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아이들 - 겨울이야기

비료 포대 눈썰매

 

첫 번째 이야기

밤 굽는 밤.

날씨가 추운 겨울날이면 방 안 화로.  화롯불 속에서는  밤 껍데기를 벗긴 밤이 톡톡 하는 소리를 내며 군밤이 되고, 고구마도 화롯불에 노랗게 익어 김이 모락모락나는 것을 꺼내서

후후~ 불어가며 동치미와 함께 먹던 그 시절. 정말 맛있었는데.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그 맛.

 

두 번째 이야기

딱지치기

동네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진짜 종이란 종이는 다 갔다가 딱지를 접어서 딱지를 쳤는데..

난 잘 이기지 못하고 지는 편에 속했다.

한번도 제대로 따본 적이 없던 나.

아버지의 나를 위해 딱지를 하루에 다섯 장씩 늘 접어주시곤 하셨다.

 

세 번쨰 이야기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는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아버지께서 아홉 살 때에 돌아가셨다고만 들었다.

할머니 혼자서 5남매. 세분은 일찍 여의시고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를 키우시며 시어머니,

시할아버지를 모시고 사셨단다,

손자가 아닌 손녀인 나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해 주셨다.

그 당시에는 아직도 손자를 원하던 시대였는데도 날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애지중지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그렇게 사랑해 주셨다.

 

네 번째 이야기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그 당시에 너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너희 엄마 찾아가라.

아주머니들의 말에 진짜 우리 마가 따로 있는게 아닌지 어디  있는지 다리 밑으로 찾아 가보기도 했다.

생물 시간에 혈액형에 대해 알게되고 엄마, 아버지 혈액형이 어떻게 되는지 묻던 모습이 나랑 닮았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

 

여섯 번째 이야기

꿩 대신 닭

칡을 캐어 껌처럼 씹다가 단물만 먹고 나무를 뱉어내고 언덕에서 연 날리고 비료 포대 타고 언덕을 내려오며 놀던 그 시절.

 

그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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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아이들 - 여름이야기

개헤엄 배우던 날

 

배경이 영산강 변의 산골 마을,

내가 태어나고 자란곳은  농촌의 작은 시골 마을.

오정해님과 내가 자란곳은 거리상 아주  먼 곳인데도 내 고향처럼 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이든다.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멱을 감고 뜰채로 송사리를 잡으며 놀기도 했는데,

지금도 가끔씩 낚시하는 낚시꾼들을 볼 때가 있다, 드물긴 하지만.

학교를 마치고 책가방을 들고  어두컴컴한 길을 가다보면 길가 옆 행여집을 지나가게 되는데, 귀신이 나온다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혹시나 귀신을 만나지나  않을까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을 때쯤이면  손전등을 들고 내가 오는 길가를 비추고 비추고 계시던 우리 어머니.

지금은 그 행여 집이 있었던 산도 도로가 되어 행여집은 없어져 버렸다.

영산강 변의 산골 마을처럼...

 

어렸을땐 논에 우렁이도 ㅁ밚이 있었는데,

논에 들어가 우렁이를 잡아서 삶아도  먹고 무쳐도 먹었었는데...

지금은 농약을 많이 줘서인지 우렁이를 찾아 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보글보글 게가 게 거품을 뿜어내던것도 보고....

놋쇠 그릇 닦던 힘든 기억도 나고..

마당에서 할머니, 엄마가 볏짚으로 수세미처럼 만들어 닦으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지.

논에 다가 수박, 참외를 심었는데 그 당시에 서리도 많이 당하고 원두막을 지어 원두막에서 밥상을 놓고 공부하던 내 어릴적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외가에 가셨다가도  할머니가 걱정되서 주무시지도 못하고 돌아온 우리 엄마...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짠해지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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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강 아이들 - 가을이야기

홍시가 좋아.

 

시간은 흐르면 눈앞에 보이던 것조차  어느 날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고 한때 한없이 소중했던 것조차도 희미해진다.

기억을 더듬어도 자꾸만 희미해져 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붙잡고 싶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만들어 주는 따뜻한 어린이 뿐만이 아니라 어른까지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홍시이야기

감을 우린다 - 감을 주워 단지에 물을 붓고 담가둔다.

감을 우려 떫은 맛이 덜해 먹었던 기억.

감을 딸 때면 감 몇개는 따지 않고 까치가 맛을 보게 나두었던 기억.

쌀 항아리에 감을 보관해 내가 좋아하는 홍시를 맛있게 먹던 기억들

 

엿장수가 가위질하며 달콤하고 맛있는 울릉도 호박엿이요 하고 외치면 어느새 아이들은  떨어진 신발이나 찌그러진 양은냄비(아니 멀쩡한 냄비도 망치로 두들겨 찌그러트려서) 엿으로 바뀌어 먹고 혼나던 그 시절,

 

서울로 간 영복이 아제처럼 우리집에서도 농사일도 같이하시고  이가 아픈 날 데리고 치과에도 같이 가 주시던 아저씨도  있으셨는데 날 무척이나 귀여워 해 주셨다.

 

집 안팎을 쓸던 싸리 빗자루에 수수 빗자루.

이 영산강 아이들 책에서는  할아버지께서 빗자루를  만드셨지만 우리 집에선 할머니께서  만드셨다.

 

날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모든 것들을 다 해주시고  노력하시고 맛있는건 날 먹이시려고 아끼고 아끼셨던 우리 할머니...

 

보고싶고 그립고 가슴이 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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