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나 부부에게 비극이 닥치면, 예를 들어 가족 중 누군가가 병에 걸리거나, 재산이 바닥나는 등 괴롭거나 힘든 사건이 생기면 대체로 두 사람이 힘을 합치고, 서로 희생하고,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다. 그렇지만 이런 일은 어쩌다 한 번씩 드문드문 발생하는 게 보통이다. (…) 삶은 대체로 사소한 것들로 채워져 있고, 우리는 시시한 갈등과 불만, 교통 체증, 회신 없는 전화, 혼돈, 난장판, 의견 충돌, 책임, 잃어버린 물건, 소음, 기타 등등을 처리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렇기에 사소한 것들을 처리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 그뿐 아니라 사소한 것들을 차분하게 다루는 법을 터득하면 중요한 것들도 잘 다루게 된다.

리처드 칼슨, 크리스틴 칼슨 <잘하고 싶다, 사랑> '사랑은 사소한 일에 상처를 입는다' 중에서... 

(pp.15~16)


자신의 행복을 책임질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내가 변하거나 내 관점을 바꿔야 한다. 힘든 결정을 내리거나, 고통스럽고 불편한 논의를 벌여야 하거나, 일종의 타협을 해야 할 상황이더라도 자신의 행복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관계라도 그것은 상대방이 대신해줄 수 없다.

리처드 칼슨, 크리스틴 칼슨 <잘하고 싶다, 사랑> '하루 한 번, 사랑하는 사람의 장점 생각하기' 중에서... 

(pp.155)


비판의 대부분은 가장 가까운 사람, 즉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듣게 마련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비판한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 비판은 이런저런 이유로 할 수 있다. 비판이라고 해서 모두 부당한 것도 아니다. 사실 비판을 잘 들어보면 도움이 되는 내용일 때도 많다. 
(…) 비판에 대처하려면 비판의 내용을 수용하고, 때때로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비판은 비와 비슷하다. 우리는 비가 올 거라는 것을 알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 올지는 모른다. 언제 비가 오든 당황스러워하며 화내지 말고 그저 우산을 쓰고 비를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비를 맞는 것처럼, 비판 때문에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 비판을 받아들인 후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 된다.

리처드 칼슨, 크리스틴 칼슨 <잘하고 싶다, 사랑> '가끔 듣는 비판에 목숨 걸지 말자' 중에서... 

 (pp.161~162)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안이 정말 큰일인지 잘 분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 사건을 과장해서 보고 실제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물에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하고, 과도하게 해석하고,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마음속에서 불행을 가정하고, 작은 흙더미를 태산으로 부풀린다. 하지만 한고비 넘어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면 한결 평온한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참 간단한 이치로 들리는데(실제로도 그렇다),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고 느낄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물어보면 큰 힘이 된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게 정말로 큰일인가?” 대부분은 이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확실하게 현실을 바라보게 되고, 순식간에 생각이 깊어지면서 인식의 수준이 높아진다.

리처드 칼슨, 크리스틴 칼슨 <잘하고 싶다, 사랑> '우리는 항상 작은 일로 싸운다' 중에서...

 (pp.209~210)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완벽을 지향하는 것은 좋은 태도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항상 완벽하게 정리 정돈을 할 수는 없지만 문서 정리함을 사용하고, 불필요하거나 안 쓰는 물건을 정기적으로 버리는 것은 도움이 된다. 정리 정돈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정리 정돈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무조건적인 사랑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기적인 인간이기에 절대 무조건적인 사랑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하면 무조건적인 사랑에 다가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판하거나 불친절하게 하던 말이나 행동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정하게 굴지 않더라도 내가 먼저 다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기분이 침체되어 마음에도 없는 언행을 할 때도 이해하고, 여전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다 

리처드 칼슨, 크리스틴 칼슨 <잘하고 싶다,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에 다가가기 위한 수백 가지 방법' 중에서...

아직 너를 잊지 못했기에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하루는 
잊을 수 있겠다가

또 하루가 지나면 
못 잊을 것만 같다.

하루는 
괜찮아졌나 싶었는데 

또 하루가 지나면 
참을 수 없이 힘들다.

그러다가 결국,
발걸음이 그 어디로도
떨어지지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고 있다.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아직 너를 잊지 못했기에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중에서...


이별도
연애의 과정임을

헤어지고 나서 다시 연락하고 싶은 순간이
꼭 한 번은 찾아온다.

딱 그 한 번만 참으면 된다.

한 번 참으면 그 다음도 참게 되고
그 다음도, 또 그 다음도 참을 수 있게 된다.

