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일러스트 에세이는 잘 안읽어서

언제 읽은 게 마지막인지도 기억이 안난다

이번에 읽게 된 180도는 일러스트 에세이인데

각 장마다 문자 텍스트 양이 매우 적어서 금방 읽을 수 있다

표지 색이 분홍색 중에서도 정말 정말 분홍색이다!

동글동글 '180도'라고 적힌 글씨체도 귀엽다

그래서 첫인상이 좋았다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래픽디자이너이기도 한 작가 김수현의 책으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20대 대부분이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인위적으로 설정해놓은 특별한 상황도 없고

놀랄만한 사건도 없다

웬만한 젊은 사람들은 다 겪고 있는,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타인에게 이야기해주는 말투를 많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쓰는 일기 느낌이 많이 났다

총 여섯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그냥 평소 자주 맞닥뜨리는 사소한 상황들 이야기!?

느림의 미학, 마음의 여유를 강조하고 있는 부분

요즘은 남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만 제대로된 삶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평범한 삶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이 부분 읽으면서 위로받고 안정감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나도 포함되는 것 같다

세번째 챕터는 남녀의 연애 이야기, 네번째 챕터는 연애 끝에 이별을 맞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내가 연애를 하고 있긴 하지만 큰 문제상황에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와닿는 부분은 적었다

다섯번째 '모두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아'는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이고

마지막 챕터인 '수고했어 오늘도, 모두 괜찮아'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뭐 이런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챕터가 나눠져있긴 하지만 그냥 일상의 이야기, 대다수 사람들이 겪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챕터 경계가 확 나눠진다는 느낌은 안들었다

그러면서도 한가지 이야기만 한다는 느낌이 드는 건 아니었다

여러가지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고

심오하거나 만연체로 화려하게 얘기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없어서

읽기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다만 너무 짧게 끊어지고 전환되는 부분도 잦아서

감동과 여운을 느끼기 힘들었다

문장이 화려하지 않고

소재도 특별한 게 아니라서

 진짜 내 또래 누군가의 일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한장 한장 가볍게 넘기면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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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눈치를 본다거나 쫓기면서 사는 삶이 아니라

흘러가는 대로 편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고

내가 겪는 시련의 상황이 나 혼자만의 상황이 아니라

내 또래 대다수가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주지시켜줘서

다급한 마음, 불안한 마음이 조금 가셨다

또,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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