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사하기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캘리그라피의 인기도 한 몫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

시에 관한 책도 좋았는데,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은 저자가 추천하는 시, 소설, 산문의 멋진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

​

필사는 느린 꿈꾸기이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며,

행복한 몽상이다. ​

왼쪽 페이지에는 멋진 문장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문장 하단에는 책과 저자를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용준 <근원수필>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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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와바 쉼보르카 <끝과 시작>

치매 걸린 할머니와 서로의 입속으로 콩나물을 하나씩 넣어줬던 추억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박형준 <저녁의 무늬>

어쩌면 인간은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닐까요?

​김영하 <김영하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

내가 애용하는 농기구는 호미다. 어떤 철문전에 들어갔다가 호미를 발견하고 반가워서 손에 쥐어보니 마치 안겨오듯이 내 손아귀에 딱 알맞다. 철물전 자체가 귀한 세상에 도시의 철물전에서 그걸 발견했다는 게 마치 구인을 만난 것처럼 반갑고 감동스러웠다.

박완서 <호미>

부록에서는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에 나온 명문장들의 출처를 알 수 있다.

책을 눈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직접 써보는 건 또 다른 감동이 된다.

예쁘게 쓰면 더 좋겠지만 그냥 느낀 그대로 옮겨 적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적는 것을 좋아하고,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다면 <필사하기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신간이 나오면 꼭 구입하는 만화책이 있다.
바로 호시 요리코님의 <오늘의 네코무라씨>
<일본 만화 추천>을 할 때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곧 소개하기로 하고 -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열네 살 소녀 주인공인 <아이사와 리쿠>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슬픈 듯한 상황에서는 남들 앞에서 누구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곤 한다. 

아빠의 불륜 상대가 선물한 앵무새.

하지만 그녀를 초대한 날 리쿠는 앵무새를 손에 쥐고 죽이려 한다.
그날 밤 엄마는 자신을 조금 더 보살피고 싶다는 말을 아빠에게 꺼내고, 다음날 리쿠에게 간사이의 고모할머님 댁에서 지냈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혼자서.

엄마는 너를 위해 환경을 바꿔보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너와 엄마를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리쿠는 엄마를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앵무새와 함께 떠나게 된 리쿠.

"제가 키우는 것보다 이 집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편이 분명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요."

"알았다. 내 진심을 다해 예뻐해주꾸마..."

고모할머니댁에서 만난 도키짱.

귀염둥이 도키오에게는 사실 병이 있다.

가끔 한밤 중에 발작을 한다는데...

언제 돌아갈지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이전 학교의 교복을 입고 등교하며 절대 물들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언제부턴가 조금씩 스며들어간다.

오지랖 넓은 반 친구에게도, 시끌벅적한 친척들에게도.

그냥 일어나서 무언가를 먹고 자고…를 반복할 뿐인데도 나이를 먹었다.

나이 따위 먹고 싶지 않은데.

시간이 단지 흘러갈 뿐인데도 나이를 먹으면 갑자기 내쫓긴다.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보내지고

알고 싶지 않은 일을 알게 되고

입고 싶지 않은 옷을 입게 되고…

- p.95

갑자기 도키짱이 수술을 하게 되는데, 늘 도키짱과 시간을 보내던 앵무새 삐약이는 적막해진 집에서 도키오의 말을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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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야 아직 안왔데이"

"누나야 오면 같이 간식 무까. 기다리까. 그라까"

어른으로 가는 길.

그 길을 걷고 있는 소녀 <아이사와 리쿠>

1권은 조금 가벼운 마음에 읽었다면, 2권은 조금 더 차분하게 읽었던 것 같다.

그녀는 이제 '슬픔'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그리고 다시 돌아가서는 ​어떻게 지내게 될까?

연필로 그린 저자의 그림은 보면 볼수록 따뜻함이 느껴진다.

역시 호시 요리코다 싶고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빠져듦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론 2권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일본 만화 <아이사와 리쿠>

중학생 때의 내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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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에세이를 많이 읽는 것 같다.
오늘의 책 '바나나톡'은 중국의 대표 SNS 시나웨이보를 들썩이게 했다는 신비의 인물이자 '배드 테이스트의 황당한 이론이라는 칼럼을 연재 중인 양창이의 글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300여 편이 실려있다.

왜 제목이 바나나톡인지 궁금했는데,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줄 책으로 피곤하고 지칠 때 하나씩 까먹기 좋은 바나나와 같은 마음의 문장들이 적혀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독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
 ​그래도 좋은 이야기가 많은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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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무슨 말을 듣더라도 '우회적인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그런 말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지금은 저자처럼 받아들이고 고치려 애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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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도 올린 글인데, 남이 무시하고 깔본다고 해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것!

원수는 엑스트라, 친구는 카메오, 애인은 명콤비.

나를 제외하곤 모두 조연일 뿐이다. ​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부를 얻었지만 심리적으로는 빈곤해졌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러니까 매일을 나답게 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악기도 연주하고!

음악과 영화를 통한 힐링!

다양한 영화와 책, 음반을 소개한다.

음악 취향은 14살 때 결정된다는 글을 보았다는 것을 읽고 나는 무엇을 들었나 생각했더니 지금과 별다를 게 없었던 것 같다.

​저자는 SNS에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에 대해 질문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고 한다.

​그 고민과 답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다.

간단하지만 와 닿는 답들과 공감 가는 질문들.

인생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을 때에는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갈망해왔던 욕망을 들춰보자.

다른 사람들의 바나나톡도 나와있다.

저 중 인생은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하는 과정이다 와

넘어졌다고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어서라도 앞으로 가면 되지 않은가! 가 마음에 와닿았다.

​

인생에 당이 떨어지는 순간 읽는 마음의 문장 바나나톡!
글도 길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어 나다움을 잊어버렸을 때 하나씩 까먹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