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유랑하는 것으로 기록되었던 김삿갓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 역시 김삿갓에게서 유래된 말이라고

알고 있고 닭을 봉황이라 거짓말을 해 비싼 값에 팔아버린 자 역시 김삿갓이라 알고 있다.

터무니 없는 일을 이뤘을 만큼 그는 글솜씨, 말재주가 좋은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을 깊이 다룬 책이라면 역시나 유쾌하리라 생각했었고 막상 책을 읽고 난 지금

김삿갓은 그리 만만하고 우습기만 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그는 약관 20세에 그 나이의 사내라면 꿈에 그리는 장원급제를 목표로 시험을 보러 간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던가, 그 날의 시제로는 '김익순을 욕하라'가 나왔던 것.

자신의 핏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김병연은 아무 생각 없이 흐르는 붓을 따라

김익순을 욕하는 글귀를 거창하게 써서 냈고 기대도 없이 본 장원에 덜컥 당선 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집에 돌아가서야 김익순이 제 할아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할아비를 욕한 자신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 설 수 있겠는가.

또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증조부의 이름까지 적어서 내야한다. 그런데 어찌

그 곳에 역적 '김익순'의 이름을 적어 내겠는가.

또한 능력을 썩힌채로 있을 수는 없기에 자신의 부인의 뜻에 따라 유랑을 시작한다.

걷다 지쳐 들어간 양반네 집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고 초대 받지 못한 자 취급을

당하면서도 그는 걷기를 멈추지 않았다.

부자들은 잘 살면서도 베풀기를 마다하고 서민들은 줄 것이 없어 베풀 수가 없다.

잘 먹지 못하면서도 걷기를 멈추지 않아 그의 몸은 쇠약해진다.

방방곡곡에 남긴 그의 글 덕분에 김삿갓이라는 이름 석자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으나

그는 썩어가고 있던 것이다. 이 땅에 갖고 태어난 것들을 태우기 위해 길을 걸었던 김삿갓.

그러나 그렇게 걸어서 얻은 것이 무엇이던가. 가끔 적선을 받으며 근근히 목숨을 연명하면서

달갑지 않은 자들을 글로써 눌러버린채 돌아다님으로써 얻은게 대체 무엇이냔 말이다.

그러나 그는 길 위에서 빛나고 진정한 생을 살았으며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한 삶을 살았다.

인생무상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걷는 걸음이 아니다. 그저 그 순간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걷고 있는 것이다. 나로써는 더이상 참견할 여지도 없다.

언젠가 흐르는 물이 구름이 되어 나의 옷섶을 적실 것인가. 그는 아직도 큰 비가 되기 위해

흐르는 물처럼 걷고 있을 것이다.

일생을 유랑하는 것으로 기록되었던 김삿갓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 역시 김삿갓에게서 유래된 말이라고

알고 있고 닭을 봉황이라 거짓말을 해 비싼 값에 팔아버린 자 역시 김삿갓이라 알고 있다.

터무니 없는 일을 이뤘을 만큼 그는 글솜씨, 말재주가 좋은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을 깊이 다룬 책이라면 역시나 유쾌하리라 생각했었고 막상 책을 읽고 난 지금

김삿갓은 그리 만만하고 우습기만 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그는 약관 20세에 그 나이의 사내라면 꿈에 그리는 장원급제를 목표로 시험을 보러 간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던가, 그 날의 시제로는 '김익순을 욕하라'가 나왔던 것.

자신의 핏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김병연은 아무 생각 없이 흐르는 붓을 따라

김익순을 욕하는 글귀를 거창하게 써서 냈고 기대도 없이 본 장원에 덜컥 당선 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집에 돌아가서야 김익순이 제 할아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할아비를 욕한 자신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 설 수 있겠는가.

또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증조부의 이름까지 적어서 내야한다. 그런데 어찌

그 곳에 역적 '김익순'의 이름을 적어 내겠는가.

또한 능력을 썩힌채로 있을 수는 없기에 자신의 부인의 뜻에 따라 유랑을 시작한다.

걷다 지쳐 들어간 양반네 집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고 초대 받지 못한 자 취급을

당하면서도 그는 걷기를 멈추지 않았다.

부자들은 잘 살면서도 베풀기를 마다하고 서민들은 줄 것이 없어 베풀 수가 없다.

잘 먹지 못하면서도 걷기를 멈추지 않아 그의 몸은 쇠약해진다.

방방곡곡에 남긴 그의 글 덕분에 김삿갓이라는 이름 석자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으나

그는 썩어가고 있던 것이다. 이 땅에 갖고 태어난 것들을 태우기 위해 길을 걸었던 김삿갓.

