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배우며
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사.랑.은...?
이 가을에 어울릴만한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달콤한님이 보내주신 [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매년 오는 가을인데, 가을이 되면 내 마음도 함께 쓸쓸해진다.
나이를 한살 한살..차곡 차곡 쌓아져 그런걸가?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슴 속 저편 어딘가에 깊이깊어 넣어버린 것이...
달콤 쌉싸름한 책 제목에 이끌려 마음이 콩콩콩....! 뛰기 시작한다.
Prologue
사랑 때문에 아플 때, 사랑을 배우지 못했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칩니다. 지금껏 징글징글하게 많은 것을 듣고 외우며 살아왔지만,
사랑을 배우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 섣부르고, 함께할 때 서두르며, 이별할 때 서투르죠. (p005)
아, 사랑을 배웠더라면...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달달한 연애심리 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가슴 절절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쉽게 쉽게 설렁설렁 넘길정도로 가볍지 않다.
두려움,방황, 욕망, 환상, 조건, 기다림, 외로움, 미련, 스킨십, 편견, 강박, 운명
이렇게 12개의 테마를 각각의 chapter로 나누어
사랑의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사랑의 의미와 그것을 극복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랑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릅니다.
....
이성과 합리성만으로 인간과 사랑을 다 설명할 수 없기에 우리는 때때로 신화와 종교를 통해 인간과 사랑을 들여다봅니다.
플라톤의 [향연]에는 오랜 세월 인류사회에 드리운 신화가 나옵니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하여 당시 내노라하는 학자들이 모여 사랑을 이야기 하는 가운데, 아리스토파네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생명체가 한 몸으로 이루어져 있어, 둥그런 몸과 원형의 옆구리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라네.
그들은 네 개의 손과 네 개의 다리를 지니고 있고, 완변하게 둥그런 목 바로 위에 완전히 서로 똑같은 두 개의 얼굴이 반대로 놓여 있고,
그 위에 하나의 머리가 붙어 있다네. 그들의 귀는 네 개이고 수치스러운 부분도 두 개인데,
그 나머지 것들도 모두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로부터 상상할 수 있을 것이네. 플라톤 [향연]
본디 하나였던 인간이 반으로 쪼개졌기 때문에 인간은 평생 자신의 반쪽을 찾아다닐 수 밖에 없다는, 유명한 신화입니다.
....
애인을 가리켜 '내 반쪽'이라고 하는 우리네 언어 풍습을 보세요.
자신의 반쪽찾기가 사랑이라는 신화는 오래전부터 지구마을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p028)
Epilogue
사랑이 쉬웠다면.. 이 책을 읽을 이유도 없지 않을까요?
사랑은 쉽지 않습니다.
...
이 책을 통해 사랑에 대한 환상들을 조금 차갑게 짚어냈는데, 사랑을 깍아내리긴다기보다는 달콤한 분홍빛 포장지를 벗겨내었을 따름입니다.
이 책은 철학, 사회학 등의 이야기도 함께 엮어(정말 많은 내용이 나온다..ㅠ.ㅠ) 설렁설렁 읽을만한 러브 에세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글로 사랑을 배운다고 사랑을 잘하는 것은 아닐테지만, 나에 대해..그리고 관계성에 대한 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말 사랑은 어렵다. 아픔을 주고 다시는 시작하지 않을 것 같다가도..사랑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상한 녀석이 사랑이다.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