고비가 올 때마다 한 번, 두 번 연락하기 시작하면 무너지고 계속 무너지게 된다.

이별도 연애의 과정이다.
참고 견뎌내라.
어차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은가.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이별도 연애의 과정임을' 중에서...


자존감 낮은 연애를 한 뒤 
남은 건 자책뿐이었다


나를 딱 그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 사람을 미워했다가

그 사람에게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나를 더 미워하게 된다.

내가 조금 더 매력적이었다면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들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내가 못나서 이렇게 된 것 같아
자책만 하게 된다.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자존감 낮은 연애를 한 뒤 남은 건 자책뿐이었다' 중에서...


솔직히
나 너무 아프다


죽을 만큼 힘들진 않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낮에는 정신없이 웃고 떠들어도 
밤에는 한없이 우울해진다. 

하루종일 바쁘게 지내다보면 네 생각이 안 날 때도 있지만 
이불을 덮고 누우면 내 마음은 온통 너로덮여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좋은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행복해 보이는지.

고개를 떨어뜨리는 일이 잦아졌고, 
한숨을 쉬는 일이 많아졌다. 

이별을 묵묵히 견뎌내고 싶어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솔직히 나, 
너무 힘들다.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솔직히 나 너무 아프다' 중에서...


나의 우주가, 나의 세상이 부서진 날에도 
나는 괜찮은 척 일했다 


이별 뒤에 괜찮은 사람은 없다.
괜찮은 척하는 것이다. 
힘겨운 짐을 지고 있으면서도 티를 내지 않는 것뿐이다.

나의 우주가, 나의 세상이 부서졌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내 일을 누가 대신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하루가, 나의 오늘이 슬픔으로 가득찼다고 해서 
나 아닌 누군가가 내 마음을 
완벽히 알아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괜찮은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다고 얘기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나의 우주가, 나의 세상이 부서진 날에도 나는 괜찮은 척 일했다 ' 중에서...


아직도 
잊지 못해서 아파요


당신과 헤어졌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더라고요. 

당신을 벌써 다 잊었다고 했어요. 
이젠 괜찮다고 말했어요. 
서로 안 맞아 헤어진 거라서 
이젠 별로 그립지 않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거, 
다 거짓말이에요. 

어설픈 위로가 숨 막힐 것 같아
애써 내 마음을 숨겼어요. 

나는 아직도, 
당신을 많이 그리워해요. 

당신을 잊지 못해서 
오늘도 아파요.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아직도 잊지 못해서 아파요' 중에서...


허공에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네가 내 사람인 때에는 흔하디 흔했던 것들이 
네가 남이 되고 나니까 특별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이토록 간절한 것들인데, 
그때는 왜 고마워하지 않았을까.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이젠 가벼운 안부조차 묻지 못하는 사이가 되었으면서 
너의 하루를 채우는 사소한 일상들을 궁금해한다. 

추억 속의 너를 내 앞에 앉혀놓고 
허공에 수많은 질문을 던져 본다.
이렇게라도 하면 언젠가는 네가 대답해줄 것 같아서.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허공에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중에서...


연락해서 
미안해


있잖아, 
나 오늘 너무 힘들었어. 

그런데 당신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은거야. 
절대 연락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 했는데 
자꾸 핸드폰에 눈길이 가는 거야. 
당신 목소리라도 들어야 살 것만 같은거야.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에게 연락을 했어. 
"응."
안 받을 줄 알았던 내 전화를 받으니까 
그렇게 듣고 싶었던 당신 목소리를 들으니까
아무말도 못하겠는 거야.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는데 그냥 눈물부터 왈칵 쏟아져나오는 거야.

아무것도 묻지 않아서 고마워. 
그냥 내 울음소리를 듣고만 있어줘서 고마워.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줘서 고마워. 

헤어진 지 꽤 지났는데 
아직도 나는 당신이 필요한가봐. 

내 생각만 해서 미안해. 
이기적이라서 미안해. 
잘 지내던 당신에게 연락해서 미안해.


조유미 <사연 읽어주는 여자> 1부 사랑하고 잊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연락해서 미안해'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정에 대해 최초로 정의를 내린 철학자다. 
그는 우정의 세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우정'이 있다. 
이는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우정이다.
직장에서의 우정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면 친밀감이 생기기 쉬운 법이다. 
 