그러나 그렇게 걸어서 얻은 것이 무엇이던가. 가끔 적선을 받으며 근근히 목숨을 연명하면서

달갑지 않은 자들을 글로써 눌러버린채 돌아다님으로써 얻은게 대체 무엇이냔 말이다.

그러나 그는 길 위에서 빛나고 진정한 생을 살았으며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한 삶을 살았다.

인생무상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걷는 걸음이 아니다. 그저 그 순간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걷고 있는 것이다. 나로써는 더이상 참견할 여지도 없다.

언젠가 흐르는 물이 구름이 되어 나의 옷섶을 적실 것인가. 그는 아직도 큰 비가 되기 위해

흐르는 물처럼 걷고 있을 것이다.

'검은 고양이'의 저자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어렸을 적 여러가지 단편들 사이에 끼여 있던 '검은 고양이'를 멋도 모르고 읽으면서 벽 속에서 울리던 '검은 고양이'의 울음소리 만큼이나 이 소설, 참 으시시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묘한 소설이라는 기억을 주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다른 소설들을 맛볼 수 있게 된 내 가슴은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다.

'에드거 앨런 포'는 추리 소설의 창시자라고한다.

책이 손에 들려 있기 전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그렇게 오래된 소설이니만큼 요즘 나오는 소설보다는 치밀한 구성력이나 소설의 감도가 떨어질테지. 하고 간과했는지도 모른다.('검은 고양이'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그러나 내 생각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사실 추리소설이나 SF소설이라기 보다는 공포 소설에 가까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리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심리적인 변화를 포착해 낸 소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고, 그런 내용을 읽으며 나는 겁이 났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 간혹 있는데 그런 면에서는 SF소설이라고 말하기 충분하지만 두려움을 주는 면에서 심리 공포 소설에 가깝다고 말하고싶다.

단편의 길이는 일정치 않다. 그러나 하나하나 독립된 단편이 주는 놀라움은 거대한 것이었으며, 주인공들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니 '에드거 앨런 포'는 인간의 심리를 꿰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마저 들 정도였다. 상황의 묘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장면은 어렵지 않게 머릿 속에 떠올랐으며 바로 그 장소에서 나 자신이 직접 모든 상황을 함께 겪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의 병이 다양한 만큼 주인공이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 역시 다양하며 그 대상은 물건에서부터 유령에 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주인공의 심리에 깃든 병이 활개 치지 않는 '멀쩡한 때'에서 병이 외면으로 삐져 나오며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는 점 또한 대단하다. 소설들은 약간 미묘하게 끝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나 오히려 그런 점에서 더욱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암시와 함께 여운이 긴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단편 중 제일 흥미롭게 읽은 작품은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한 '붉은 죽음의 가면'인데 이유는 실제 있었던 일을 소설로 다시 재구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병에 걸려 죽어가는 것을 나몰라라 한 채 굳건히 쌓은 벽 안에 틀어박혀 날마다 가면 무도회를 즐기던 지체 높은 그들은, 결국 끝까지 살아 남았을까.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상'에 혼을 실어 움직이는 능력이 뛰어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공포집을 몰랐다면 어떠했을까. 그렇지 않아도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 한가지를 잃을 뻔 한게 아니었을까.

'검은 고양이'의 저자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어렸을 적 여러가지 단편들 사이에 끼여 있던 '검은 고양이'를 멋도 모르고 읽으면서 벽 속에서 울리던 '검은 고양이'의 울음소리 만큼이나 이 소설, 참 으시시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묘한 소설이라는 기억을 주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다른 소설들을 맛볼 수 있게 된 내 가슴은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다.

'에드거 앨런 포'는 추리 소설의 창시자라고한다.

책이 손에 들려 있기 전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그렇게 오래된 소설이니만큼 요즘 나오는 소설보다는 치밀한 구성력이나 소설의 감도가 떨어질테지. 하고 간과했는지도 모른다.('검은 고양이'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그러나 내 생각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사실 추리소설이나 SF소설이라기 보다는 공포 소설에 가까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리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심리적인 변화를 포착해 낸 소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고, 그런 내용을 읽으며 나는 겁이 났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 간혹 있는데 그런 면에서는 SF소설이라고 말하기 충분하지만 두려움을 주는 면에서 심리 공포 소설에 가깝다고 말하고싶다.

