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누군가의 부모의 어머니를 일컫는 말이다. 그 단어만 들어도 웬지 정감이 가고 따뜻하지 않은가.

할머니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우리 아이들..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 본 적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번에 만나 본 웅진주니어에서 펴낸 ‘윤진현’ 작가의 「고릴라 할머니」그림책을 만나 보았다.

책 표지의 분홍 꽃무늬 옷에 점박이 예쁜 양산과는 웬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시커멓고 주름살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저 주름살과 피부색이 정감있게 느껴질 것이다.

고릴라와 닮은 듯한 할머니의 모습이 원래부터 저 모습이었을까. 이 책을 통해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보면

조금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곱디 고운 꽃 같은 나이에 시집을 와서 그 많은 식구들 끼니 챙기느라 부뚜막을 바쁘게 종종거리던 새각시.

냇가에서 조물조물 빨래하랴 밥하랴 한해 두해 지나니 곱디고운 새각시 손이 거칠거칠해졌네...

아기 둘 셋 낳고 키우다보면 허리가 구불.. 거기다 고추밭에 밭일하랴 외양간 송아지 키우랴

곱디고운 새각시 손과 얼굴이.. 열해 스무해 가고나니 고릴라 할머니 되었네..

 

 

우리집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이 그림책을 읽고 나름대로 느끼는 것이 많은가보다.

큰애는 할머니들의 주름 속에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니 할머니의 주름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한다.

둘째는 할머니만 늙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늙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결국 둘 다 앞으로 할머니들께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과 함께 온 편지지를 들고 써내려가 본다.

조금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정감 있는 그림과 운율이 느껴지는 짧은 글 속에서 우리네 할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이 그림책과 함께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과 희생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동시... 어린이다운 심리와 정서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시를 말한다.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표현해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김시민’ 작가는 그 부분에 있어 아주 탁월한 솜씨가 있는 듯 하다.

김시민 작가의 첫 동시집 「아빠 얼굴이 더 빨갛다」에 이어 2년 만에 출간한 「자동차 아래 고양이」 동시집을 만나 보니

그의 동시에 빠져버릴 수 밖에 없었다. 시인겸 소설가 ‘안성호’님의 해설에도 나와 있듯이

“시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밀어내는 솜씨에 나 또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집에 나오는 53편의 동시는 도시에 사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자 낮이면 뿔뿔이 흩어졌다가 늦은 밤이 되어서야

얼굴을 비비는 도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비추어 놓은 듯 하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매일매일 부대끼고 살면서도 행복하지 않다면 과연 좋은 가족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

이 책에 나온 동시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가슴 아픈 현실을 느끼는 동시를 읽으면 가슴이 먹먹해지다가

우리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발견하면 피식 웃음을 짓다가 감동을 받기도 했다. 단 한권의 동시집에서 많은 감정과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니 동시로 우리 가족은 하나가 되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 본다.

 

 

우리집 아이들도 공감하는 동시 하나 ‘손바닥 안이다’

엄마 몰래 게임하다 들킬까봐 살피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엄마가 어디에 있던 엄마의 손바닥 안이라는 표현이 아직은 순수한 마음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아빠는 돈 버는 기계이자 희생양인 것처럼 느껴지는 안타까운 우리 가족의 현실을 표현한 동시 ‘있는 듯 없는 듯’

이 시를 읽고 참 가슴이 아팠다. 다행히 우리집 아이들은 아빠를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주말에만 오는 아빠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자주 보지 못하는 만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는 아빠가

웬지 더 고맙게 느껴진다. 아이들도 그런 아빠에게 감사의 표현을 해 본다.

 

이 외에도 동시 한편 한편 모두 가슴에 와 닿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공부에 상처받은 아이들은 물론

현실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나가야 하는 어른들의 마음까지도 다독여주는 따뜻한 동시집임에 틀림없다.

어느 겨울, 햇살 따스한 자동차 아래 여유롭게 쉬고 있는 고양이가 부러운 적이 있는가.

따스하게 데운 그 자리 뺏을까봐 다가가지 못하고 지켜보는 아이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표현 된 동시...

‘자동차 아래 고양이’를 읽고 나니 앞으로 나올 김시민 작가의 동시집 또한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아들이 지은 동시 한편 올려보며 마무리할까 한다.

 

  《    운동회   》      - 초등 5학년 김남형 -

 

파란 팀과 하얀 팀이

열심히 영차영차

쉴새없이 응원하는

양팀이 소리치네

 

청팀 이겨라!

백팀 이겨라!

운동회가 끝난 후

땀방울 송글송글

 

매계절 운동회날

쏜살같이 찾아오는

군것질 아주머니

우리들의 발걸음을

그리로 가게하네

 

나쁜것은 알지만

어김없이 가게되는

이 불편한 진실..

 

 

무지개 물고기... 유아를 키운 엄마라면 아마 이 책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첫 번째 무지개 물고기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 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림책으로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해 준 책이기도 한 무지개 물고기.

알록달록 반짝이 비늘을 나누어주며 아이들에게는 물론 부모들에게도 나눔의 의미를 일깨워 준

고마운 그림책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이제 내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여전히

무지개 물고기 그림책을 좋아하며 종종 펼쳐 본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꼭 선물해 주고픈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 ‘마르쿠스 피스터’ 작가의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가 벌써 일곱 번째 책이 나온 것만 보아도 그 인기를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출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들과 부모들 사이에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무지개 물고기. 굳이 구구절절 많은 내용이 들어있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부모가 꼭 심어주어야 하는 안정감. 이 그림책을 읽고나서 과연 나는 내 아이에게 엄마는 항상 너의 뒤에서

지켜줄 것이고 항상 너의 편에 있다는 안도감을 심어 주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잠 들기 전 잠자리에서 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나서 아이를 안아주며 속삭여 주었다.

“엄마는 너를 믿어. 그리고 엄마가 널 지켜 줄게. 사랑해~” 라고...

밤이 되면 아이 혼자 쉽게 잠들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해 주면 어떨까.

그 어떤 말보다 그 어떤 행동보다 그림책 한 권으로 아이와 교감하는 행복을 느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