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24절기>                                             - 초등 5학년 김남형 -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 거야.”

내가 어렸을 적 우리 할머니께서 매년 겨울마다 하신 말씀이다. 할머니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실 때 마다

난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 것인지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 것인지 고민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문득, 왜 동지팥죽이라고 말하는지 궁금해져 할머니께 여쭈어보니 동지에 먹는 팥죽이라서

동지팥죽이라 부른다고 하셨다. 그러자 이번엔 동지가 무엇인지 궁금해져 동지에 대하여 할머니께 여쭈어보니

할머니께서 밤이 가장 긴 날을 동지라고 하셨다. 동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지만, 할머니께서 하지, 춘분 같은

다른 것들도 있다고 하여 또 다시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그런 것들을 “24절기”라 한다고 나왔다.

아무리 검색하고 여쭈어보아도 계속해서 궁금증이 생기자 난 이 책이 나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길 바라며 책장을 펼쳤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설명만 해 주는 내용이 아닌 이야기를 들려주는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야기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조선시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 주인공들이 24절기를 하나하나 알아가며

농사를 짓는 방법을 깨우쳐 배불리 먹고 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이 말이었다.

“대한이가 소한이네서 얼어 죽었대!”

처음에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추측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통해 그 뜻이 추운 겨울이 몰아닥쳤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 조상들의 계절인 24절기라서 어려울 것 같았지만 저학년들도 이해할 만큼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었다.

 

 

 

어느 정도 자아정체성을 찾아갈 때 쯤 아이들은 철학적면서도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뜬금없이 던지곤 한다.

그럴 때 찬찬히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면서도 아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나 역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큰 아이가 어릴 때 유독 철학적인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럴 때 대~충 둘러댔던 기억에 부끄럽기까지 하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메세지를 전달해주고자 하는

부모의 욕심까지 채워주는 이번 동화책 ‘난 여기 왜 있을까?’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멋진 질문이야, 맥스. 한 번도 그런 질문을 안 하고 사는 사람도 많단다.

하지만 그거야말로 가장 중요한 질문이지.
……

우리는 우리 자신일 때가 가장 행복하단다. 만약에 새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물고기가 되려고 한다면 어떨까? 그 새는 정말 불행할 거야.

새는 물고기가 되려고 할 때마다 항상 실패하기 마련이거든.
(본문 중에서)

최근 사춘기를 시작하려하는 아들에게 조금은 시시할 것 같지만 일부러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누워 오랜만에

이 책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용이 그리 길지 않아 더 메시지 전달이 잘 되는 듯 하다.

주인공 맥스처럼 잠자리 들기 전, 오늘 내가 한 일 중 최고의 내가 되는 데 도움이 된 일과 도움이 되지 못했던

일들을 말해보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인 나도 하루 일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아이는 거실에 있는 보드판에 ‘최고의 내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일까?’라는 글을 크게 적어 놓고는 매일매일

그 말을 되새기며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무척 도움이 되는 말이

되어버린 지금 부족한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그 누구도 아닌 최고의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여기에 있음을 잊지 않고

최고의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니 우울했던 마음 속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겨나면서 웬지 모를 자신감이 마구마구 솟아나는 듯 하다.

어쩌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지도 모를 의미있는 소중한 책이 되길 기대하면서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요즘같은 기계 문명의 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어야할 그림책을 만나보았다. 우리 사회는 기계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생산을 하고 생활의 많은 것들을 다양한 기계를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로봇,기계문명의 발달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안겨주는 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기계에 의존하려는

생각을 갖게하는 단점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조금만 몸이 힘들 것 같으면 귀찮다며

하지않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왜 그런걸까? 누구의 책임일까?

 

 

이 책이 바로 고양이들과 생선을 잡아주는 발명품 캣봇 이야기를 통해 은연 중에 기계문명의 위험성을 전달해

주고 있다. 어린 유아들에게 다소 심도있는 주제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고양이 캐릭터와

선명한 색감, 그리고 독특한 캣봇이라는 로봇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우리가 접하고 있는 기계들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제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누구나 사용하게 된 수많은 기계들..

이런 기계들이 없다면 조금은 귀찮고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움직이지 않고 모든 것을 기계들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될까...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지금 시점에서 환경문제, 비만문제, 자살문제 등등 모든 문제들이 어찌보면

기계문명의 발달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나서 캣봇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활동자료도 들어있어 아이들은 그림책 속 캣봇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워한다.

일러스트 역시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와 작가의 독특한 발상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림책 한 권으로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내가 고양이들이었다면? 고양이들의 잘못은?’ 이라는 질문과 함께

각자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듯 하다.

영웅처럼 등장했던 캣봇이 어떻게 괴물로 변해버린건지 유아를 둔 부모라면 꼭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