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행복한 동화 속 공주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공주들의 이야기 '무서운 공주들'
'공주'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백설공주, 인어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그건 정말 동화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다.
요즘 말로 하자면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난 그녀들이지만, 시대도 나라도 주위 환경도 다르고 성격도 너무 달라서 영화와도 같은 이야기인 것 같다.
역사 속의 공주들 이야기지만 풍문과 소문도 있다는 걸 감안하고 읽길!
- 목차 -
비범한 인생을 살았던 서른 명의 공주들이 나와있는데, 리뷰에선 세 명의 공주를 소개해본다.
5세기 고트왕국의 왕 시워드의 무남독녀였던 알프힐드.
아버지의 과보호 속에 살던 그녀는 어느 날 바다로 떠나 해적이 되고 얼마 후에는 여자 해적단의 두목이 되었다.
해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그녀는 다시 공주 생활로 돌아가게 되긴 하지만 해적이 되었다니!
첫 번째 이야기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다음 이야기는 또 얼마나 신선할지 -
레슬링 경기장을 지배한 공주 쿠툴룬.
공주의 취미라고 하면 자수나 독서가 아닐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녀는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레슬링에서 자기를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한다.
그때 한 젊은 왕자가 천 마리의 말을 걸고 경기를 하는데... 결국 패배를 하고 만다.
(이 경기는 마르크 폴로가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몽골 문화에서 레슬링계를 평정한 챔피언으로 기억되는 그녀!
몽골에서는 남자들이 레슬링 경기를 할 때 앞이 풀어헤쳐진 긴 소매의 조끼만 입는데 이것은 가슴이 없다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한 공주를 기리는 헌상이기도 하다니 참 신기하다.
암컷 늑대 공주 이사벨라.
그의 남편에게는 연인이 있었다.
그것도 남자 연인이.
하지만 얼마 뒤 끔찍하게 참수형을 당하고, 새 연인 또한 끔찍한 형벌로 죽음을 당한다.
열 두살에 시집온 그녀가 얼마나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지에 대한 생각도 들지만, 어떻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끌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목이 왜 '무서운'공주들인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이래서 무서운 공주들이구나 싶다.
자신만의 전쟁을 치른 공주들, 남자들의 세계에서 권력을 쥔 공주들, 음모와 계략을 꾸민 공주들, 논쟁적이고 의심스러운 선택을 했던 공주들,
인생을 즐기는 공주들, 성적인 위업들로 악명 높은 공주들, 미쳤거나 거의 미친 공주들
난 특히 '자신만의 전쟁을 치른 공주들' 편이 재밌었다.
정말 그녀들의 삶이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많다.
동화 속 공주님처럼 해피엔딩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역시 현실은 다른 것 같다.
어쩐지 읽고 나니 씁쓸한 책이었다.
또 다른 공주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면서, 그때는 우리나라 공주 이야기도 나오면 좋겠다.
일러스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사실적인 그림이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공주,
무서운공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