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가 [DEAD WHITE MEN AND OTHER IMPORTANT PEOPLE: Sociology's Big ideas]라는 원제를 [스무 살의 사회학]이라고 번역한 것은 저자들의 이 책의 집필 의도를 존중한 이유인 것 같다. 나 역시 대학 1,2,3학년에 걸쳐 개론서, 입문서, 원론서라는 이름이 붙은 전공책과 교양과목(법학, 경제학, 정치학 등등)들을 배웠었다. 나 역시 이 책에서 소개한 것 처럼 "배우는 척"을 했었다. 그도 그럴것이 불과 몇 개월만에 전혀 다른 차원의 내용을 배우게 되었고 당연히 대학생이 되었으니 그래야 하는 줄 알았었다.

 

이 책은 '이마'라는 학생이 교수에게 정직하게 메일을 보낸 것에서 시작한다.

'배우는 척'의 의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스무살의 대학생들이 사회학이라는 어려운-스무살 새내기에게 대학에서 배우는 개론 과목중 어렵지 않은 것이 있을까- 학문을 입문할 때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실제 사회를 관찰하고 예측하고 설명하는 학문이 그저 책에 쓰여 있는 이론이 아닌 사회에 어떻게 반영되고 반영하고 있는지를 '밀라'라는 대학생의 삶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사회학의 이론들을 설명하고 예를 들었다. 읽는 동안 마치 대학때 선배들과 대화하면서 배울 수 있었던 개론서의 내용같은 느낌이 들었다. 알고 있는 사회학자라고는 베버나 마르크스 같은 고전 사회학자들이 전부여서 읽는 내내 '아 이런 사회의 모습은 이런 이론으로 설명하는 구나'하고 배우면서 처음 보는 사회학자들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물론 어렵기는 했지만 소설의 주인공 '밀라'의 삶을 따라가며 되도록 이론이 삶에서 갖는 중요의미에 집중하며 읽었다.

 

대학을 다닐 때쯤 이런 인문과학에 대해 알기 원했다면 지금보다 내 삶이 훨씬 풍요로웠을 것 같다. 더구나 이런 통찰력 있는 저자의 작품이었다면 배우면서, 읽으면서 큰 숲을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론 나무를 자세히 보고자 하는 것은 내 의지겠지만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큰 숲을 보여 주는 면에서는 100점 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