그다음은 '기쁨이 되는 우정'이다.
이런 우정은 무언가를 같이 즐기고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우정의 유형으로,
함께 장을 본다든가 운동을 하면서 생기는 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우정은 거기에 엮인 친구들 스스로가 계속해서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그 관계의 거리가 가까우면 상대적으로 빨리 친해지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저 그런 관계로 끝나는 것이다.
 
세 번째 우정은 '진정한 우정'이다.
말 그대로 진짜 우정으로서, 다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는 우정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런 우정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할 때 생겨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사람의 내적인 자질이나 인간성이 무척 중요하다. 이 우정은 외부적인 조건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에 의해 존속된다. 친구가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며,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욕구와 좀 더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의지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된다. 진심으로 마음이 통하는 우정인 것이다. 이 우정은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우정에서 보이는 요소들을 다 포함하고 있으며, 그런 관계들이 다 끝나도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이 세 가지 범주를 통해 우정에 대한 실제적인 통찰력이 생겨나게 되었다. 친구들에게 뭇엇을 말해야하는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통찰력이라고 볼 수 있다.
 
더 깊은 우정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정에 대한 열망은 강하다. 그렇지만 우정 그 자체는 쉽게 가질 수 없다.'
 
진실한 친구란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가 또 다른 자신'이라는 점을 꿰뚫어 보았는데, 여기서 우리는 가까운 친구 사이의 두 가지 모습을 알 수 있다.
첫째, 우리는 우리 자신보다 친구에 대해 더 잘 안다.
둘째, 진정한 친구란 우리가 우리 자신만큼 아끼고 위하는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와 친하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도를 넘는 말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우리의 공간'을 아예 침범하는 것이다. 그들이 하는 짓은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자칫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사실을 염두에 두었다가 우리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현명하게 반응하도록 하자.


마크 버논  『 서른의 철학 (What not to say) 』  중에서...



"니체는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는 첫 번째 부류를 모임의 우정이라 불렀다. 그곳에 모인 각 개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에 호감을 느끼고,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사람들의 매력은 한밤중에 세상을 비추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은 물론 소란스럽다. 하지만 한 잔의 샴페인처럼 우리 목을 축여 줄 것이다. 비록 그 대부분이 거품일지라도.
 
 두 번째 부류는 니체가 '사다리'라 부르는 좋은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인생은 쉬지 않고 계속 되는 것이다. 끊임없는 변화의 발전의 과정이다. 그것이 그들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만들고, 사람들을 자신의 궤도 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하지만 그들이 한 단계 올라가서 전문적이나 예술적 또는 지적으로 될 때, 그들은 필연적으로 친구들을 뒤에 남겨두고 앞서 나가게 된다. 거기에 만일 동정이 개입한다면, 그들에게는 몹시 괴로운 일이 될 것이다.
 
 가족과 달리 우정은 선택의 관계다. 그 논리 안에는 언제든 끝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암시되어 있다. 때때로 우정의 종말은 최선의 선택이 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깊은 우정이란, 바로 그 선택과 마주하게 되는 우정이다. 인정받지 못한 친구들은 그냥 버려지는 걸로 만족해야 한다. 그것은 금방 멀어질 수 있고 나중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언제나 일정 부분 무관심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임은 분명하다."


마크 버논  『 서른의 철학 (What not to say) 』  중에서...

니체는 우정에도 끝이 있다는 사실에 추호도 의심이 없었다.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는 옛말이 있지만, 결국 끝을 내야 한다면 좋은 뜻이 있어야 헤어지기도 쉽고 직접적인 충돌도 방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니체와 바그너가 그랬듯이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니체는 좀 더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린다. 그는 천상의 별을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별에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별은 밝고 반짝거린다. 둘째, 별빛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 별빛이 상징하는 것과 같은 우정은 진정한 의미를 지닌다. 우정이 끝나더라도 그 우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판단할 수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우정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나날에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 본문 44~45쪽

"개인은 자신의 시간과 생각, 꿈을 희생함으로써, 그리고 문명은 모두를 위한 자유와 정의, 평화에 대한 약속을 희생함으로써 그 성취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마르쿠제의 이런 생각은 대부분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생각이다. 바로 문명이 가져다주는 집, 자동차, 냉장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선택지 때문이다. 
우리를 지배하는 힘의 모습은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설명하는 힘’에 의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너무 많은’ 휴식 시간을 ‘마음껏 즐길 때’ 느끼는 죄책감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인간의 점진적인 만족을 위한 상품과 용역을 보장하는 현명한 질서에 대항하는’ 범죄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왜 기술이 휴식을 위한 시간을 만들지 못하고 일만 더 만들어내는지도 설명할 수 있다.