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와 캐리어를 들고 오랜 시간 소식이 없던 할아버지 댁으로 도망치듯 내려온 에밀리.

작은 바다마을 다쓰우라에 도착해 할아버지의 집 앞에서 등 뒤로 등장한 고로에 깜짝 놀라 우쿨렐레가 깨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이혼할 때 아빠가 주고 간 우쿨렐레가.

 

15년 만에 재회한 할아버지는 갑자기 연락한 손녀에게 아무 말도 묻지 않는다.

그렇게 함께 살기 시작한 두 사람의 이야기와 함께 만드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일본 소설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근데 할아버지. 신이 정말로 있다고 생각해?"
"신이란 자가 자신을 말하는 게다"
p.81

 

노린 물고기는 낚지 못할 때가 더 많지. 인생이랑 똑같다. 그래서 재미있는 게지
p.121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 에밀리는 할아버지를 따라 고로와 함께 아침 산책을 하고 신사에도 가고 낚시를 하고 함께 식사를 만들고 가사를 도우며 지낸다.

 

행복해지는 것보다는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p.130

 

 애당초 상식이란 누군가가 멋대로 '상상 속의 밧줄'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밧줄에 자유로운 사고와 마음이 칭칭 묶여 있는데도 눈치채지 못한 채 숨 막히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여유롭고 담담하게, 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 내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상식이 마구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도대체 뭘 위해서 이곳까지 도망쳐왔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p.149

 

행복이 아닌 만족하는 삶.
에밀리는 자기의 가치관과 전혀 다른 할아버지의 삶을 보며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하하, 말이 안 되긴요. 사람은 말이죠, 두 가지를 한 번에 생각할 수 없는 동물이랍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 그네를 탈 때만큼은 요즘 있었던 '작지만 좋았던 일'을 떠올려서 그때의 감정을 꼼꼼하게 되씹어보기로 했어요. 행복을 맛보고 있을 때는 불쾌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니까 나쁜 일도 잊을 수 있는 거죠.(중략)
불쾌한 일이 좀 있으면 어떻습니까? 그런 건 그냥 평범한 거잖아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풀이 죽으면 또 어때요? 울어도 좋아요. 그러니까 나는 분명히 좋은 일도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달까요? 힘들 땐 우리 주변의 작은 행복을 바라보며 좋은 기분을 맛보면 되는 겁니다.
p.257~258

 

"자신의 존재 가치와 인생 가치를 남이 판단하게 해선 안 된다." 할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했다. "반드시 스스로 판단해라.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 정도만 하면 돼."
p.289

 

신은 전능한 존재지 않냐.
그러니까 에밀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전능한 존재는 에밀리밖에 없다는 말이다. 에밀리의 인생을 자유자재로 창조할 수 있는 사람도 에밀리뿐이지.
p.354~355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날 할아버지께서 주신 선물과 쭈글쭈글한 편지.

할아버지께 배운 귀중한 레시피들과 무기를 찾은 에밀리.
우리는 어떤 '무기'를 갖고 있을까?

에필로그까지 읽은 뒤 다시 첫 장의 프롤로그를 읽어보길 바란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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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설 연휴동안 읽은 책 '오늘은 고양이처럼 살아봅시다'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나날을 보내는 작가의 고양이 코우하이와 작가 지인들의 고양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눈이 아픈 고양이에게 안약을 넣어줬더니 소문이 났는지 눈이 불편한 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찾아왔다는 고양이 가족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매실씨를 삼켜 개복수술까지 했지만 고양이는 기뻤던 일만 기억해 반드시 같은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도! 고양이에게 가장 부러운 행복의 기술이기도 하다.

 

사람의 시선으로, 그리고 고양이 시선으로 생각한 글들을 읽으며 행복은 사실 너무 가까이 있어 느끼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에게서 배우는 59가지 행복의 기술이 궁금하다면, 삶에 행복이 부족하다 느낀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그럼 지금 순간의 행복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양이에게서 배우는 행복의 기술. 오늘도 의기냥냥하게! :3 

 

고양이는 한 걸음 물러나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합니다. 앞에 나서서 공적을 떠벌리는 일도 없습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자신이 한 일은 금세 다 잊어버립니다. 고양이는 뽐내지 않습니다.
p.33

고양이는 쓸데없는 곳에 힘을 빼지 않습니다. 아무도 장난을 받아주지 않아도 기죽지도 않고 우울해하지도 않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깨끗하게 포기합니다.
p.104

스위치가 켜졌을 때의 집중력과 진지함, 스위치가 꺼졌을 때의 여유로움과 오로지 잠에만 몰두하는 순수함이 정말 부럽습니다. 고양이는 누가 뭐래도 신경쓰지 않고 능숙하게 자신을 제어할 줄 압니다.
p.144

고양이는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새로운 생활환경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자신이 선택했기에 집사와도 좋은 관계를 원만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p.222

'그래서 행복하다'든가 '그러니까 불행하다'는 것은 사람이 마음대로 만들어낸 잣대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가 행복해 보이는 것은 어쩌면 사람이 쓴 색안경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는 그저 눈 앞에 있는 사람이나 환경이나 사건을 순수하게 자기 안에 받아들일 뿐입니다.
p.235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에세이 '책으로 가는 문'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비매품으로 만든 소책자를 기초로 만들어진 이 책은 감독님께서 오랫동안 즐겨 읽은 소년 문고 400여권 가운데 50권의 추천도서와 짧은 감상평이 있는데, 읽은 책도 있고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봐서 내용을 알고 있는 책도 있었지만 원작과 다른 책들에 호기심을 심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봐도 좋을 책들! 나도 읽고 싶은 책들을 체크해두었다.

이 책이 조금이라도 나만의 책 한 권을 만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