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의 말이 다른 어떤 말을 만나는가에 따라 어감이 달라진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말들이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받게 하게 하는 건
시라는 옷을 입었을 때인것 같다. 흘려버리는 많은 말들이 다듬어지고 정제된다면 어떤것보다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한국동시 100년 애송동시 50편,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문학을 접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시대를 초월하여 공감대를 형성해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었던 시가, 내가 부르던 노래를 우리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엄마가 자장가로 불러 준 노래를 책을 통해 보면서, 아이는 엄마 이거 동시였어? 하고 묻기도 하고,
엄마, 이제 내가 불러줄게! 하면서 나를 다독여준다.
내가 늙어가고 아이가 자라고, 아이의 아이가 자라면 이 노래는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될거다.
이런 면에서 동시가 주는 의미는 더욱 커지는 것 같다.
7살 된 현이가 품에 안고 잠이 든 책, 엄마, 내가 이 시 모두 외울게 하면서
첫장에 있는 귀뚜라미 소리를 보더니 방정환선생님이 쓰신거야~~하면서
몇번이고 반복하더니 눈을 감고 들어보라 한다.
아이가 들려주는 또랑또랑한 소리는 귀뚜라미 소리와는 거리가 먼 느낌이기도 하지만 그 맛은 다르다.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머리속에 차분히 그려지는 그림은 아이와 나를 연결해 주는 고리같기도 했다.
잠자리에 들기전 몇번이고 반복하는 아이의 재잘거림에 엄마도 저절로 외웠던 동시다.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어릴적 즐겨부르던 동요를 만나는 기분, 차분히 낭독하는 것보다
노래로 들려주니 아이가 더 좋아한다.
예쁘고 고운 동시와 파스텔톤의 삽화의 어우러짐이 책을 보는 설레임을 더 자극합니다.
복잡했던 심경들도 차분해지고 뭔가 여유를 갖는 느낌, 동시가 주는이 맛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도
한번쯤 쉬워가는 계기를 준답니다.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동시보다는 동요에 익숙한 이 노래가 노란 개나리와 어우러지니 어린아이가 되는 기분이였답니다.
한국동시 100년, 애송동시 50편
시간이 흐를수록 그 향이 더 진해지겠지요.
그리움이 되고 추억이 되고 사랑이 되는 아름다운 동시, 아이의 마음에 고스란히 녹아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동시집에 있는 시를 모두 외우겠다는 7살 꼬마녀석이 만든 스티커판이랍니다.
동생것도 함께 만들어 나란히 붙여 놓았네요.
동시를 외우면서 마음도 그만큼 예뻐지고 말도 고와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말이 자꾸 변형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거든요.
고운말을 곱게 사용하면 좋겠어요.
목표는 20편의 시인데~~ㅎㅎ 다 외우면 무슨 선물을 사줘야 할지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