 돈을 갈취하고 이에 반항하면 폭행에 돈이 없으면 아르바이트까지 시키는 등 괴롭힘을 당하면서 자살하고 싶은 충동과 수취심 반발심이 켜져갔다는 피해자 학생의 말을 들으면서 왜 그 아이는 부모나 가까운 친구에게 그 괴로운

마음을 전하지 못 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른 각자의 생활에 바쁘게 생활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배려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마음이 점점 없어지는 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힘든 집안일 때문에 잠시 쉬려 할 때 아이가

다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하면 말도 꺼내기 전부터 '엄마! 잠깐만 쉬고 애기하자!'라고 말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서로의 작은 고민에 귀를 귀울여 주면 좋겠다.라는 말처럼 내가 힘들 때 기대고 싶은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내 마음과 같을 꺼라는 생각을 하고 조금만 조금만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파페포포 투게더를 읽으면서 난 과거의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내가 잊고 있었던 추억들을 한장 한장 꺼내어 연애하던

기분, 피보다 진한 친구의 우정,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들도 함께 느낄 수 있었고 요즘 점점 감정들이 격해져 내가 조금만 손해보면 안 될 것 같고 누구의 말을 듣기보다 내 말이 우선이어야 하는 그런 세상 속에서 정말 우리가 잊고 살아가지 말하야 할 소중한 따뜻한 마음들을 품고 살아가야한다는 교훈을 주는 그런 책인 것 같았다.

온 가족이 열심히 밭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아파트에 사는 우리 식구도 흙 냄새도 맡아 보고

직접 밭을 가꾸어 가을 때쯤에는 풍성한 고구마, 감자, 옥수수등을 얻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합니다.  한나네 식구도 지금 밭 일을 하면서 어떤 생각들을 할까? 나처럼 가을에 풍성한 곡식들을 생각할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한나는  밭에서 지렁이가 나왔다고 깜짝 놀라는 표정을 보니 내 어렸을 적 학교 등교길 비가 많이 오면 철뚝길에 뱀처럼 큰 지렁이가 꿈틀꿈틀 지나가던 일이 생각납니다. 친구들이 "이 지렁이가 나중에는 큰 뱀이 된데...!"라고 말해줘서 그 다음에 큰 지렁이만 보면 저 멀리 피해서 지나가던 기억이 떠올라 입가에 웃음이 머물다가 갑니다.  지금은 제 아이들 때문에 자연관찰 책을 보면서 지렁이가 우리에게 어떻게 얼마나 좋은 동물인지 알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한나는 참 부지런한 아이인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방울 토마토에게 물 주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 우리집에 있는 화초 중에 각각 아이들이 이름을 붙쳐 주고 물 주기를 시켰지만 저희 아이들은

그냥 저절로 크는 줄 알고 물 주기를 깜빡깜빡 잊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말입니다.

그만큼 한나는 방울 토마토에게  온 마음을 다해서 아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동안 무더워진 날씨 때문에 온 야채들이 힘들어면서 비실 비실 해지자 엄마와 한나는 열심히

아침 저녁으로 물주기를 하지만 역시 힘이 붙치는 일인가봅니다.

안쓰러운 마음을 가진 한나는 그날 밤에 비님께 간곡하게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 할까 생각 해 봅니다.

아마 ' 마트에 가면 많은 데 무슨 이런 고생을 하고 기도까지 해!'라고 말 할 것 같습니다.

이만큼 자연과 함께하는 한나가 방울 토마토를 아끼는 마음을 엿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비님이 아셨나봅니다. 다음 날 아침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한나는 잠에서

깨어나고 이런 정성으로 방울 토마토는 많은 열매로 한나의 마음에 보답을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쉽게 도전하고 쉽게 포기하는 일들이 많은 아이들에게 한나처럼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이루워 낼 수 있다는 교훈을 줄 수 있는 책 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