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죠
특히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 소위 말하는 어른이 될수록
어렸을 때 당연시하게 여겨졌던 정의를 지킬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이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가 싶은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라를 팔아넘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인류애라는 이름 아래 조국이 아닌 타국을 위해 일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이영현 작가의 <달걀이 걸어간다 - 베델과 후세>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때 영국 언론인 베델과 일본 변호사 후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영현은 아직 초등학교 6학년으로 조금은 소극적인 아이지만
아버지의 영국 파견근무가 결정되며 온 가족이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반면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던 빌은
어느 날 허벅지에 총을 맞지만 한국인 신부 알프레드 리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학교를 다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아프리카 수단에서 영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고
빌이 홈스테이하는 곳이 바로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될 수전네 집이예요
영현과 빌은 영국인과는 생김새도 다르고 영어도 서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수전의 도움과 일종의 사건으로 인해
다른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이어가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수전이 일제시대 때 조선인을 위한 신문을 발행했던 토머스 베델의 후손이라는 걸 알게 되요
이 일을 계기로 영현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역사를 전공하는데요
대학생이 된 영현이 심포지엄을 통해 일본 강사 후세의 강연을 듣게 되고
그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조선과 대만을 위해 일하다 변호사 자격까지 박탈당한
인권변호사 후세 타츠지의 후손임을 알게 되는데..
<달걀이 걸어간다>는 각 인물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세세하게 설명하다보니
문학적인 작품성만으로만 본다면 조금은 아쉬운 점이 없잖아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요
특히 청소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요즘 일본의 독도 교과서 사건이 불거지면서 여러모로 불편한 관계인 것도 사실이지만
토머스 베델과 후세 타츠지처럼 자신과 조국의 이해관계와는 반하지만
조선을 위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도
언젠가는 올바르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게 되네요
<달걀이 걸어간다>를 통해 이제껏 조명받지 못했던 인물들을 직접 만나보세요
달걀이걸어간다,
베델과후세,
이영현,
하우넥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