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필드 박사. 어디선가 들어보고 또 본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의 삶을 조금 알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는 정말 놀라운 사람이었고, 위대한 사람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애정을 가져준 것에 대해, 독립을 이끌어준 것에 대해,

떠나서도 다시 돌아와 늘 한 형제라고 여겼던 것에 대해.

가장 암울했던 시대에 같은 공간에 살면서 시대에 대응하는 인간들의 면모는 다양했다. 저항한 이가 있었고

떠난 이가 있었고 조용히 지냈던 이가 있었고 나서진 못해도 뒤에서 도와준 이가 있었고 배신한 이도 있었다.

신념을 버린다는 것은, 한 핏줄, 한 형제, 한 역사를 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같은 민족끼리도 등을 돌리는 시대에 그는 인종이 다른 타인으로서, 피부색도, 얼굴도, 문화도, 배운 것도 전혀

다른 사람이었지만 누구보다 가까이 한국을 보며 사랑했다. 아마 그의 깊숙이 내면이 누구보다 따듯한 감성의

소유자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3.1 운동을 지켜보고, 일본이 행한 만행을 지켜보면서 그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어쩌면 그것도 그의 운명이 아니

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누구보다 정의를 위해 힘껏 싸웠다.

 

이 책에서는 스코필드 박사의 삶과 그가 쓰고 보냈던 보고서 및 기고문, 그리고 지인들에 대한 그의 회상, 연구

논문과 친절히 원문까지 소중한 자료들이 담겨있다.

그가 작성한 보고문과 기고문을 보고서 놀랐던 것은, 냉철한 사고와 판단력을 가지고 지켜봤던 것과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접근한 부분이었다. 앞서서 시대를 판단하고 바라보았던 그의 지혜에 적잖이 놀랐다.

이처럼 유능한 이가 옆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그에 대해 알지못했던, 마치 여담처럼, 다양한 이야기들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3.1 운동 당시 이미 전날에 이

거사에 대해 통보를 받고 협력을 요청받았다는 것과 그가 100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투고했다는 것에 많이 놀랬다.

외국인인 그를 그만큼 당시 민족대표들이 믿고 지지했다는 사실은 실로 대단하다.

그리고 당시 한국에 약 170여명의 외국인 선교사가 있었는데, 이 중 나서서 한국의 독립을 지지한 사람은 오직

스코필드 박사뿐이었다고.   

 

죽음의 위험 속에서도 끝까지 한국의 독립을 지지하고 일본의 만행을 온 세계에 펼쳤던 그의 강인함.

그리고 누구보다 인도주의를 가지고 고통을 받는 이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같이 슬퍼해줬던 그의 따듯함.

세계적 수의학자로서의 그의 명철함.

 

해방 후에도 한국을 잊지못해 다시 한국에 돌아와 강의를 하고 약자들의 편을 들어주었던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그가 바라던데로 한국에 묻혔으니, 그는 영원히 한 형제일 것이다.

유관순 열사. 언제나 놀라게 만드는 것은 그녀의 나이이다. 고작 17살에 거리로 나가 민족의 해방을 외쳤고

18살에 서대문 감옥에서 숨을 거두었다.

너무나 어린 나이였고,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모진 고통을 그녀는 어떻게 참아냈던 것일까.

민족을 잃고 가족을 잃은 아픔을 어떻게 참고 살아왔던 것일까.

1년여라는 시간동안 그녀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모든 것을 안고 있었다.

과연 그녀에게 나라는 무엇이고, 민족은 무엇이고, 독립은 무엇이었을까.

이것은 내가 유관순 열사를 배운 이후 늘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한련화라는 책에서 작가는 유관순 열사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나라를 잃는다는 슬픔을 알았을때부터,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그녀  스스로 태극기를 돌리고 거리로 나가고 왜인지 모르게 곧게 목을 들어 굽히지않으면서

결국은 모진 고문으로 죽음을 맞이한 그녀의 삶을 하나의 인간으로, 그리고 여린 소녀로 하지만 강인한 여자로

나타내고 있었다. 나라를 잃은 슬픔만큼 컸던 것은 부모님을 잃은 슬픔이었고 그것도 옆에서 죽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언니도 오빠도 모두 독립을 외치며 고통을 겪었던 것이고 친구도, 동료들도 함께

싸웠던 이들도 거리에서 모두 목숨을 잃었던 것이었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주변까지도 작가는 인간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자신조차 지켜내지못한 시대에서는 타인을 지킨다는 것은 불행이었다. 그저 타인, 상대의 고통을 바라봐야한

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었을 것이다.

사진을 보면 강인한 듯 보이지만 눈물 가득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듯한 표정은 보면 볼수록 슬픈 마음이 든다.

 

한련화. 붉은 꽃. 마른 땅에 피어난다는 연꽃.

강렬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슬퍼 보이는 한련화는 그녀와 참 닮았다.

붉어서 더 슬픈 꽃. 그녀의 붉은 핏방울을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늘 기억해야할 것이다.

그녀의 숭고한 마음과 정신, 그리고 신념을.

 

카네기식 휴먼스피치. 저자는 스피치의 기술을 데일 카네기를 통해서 찾았다.

스피치강사의 길을 걷게된 그에겐 하나의 계기가 있었다.

어느날 보게된 영화의 한장면. 작가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남산으로 향해서 소리를 지른다.

제발 말 좀 잘하게 해주세요! 제발 용기있게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강한 바람은 이루어지는 법.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후련함으로 벅차오른 그는 이후

카네기의 저서[인생의 길은 열리다]를 만난 후 새롭게 변화가 된다.

작가의 소개글을 읽으며 독자들은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어떤 계기로 인해서, 그리고 노력에 의해서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는 거구나.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책의 장점은 정말 알기쉽게 스피치에 관한 모든 것이 다 설명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핵심포인트도 강점이다.

그리고 유명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감동까지 더해주고 있어 설득력과 함께 공감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세가지로 요약해서 휴먼스피치를 말하고 있다. 테크닉적인 면, 인간적인 측면, 그리고 열정.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신뢰를 하고 마음을 얻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스피치의 기술,

즉 말할때의 구조짜기, 말하는 기술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히 설명이 되어있다.

 

책을 읽고나서도 인상적이게 남았던 것들은 작가가 말하는 유명인사들의 이야기였다.

오바마부터 시작해서 빌게이츠, 루즈벨트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뛰어난 웅변가인 데모스테네스. 그는 젊은 시절 성공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지 못하게 스스로 머리를 밀고 지하에 서재를 만들어 발성연습을 했다고 한다.

 

세종은 집현전 앞을 지나다 졸고 있는 성삼문을 보게 된다. 세종은 아무말없이 다가가 감기에 걸리지않게

자신의 곤룡포를 벗어 성삼문에게 덮어주고 다음날 새벽에 깬 성삼문은 자신의 어깨에 걸쳐진 옷을 본다.

그는 너무 감격해 궁궐을 향해 사배를 했다고 하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역시 인간적인 면에서이다. 사랑과 진솔함. 칭찬과 격려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 책을 읽고서 노력한다면 누구나 핫스피치, 감성적인 스피치, 휴먼적인 스피치를 하게 될 것이다.

 

스피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켜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