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설화를 기초로 한 문화컨텐츠 중 성공한 것을 꼽자면 바리공주가 아닐까.
바리공주는 문학, 그리고 애니메이션과 공연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서를 담은 것 중 인상적인 작품을 꼽아보라면 꼽을 수 있는 것이 사실 많지않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단비와 같은 책이었다. 
한국의 색채를 가진 전래동화를 현대로 옮겨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이다. 나름대로 판타지와
미스테리를 접목하여 충분히 호기심과 흥미진진함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귀신들의 도서관이라는 소재자체가 흥미로웠고 익히 아는 몽달귀신이나 처녀, 총각귀신이 아니라 부뚜막할멈,
다자구할멈, 그리고 뒷간각시. 책선생이 된 주인공 최구오가 귀서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용을 찾는 과정의
모험을 담은 책, 귀서각은 이처럼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거리가 풍부하다.  귀서각 지기, 말하는 책인 책선생
길잡이 책 등의 용어선택들도 책과 잘 맞아떨어졌다. 이미 겉표지부터 독특하면서도 으시시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물론 여름밤에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부모님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최구오.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만권책방에서 할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자라난다. 기본적으로 책을 싫어하고 읽는 것도 매우 싫어하는 최구오. 하지만 여러 사건을 거치며 결국
책을 통해 해결을 얻는 과정을 작가는 최구오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늘 이 말이 사건을 해결
하는 열쇠가 되었다. 그리고 겁이많은 그의 성격도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한층 더 성숙된 아이가 되고 용기있는 소년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할아버지의 친구, 송영감을 따라 귀서각에 들어가게 된 최구오는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책을 정리하던 중 귀신들과
맞딱드려 책을 읽어주는 신세가 되고 만다. 책을 읽는것도 일종의 법칙이 존재하고 있었다. 귀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어줘야하고, 감정을 실으면 안되고 귀신의 얼굴빛을 잘 살펴야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모두 무서워서
궁지에 몰린 구오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제이라는 소녀와 만나게된 최구오는 귀서각을 나가기위한 방법을 찾던 중 처용이라는 단서를 얻게 된다. 다섯조각으로
흩어진 처용의 얼굴을 모두 모으면 귀서각을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쉽지많은 처용을 찾기위한 모험이 시작된다. 
귀신들과 싸움도 벌이게 되지만 결말에 도달하면 송영감과 관련된 비밀, 반전이 숨어있어서 독자를 놀래킨다. 
책을 다 읽은 후 한번 더 훑어 보니 송영감에 대한 단서를 작가가 군데군데 숨겨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이것을 왜 몰랐을까.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도모르게 한국의 정서와 그 문화에 푹 빠지게 된다. 

작가가 밝히듯,  이 책을 통해 그녀는 우리 귀신의 재미난 구석을 다양한 귀신들의 모습을 통해 누구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었다. 이 점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와같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오의 성장과정을 보여주었기는 하지만 해결되지않은 그의 가정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제이의 경우
마지막에 사연이 밝혀지게되는데 결국 그녀 또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자신의 자리를 찾게되니 다행이었다.

한국의 전통설화, 그리고 가족, 소년과 소녀의 성장과정이 잘 조합된 소설이었고 귀신이 등장하고 창귀가 등장하는 등
매우 독특한 판타지동화였다.

세상엔 상상만해도 행복해지는 것들이 있다. 어릴 땐 그런 상상을 참 많이 했었다.

누구나 그런 시절을 보냈겠지만, 둥그런 뭉실뭉실 구름 위에 올라 앉았으면, 내게 날개가 있었으면, 달 위에

올라앉아봤으면, 과자로 만든 예쁜 집에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들.

<페르코의 마법물감>을 읽으며 상상으로 가득했던 어릴 때의 나를 생각해보았다.

 

<페르코의 마법물감>은 행복한 책이다. 참하늘빛 물감을 가지게 된 소년 페르코의 이야기인데

그림물감으로 하늘을 그리자 해도 뜨고 달도 뜨고 바람도 지나가고 비가 내리기도 한다.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세상으로 헝가리 벨라 발라즈 작가는 독자들을 인도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집이 가난해서 마음껏 물감을 살 수 없었던 페르코. 이런 페르코에게 어느날,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부잣집 친구 칼리에게 빌린 파란색 물감을 잃어버리게 된 페르코는 우연히

들판에 피어있는 푸른꽃, 참하늘빛 꽃을 발견하게 된다. 페르코는 푸른 꽃잎에서 푸른 즙을 짜 물감을 만들게

되는데, 참하늘빛 물감으로 칠한 그림에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된다.

일본의 대표추리소설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명성을 듣고 처음 읽은 책이 백야행이었다.

원래 추리소설을 즐겨읽는 편은 아니었지만 추리소설장르가 가장 활성화되는 일본문학 작품을 접하면서

관심을 두고 읽게 되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점, 사건을 해결해나갈때마다

그 방법과 속임수에 놀란다는 점, 또 반전까지 있어서 흥미진진하다는 점. 이런 장점을 역시 놓칠 수가 없었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인 데, 미리 알아버린다면 시시해버리는 이 재미를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에서는 없었던 것 같아서 더욱 맘에 든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신간 도서, <명탐점의 저주>를 읽었다. 이 소설 역시 실망시키지않는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을 꼽자면,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생각이 많이 개입되어 결국 그가 원하는 것, 본격추리소설

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가장 많이 묻어난 소설이 아닐까.

 

명탐정 덴카이치는 저주받은 마을에서 도난당한 도굴품을 찾기위해 의뢰를 받게 되고 하나하나 사건을

해결해가기 시작한다. 역시 살인사건이 하나씩 일어나게 되는데, 크게 보자면 세가지의 사건을 덴카이치는

자신의 직업, 추리소설작가의 장점을 살려 해결한다. 원인모를 문제에 봉착하고 사건의 원인과 그 배후를 밝혀내는

과정, 그리고 트릭 등이 흥미롭게 읽혔다. 첫번째 사건의 밀실살인, 그리고 두번째 사건의 인간소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의자 모두 살인되는 사건이었다.

밀실살인과 인간소실이 해결되는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 벽장이 넘어질 것을 대비해서 그 속에 숨어있었던 범인,

독자도 생각하지못한 트릭이었다.

처음에 소설을 읽을 때 서두를 보자면, 주인공 소설가가 도서관 내부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는 점이나, 그러다 한

소녀를 만나게 되고, 덴카이치 탐정이 된 그가 어느 마을에 도착한다는 설정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역사가 없는 마을, 지하실에서 발견된 미라, 사라진 도굴품, 그리고 저주..이런 설정이 나타나면서 덴카이치 탐정이

사건 속에 휘말릴 때부터는 쉴 틈없이 순식간에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다.

서두에 등장한 소설가는 히가시노 작가 자신이 투영된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탐정이 되고 싶고 또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그리고 추리소설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이 작품 속에서 충분히 나타나고있기때문이다. 자신이 만든 세계, 그

세계에서 살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못하는 마을의 인물들이 결국은 그러했다.

그리고 미라가 된 탐정이 그러하다. 그 마을은 본격 추리 소설의 세계였다. 자신의 머릿 속에 있던 세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무엇을 생각하고 또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마지막 반전은 결말에서 드러난다.

살인범은 누구인가? 살해당한 건 그 미라다. 그리고 미라의 정체는 다름아닌 명탐정 덴카이치였다.

명탐정 따위는 필요없어. 자신은 그에게 그렇게 말하고 그리고나서 그의 이마에 총을 쐈다.

 

작가는 본격추리소설에 관한 각별한 애정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도서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

이 책 이후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