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둘과 함께 비밀결사조직 FOD를 만들고 그 모임의 두뇌 역할을 하

는 주인공은 전쟁중인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 자라는 12살 하고도 삼개

월의 아직 어린 소년이다. 이름은 프로피가 아니지만 단어를 배열했다가

해체하고 단어의 뜻을 탐구하길 좋아하기 때문에 박사라는 의미인 프로

피라고 불리운다. 그는 어느 날 영국 경사인 던 롭과 알게 되고 그와의

만남을 갖게 되며 만날 때 마다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일을 반복했

다. 주인공은 왜인지 모를 죄책감에 그러한 사실을 숨겼으나 곧 FOD 멤

버에게 들킨 후 그러한 사실을 용납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배신자라고

불리게 된다. 프로피는 비열하지 않은 배신자가 있기나 할까 하는 작은

의문을 품은 채 자신은 절대 배신자가 아니며 던 롭 경사를 만나는 것은

현재 영국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던

롭에게서 받은 것은 자잘한 먹을 거리였지만 멤버들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적을 사랑하는 너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프로피는 던 롭 개인이 나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의 태생이 적지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배신을 하게

된 것인지 의문을 갖는다.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아 불완전한 위치에 서 있는

소년의 헷갈리는 마음의 눈으로 본 흔들리는 지역의 모습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 여겨진다. 처음에는 생소하기 때문이었는지 읽기가 힘들었으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른 생각 없이 차분히 읽기 시작하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 마음 속에 프로피가 보는 지역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소설을 접하게 된 첫작품으로 썩 괜찮았다.

앞으로도 다른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 드 모파상'을 알게된 것은 그의 단편 '목걸이'를 통해서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들으면 생각나는 것 또한 목걸이였고 이번에 읽게 된 '오를라'역시 그런 작품집일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조금은 따뜻한 면이 보이는 고딕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읽은 '오를라'에서는 정신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여러종류의 사람들이 나오며 보통은 자신이 겪고 있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실제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실로써 받아들인다. 그들이 미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실일지는 알 수 없으나 미쳐가는 과정이 또렷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 자극적인 느낌을 준다. 정신이상자라고 해야할까 자신이 겪고 있는 공포를 다른 사람은 알 수 없고, 알릴 방도도 없는 절대적인 고독감. 그저 미친자 취급을 받을 뿐인 그러한 상황은 저자 '기 드 모파상'이 겪었을 수도 있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작품에는 저자의 생각이나 사상등 겪었던 사건을 어느 정도는 녹여서 은연중에 드러나게 만들기 마련인데, 계속 소재로 사용되는 정신적인 이상증세는 그의 실경험을 적은 것인지 단순한 상상에 불과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어 더욱 오묘하다. 기묘한 사건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내면에 잠식되어 있는 파괴자로서의 본능을 잘 드러낸 작품도 있으며 고독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성을 잡아내어 그 또한 공포의 상황으로 몰아가 극심한 고독 때문에 미쳐버린 자도 탄생시킨다. 중간중간 보이는 삽화는 고딕적인 분위기를 한층 살리는데 도움을 준다. 내면의 공포, 자신이 만들어낸 환각, 상상에 의한 두려움, 계속해서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나오며 자신이 상상하는 최악의 상황 속에 갇힌 사람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떤다.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은 더욱 자신을 옭아매고, 진실과 허구를 구분짓지 못하는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환상 속에서 살아갈 뿐인 것이다.
'오를라'의 '기 드 모파상'은 기억과 추억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것 처럼 보인다. 여러 단편 속의 화자는 언제나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읊고 우리는 이미 일어났기 때문에 바뀔 수 없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단편집 마지막에 적힌 '기 드 모파상'의 일생 또한 흥미로웠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은 나에게만 국한된 문제라고 해야할지 단편들이 나의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 고독 속에서의 공포심을 공감할 수 없었던 나로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파티를 운영하며 야쿠자의 도움을 받아 돈을 뜯어내는 자칭 청년 실업가 요코야마 겐지, 타고난 머리가 좋아 대기업에는 쉽게 입사했으나 후배에게까지 바보 취급을 당하고마는 미타 소이치로, 돈만 밝히는 아버지를 경멸하는 모델 출신의 늘씬한 미녀 구로가와 치에
그들은 25살이라는 공통점 이외에 10억엔을 목표로 뭉친 청춘들이라 할 수 있겠다.
우연치 않게 하나의 목표를 놓고 달리는 그들은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이 한밤중에 모여 돈을 향한 투지를 식히지 않는다.
한 번의 실패로 그치지 않고 돈을 차지할 때까지 머리를 굴리고 몸을 던진다.
역시나 오쿠다 히데오는 현실에서는 도통 찾아볼 수 없는 괴상한 인물을 그리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요코야마 겐지가 야쿠자와 동업자의 관계에서 나락해 대립되는 상황에 처해질 때까지의 모습과 여자만 밝히는 '찌질이'에서 비상한 머리를 십분 활용해 그룹 내에서
점차 존재감이 상승하는 미타,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해 다른 사람을 쉽게 믿을 수 없었던 미녀가 점점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느끼게 될 때까지의 모습들이 나로 하여금 크지는 않지만 미소를 머금고 있을 만큼의 즐거움은 주었고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돈 10억엔을
놓고 벌이는 혈투는 큰 즐거움을 주었다.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들의 미성숙한 생각과 행동들은 아이러니였고, 소설 속 10억엔이라는 큰 돈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세계이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나름대로 각자 항상 지니고 있는 이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한창 때인 청춘들이 각자의 꿈을 이뤄줄 수단인 돈을 향한 각고의 노력들은 우리 자신의 꿈을 향한 노력을 대변하는 행동들이었고 우리는 꿈처럼 말이 안되는 내용을 읽으면서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설정을 통해 우리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저력을 또 한 번 맛볼 수 있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