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언젠가는 생을 마감하기 마련이고
누구나 큰병을 앓지 않고 편안하게 눈을 감길 바라죠
하지만 갑작스런 병마가 찾아와 시한부 인색을 선고받는다면,
그것도 정신은 너무나도 또렷한데 내 몸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망에 빠지지 않을까 싶어요
병은 정신력과의 싸움이라고도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데요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의 저자인 수전 스펜서-웬델은 2009년 여름,
앙상해진 자신의 왼손을 이상하게 생각해 6개월 동안 병원을 전전하게 되고
ALS, 우리가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란 걸 받아들입니다
아내이나 세 아이의 엄마인 수전은 <팝비치 포스트>에
형사법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사로 쓰는 기자이기도 했는데요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단순한 투병기라기 보다는
그녀의 마지막 한해 동안 소중한 사람들과 여행하며 보냈던 삶을 기록한 에세이예요
일상의 모든 일을 주위 사람들, 특히 가장 가까운 남편에서 의지해야 했지만
'기쁘게 살아낸 나의 일 년'이라는 부재에서 알 수 있다시피 그런 상황들을
부끄러워하거나 한탄하기보다는 수전 특유의 유머로 풀어내고 있답니다
물론 그녀라고 처음부터 루게릭병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건 아니예요
발병 첫해는 자신의 병에 대해 부정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생각했지만
가족들에게 못할 짓이란 결론에 이르면서 증상이 악화되더라도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기로 마음 먹는데요
루게릭병은 근육에 붙은 신경이 죽고 나아가 근육까지 죽게 만드는 질환이라
움직임을 줄여 근육을 아껴야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감행하고 혼자서는 속옷을 입을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러도
하루하루 소중한 이들과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수전의 이런 이야기는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니버설 픽처스에서는
영화화를 위해 판권까지 사 갔다고 하는데요
한 사람의 삶을 경제적 기준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 그만큼
그녀의 희망 에너지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건 아닌가 합니다
가장 힘든 순간을 기쁨으로 이겨낸 수전 슨펜서-웬델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세요
안녕이라고말할때까지,
기쁘게살아낸나의일년,
수전스펜서-웬델,
브렛위터,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