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소리없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 문제가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학교폭력 문제는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쉬쉬하고 감추려만 했던 것이 아이들을 더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꼴이 되어버린 듯!
이제는 더이상 알면서도 모르는 척 숨기고 있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깨달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학교폭력을 예방하지는 않고 처벌만 더 강하게 내세우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본다.
타의든 자의든 어쩔 수 없이 일진 같은 조직에 들어가게 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스스로 용기를 갖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당당히 벗어날 수 있도록 주변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중, 고등학교에 가면 아니 더 빠르면 초등 고학년 때 그런 무리에 빠져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호기심에 두려움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더 깊은 늪에 빠지지 않도록 초등 저학년 때부터 책을 통해서나
부모님 및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아이 스스로 헤쳐나올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일 것이다.
살림어린이 3·4학년 창작동화 그 세 번째 책 ‘도와 달라고 소리쳐!’ 에서는 최근 문제가 붉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실태를 주인공 ‘누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보여주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처하는 방법과 아이들이 상처받는 모습까지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어 아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와닿게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엄마말 잘 듣고 예쁘기만한 ‘보람이’가 학원 가는 시간에 나쁜 언니들과 몰려다니며 돈을 빼앗고
폭력을 일삼는 행동을 한다는 내용을 접하고 사실 엄마로서 충격이었다. 책에서 나온 말대로 어른들은 무지 바쁘다.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쫓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보니 그냥 아이의 말을 모두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가 어떤 학생으로 학창시절을 보낼지는 아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볼 수 있다.
누리와 그의 친구 두창이가 용기를 내어 방송실에서 전교생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 것에 아낌없는
칭찬을 해 주고 싶다. 어디서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 누리의 당당해진 모습을 보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스스로도 용기를 내보리라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짱'이 시키는대로 돈을 빼앗고 엄마에게 거짓말하고 약한 아이들을 때리며 학창시절을 보낼 것인가.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용기를 내 소리쳐 볼 수 있는 어린이들로 자라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