단편의 길이는 일정치 않다. 그러나 하나하나 독립된 단편이 주는 놀라움은 거대한 것이었으며, 주인공들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니 '에드거 앨런 포'는 인간의 심리를 꿰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마저 들 정도였다. 상황의 묘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장면은 어렵지 않게 머릿 속에 떠올랐으며 바로 그 장소에서 나 자신이 직접 모든 상황을 함께 겪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의 병이 다양한 만큼 주인공이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 역시 다양하며 그 대상은 물건에서부터 유령에 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주인공의 심리에 깃든 병이 활개 치지 않는 '멀쩡한 때'에서 병이 외면으로 삐져 나오며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는 점 또한 대단하다. 소설들은 약간 미묘하게 끝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나 오히려 그런 점에서 더욱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암시와 함께 여운이 긴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단편 중 제일 흥미롭게 읽은 작품은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한 '붉은 죽음의 가면'인데 이유는 실제 있었던 일을 소설로 다시 재구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병에 걸려 죽어가는 것을 나몰라라 한 채 굳건히 쌓은 벽 안에 틀어박혀 날마다 가면 무도회를 즐기던 지체 높은 그들은, 결국 끝까지 살아 남았을까.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상'에 혼을 실어 움직이는 능력이 뛰어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공포집을 몰랐다면 어떠했을까. 그렇지 않아도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 한가지를 잃을 뻔 한게 아니었을까.

기리노 나쓰오. 난 그녀의 이름을 '아임소리마마'라는 분홍색 표지에 한 명의 여성이 그려져 있는

그 책으로 알게 되었다. 물론 이름만 알게 된 것이다. 왜 표지에 여자가 있을까 하는 소소한 의문점

하나만 가진채 그녀를 잊어갔다. 그리고 얼마 전 서평 이벤트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녀를 접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여성이 표지에 그려져 있더라. 이 작가는 왜 자꾸 표지에 여성만 등장시키는 것일까.

궁금증을 안은채 암보스 문도스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암보스 문도스는 일곱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단편은 제각각 여성과 남성의 탐욕스러운 욕망으로 얽힌 사랑을 주제로 담고 있고, 주인공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곧 지금은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로운 사람들로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단편 중 한가지만 빼놓고는 전부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그 단편마저도 어김없이 여성은

남자에게 얹혀 살며 성을 내주는 그런 역할로 등장하는 것이다.

마치 그녀는 욕망으로 똘똘 뭉친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폭로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스스로가 납득을 하자 표지에 여성만 등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는 역겹다는 감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러나 어디선가는 실제로 이런 일이 행해지고

있기도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사실 그들의 모자라고 부족하고 붕괴된 모습을 보면서 그 정도

까지 타락하지 않은 나를 대비 시키며 자기 만족을 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을 하고 있다가 순간의 결정으로 인해 대단한 용기를 낸다.

그러나 그마저도 배신당하고 만다. 안타까울수도 안타깝지 않을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이야기의 이야기가 뚜렷하게 끝나지 않고 두루뭉실한 느낌을 주며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일은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것일까. 아무튼 그들의 인생중 사랑은 한 부분을 차지할 뿐

이고 그것이 그들 전부를 묘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인생은 독자의 눈밖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불편한 감정이 먼저 들긴 했으나 인간의 한 단면을 잘 드러낸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만족

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기리노 나쓰오. 난 그녀의 이름을 '아임소리마마'라는 분홍색 표지에 한 명의 여성이 그려져 있는

그 책으로 알게 되었다. 물론 이름만 알게 된 것이다. 왜 표지에 여자가 있을까 하는 소소한 의문점

하나만 가진채 그녀를 잊어갔다. 그리고 얼마 전 서평 이벤트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녀를 접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여성이 표지에 그려져 있더라. 이 작가는 왜 자꾸 표지에 여성만 등장시키는 것일까.

궁금증을 안은채 암보스 문도스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암보스 문도스는 일곱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단편은 제각각 여성과 남성의 탐욕스러운 욕망으로 얽힌 사랑을 주제로 담고 있고, 주인공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곧 지금은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로운 사람들로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단편 중 한가지만 빼놓고는 전부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그 단편마저도 어김없이 여성은

남자에게 얹혀 살며 성을 내주는 그런 역할로 등장하는 것이다.

마치 그녀는 욕망으로 똘똘 뭉친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폭로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스스로가 납득을 하자 표지에 여성만 등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는 역겹다는 감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러나 어디선가는 실제로 이런 일이 행해지고

있기도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사실 그들의 모자라고 부족하고 붕괴된 모습을 보면서 그 정도

까지 타락하지 않은 나를 대비 시키며 자기 만족을 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을 하고 있다가 순간의 결정으로 인해 대단한 용기를 낸다.

그러나 그마저도 배신당하고 만다. 안타까울수도 안타깝지 않을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이야기의 이야기가 뚜렷하게 끝나지 않고 두루뭉실한 느낌을 주며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일은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것일까. 아무튼 그들의 인생중 사랑은 한 부분을 차지할 뿐

이고 그것이 그들 전부를 묘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인생은 독자의 눈밖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불편한 감정이 먼저 들긴 했으나 인간의 한 단면을 잘 드러낸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만족

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